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3사관학교 위상 축소 우려…입지 원점 재검토·협의체 구성 요구
▲ 김병삼 영천시장.
정부가 육·해·공군사관학교를 통합한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설치하는 기본계획을 발표하자, 육군3사관학교가 위치한 영천지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이번 계획이 단순한 교육기관 신설이 아니라 국가 핵심 국방교육 기능을 특정 지역에 집중시키는 정책으로, 국가균형발전은 물론 육군3사관학교의 위상까지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16일 여당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육·해·공군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 창설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미래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합동교육체계 구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구체적인 추진 시기는 밝히지 않은 채 입지를 대전 자운대로 제시했다.
이에 김병삼 영천시장은 성명을 통해 “미래 장교 양성체계 개편과 첨단 국방교육 강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로 집중시키는 방식에는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이번 사업은 단순한 학교 이전이 아니라 대한민국 장교 양성체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국가적 사업”이라며 “특정 지역으로 국방교육 기능을 집중시키는 것은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고 기존 국방교육 자산을 스스로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천에 위치한 육군3사관학교의 역사성과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육군3사관학교는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 안보를 책임질 정예 장교를 양성해 왔으며 영천은 장교 양성의 역사와 전통, 교육 인프라를 갖춘 대표적인 국방교육도시”라며 “이 같은 기반을 외면한 채 새로운 통합사관학교를 특정 지역에 집중시키는 것은 장기적으로 육군3사관학교의 기능과 위상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가 진정으로 미래 국방을 준비한다면 이미 구축된 교육시설과 우수한 교수진, 축적된 교육 경험 등 기존 국방교육 자산을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며 “이는 국가 예산 절감과 정책 효율성 측면에서도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영천시는 정부에 △국군사관학교 자운대 설립의 일방적 추진 중단 △육군3사관학교 기능과 위상을 약화시키는 정책 재검토 △국가균형발전과 기존 국방교육 인프라를 고려한 입지 원점 재검토 △영천시와 경북을 포함한 기존 국방교육도시가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 구성을 요구했다.
김 시장은 “영천시는 육군3사관학교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경상북도와 지역 국회의원, 시민사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며 “필요하다면 범시민 대응기구를 구성해 국가균형발전과 육군3사관학교 발전을 위한 대안을 적극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사회에서도 아쉬움과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영천에서 자영업을 하는 60대 한모 씨는 “육군3사관학교가 있는 우리 지역이 통합사관학교 후보지가 됐다면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수십 년 동안 군 관련 시설로 지역이 감내한 부분도 적지 않은데 이번 결정은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지역 차원의 초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국군사관학교 유치와 같은 국가적 사업은 어느 한 정당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민주당 시의원도 4명이나 당선된 만큼 지역 발전이라는 공동 목표 아래 여야가 함께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영천시는 이번 국군사관학교 설립 논의가 특정 지역의 이해관계를 넘어 대한민국 국방교육 체계와 국가균형발전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정책인 만큼 정부가 충분한 공론화와 지역 의견 수렴을 거쳐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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