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지역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연합뉴스
국가보훈부가 독립유공자들의 서훈 등급(훈격) 재평가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안동 출신 석주 이상룡 선생(1858~1932) 등 대구·경북지역을 대표하는 독립유공자들의 훈격이 마침내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제81주년 8·15 광복절을 앞두고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최근 대구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이상룡 선생의 훈격 상향 가능성에 대해 “조정은 된다고 봐야 한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현재 건국훈장 독립장(3등급)에 추서돼 있는 이상룡 선생은 조상 대대로 내려오던 99칸짜리 저택인 안동 임청각 등 전 재산을 처분해 만주로 망명한 뒤 신흥무관학교 설립을 주도하는 등 독립운동에 헌신한 인물이다. 그동안 지역사회와 학계에서는 선생의 헌신과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공적을 고려할 때, 훈격을 대통령장(2등급)이나 대한민국장(1등급)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권 장관은 “이상룡 선생은 대구·경북에서는 잘 알려진 분이지만, 전국적으로는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심산 김창숙 선생이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1등급)을 받으실 때조차 ‘이 훈장은 나보다 이상룡 선생이 받아야 한다’고 한탄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당시 다음에 조정하겠다는 말이 있었지만, 결국 세월만 흘러온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권 장관은 훈격 조정의 마침표를 찍기 위한 구체적인 과제도 제시했다. 그는 “군자금 액수는 정확한 기록이 없더라도, 당시 집을 다 팔아서 군자금으로 썼다.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200억 원 정도 되는 막대한 재산”이라며 “단순히 말만 할 것이 아니라, 당시 집을 팔았다는 땅문서 등 처분 자료를 더 적극적으로 찾아 제출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것만으로도 공적을 설명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보훈부 역시 서면자료를 통해 체계적인 재평가 작업이 궤도에 올랐음을 밝혔다. 보훈부의 한 관계자는 “이상룡 선생, 박상진 의사 등 국회, 기념사업회, 지자체 등에서 재평가를 요구한 대상자 중 체계적인 심사와 사료 발굴, 연구가 부족했던 1970년대 이전에 서훈된 독립장 이상 대상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6월23일 열린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모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포상이 될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보훈부의 이번 훈격 재평가 움직임과 맞물려 영남권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서훈 상향 요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보훈부의 검토 대상에 포함된 대한광복회 총사령 박상진 의사(현재 3등급)를 비롯해, 서로군정서에서 활약한 일송 김동삼 선생(현재 2등급),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을 지낸 석오 이동녕 선생(현재 2등급) 등의 고향에서도 서훈 상향을 촉구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영란 기자 yrlee31@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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