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기 원광대학교 지역혁신본부장
졸업을 앞둔 학생들과 진로 상담을 하다 보면 마음이 무겁다. 고향에 남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어 수도권으로 향하는 청년들이 많다. 청년이 떠나면 기업은 인재를 잃고 대학과 지역은 성장동력을 잃는다.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이를 바꿀 기회다. 그러나 기관의 숫자와 규모를 놓고 경쟁해서는 1차 이전의 한계를 반복한다. 중요한 것은 지역 산업과 대학, 이전기관을 연결해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다.
1차 이전은 혁신도시의 기반을 마련했지만 지역과의 연계는 부족했다. 최근 3년간 전국 혁신도시 이전기관이 채용한 지역인재 2,747명 중 전북 출신은 108명으로 4%에도 못 미쳤다. 기관 이전이 곧 지역 청년의 취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정부는 발전공기업 5사를 통합해 2027년 10월 ‘㈜한국발전’을 출범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약 1,800명 규모로 예상되는 본사의 입지는 미래 에너지산업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새만금은 재생에너지와 RE100 산업단지, 그린수소를 연계할 수 있는 국가전략 공간이다.
한국발전의 투자·연구개발 기능을 새만금 사업과 지역 대학·기업에 연결하면 연구, 실증, 사업화, 인재양성이 이어지는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대학은 전력계통과 인공지능 기반 전력관리 인재를 키우고 기업은 기술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
통합 본사가 다른 지역에 들어서더라도 지역재생에너지본부만큼은 전북에 유치해야 한다. 정부 계획상 3~4개 본부에 600여 명이 배치된다. 태양광·풍력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은 현장과 가까워야 하며 지역 공대생에게 실질적인 취업 기회가 될 수 있다.
공공기관 이전의 성과는 10년 뒤 청년 취업과 기업 성장, 귀향 인구로 평가해야 한다. 제자들에게 “미래를 위해 고향을 떠날 필요가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지역을 만드는 것, 그것이 국가균형발전의 목표다.
전라일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