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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부,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협상에 ‘사우디 사례’ 주목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원자력 협정을 체결하면서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과정에 참고할 수 있는 선례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협상에 ‘사우디 사례’ 주목

미국 요구 세부 조건 참고 가능…‘원전 강국’ 한국과 상황 다르단 시각도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원자력 협정을 체결하면서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과정에 참고할 수 있는 선례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 비확산을 우선시하던 미국이 핵확산 우려보다 동맹국과의 안보 관계를 우위에 두기 시작했다는 낙관론이 나오는 한편, 원전 기술을 보유한 한국은 사우디와 여건이 달라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정부는 미·사우디 협정에 주목해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2일 브리핑에서 “해당 협정에 관심을 갖고 봐왔다. 우리에게 직접적 함의는 없더라도 간접적 함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미는 지난해 10월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한·미 원자력 협력 협정에 부합하고,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고 합의했다. 이후 양국은 안보 분야 후속 협의를 통해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를 주요 안건으로 다루고 있다.

미·사우디 협정이 미 의회를 통과할 경우 향후 한·미 협상에 참고가 될 수 있다. 의회가 협정 상대국에 요구하는 세부 조건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유지훈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의회가 사우디 협정을 승인하면서 핵 비확산에 대한 강력한 사찰과 통제, 우라늄 연료 회수 조건을 부과한다면 한국과의 협의에서도 유사한 기준이 제시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이 이번 협정으로 우방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사우디 원전 시장을 노리던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동안 핵 비확산 기조를 우선했던 미국이 국제 정세 변화에 대응하는 데 더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한국에도 이 변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간 미국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강도 높은 사찰을 전제로 프랑스, 독일, 일본 등 특정 국가에만 제한적으로 우라늄 농축을 허용해왔다.

한국과 사우디의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이 사우디와 협정을 맺은 배경에는 독자 원전 기술이 없는 사우디 시장에 미국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원전 기술을 갖췄다는 점에서 미국이 협상을 통해 취할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이 사우디보다 작을 수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미 협력에도 함의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미국의 대외 원자력 정책 동향도 지속해서 주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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