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면담 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초대 외교부 장관을 역임한 박진 전 장관이 이달 16일 국회 세미나에서 “국제과학기술외교기본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과학기술이 외교 무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만큼 과학 외교를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인데요. 현재 국회에는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관련 법안이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인데요. 두 법안을 들여다보겠습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전 장관은 16일 국회 글로벌외교안보포럼 주최 세미나에서 ‘AI 시대 과학외교의 미래 전략’을 주제로 특강을 하면서 “과학이 곧 외교가 되는 시대인 만큼 정부가 수석과학자문관 제도를 도입하고, 국회는 국제과학기술외교기본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박 전 장관은 특히 국회를 향해 과학외교에 대한 입법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기준 국회에는 2건의 관련 법안이 발의돼 계류 중입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 중인 이정헌 의원의 ‘과학기술 국제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안’과 외교통일위원회에 계류 중인 김건 의원의 ‘국제과학기술외교기본법안’이 대표적입니다.
우선 이 의원의 법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과학기술 국제협력을 주도하도록 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과기부 장관이 과학기술 국제협력 기본계획과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정책 심의를 위한 ‘과학기술 국제협력 전략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 과기부 장관이 과학기술 국제협력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지정하고 지원 특례를 부여하도록 하는 한편, 과학기술 국제협력 활성화를 위해 외국 정부 등과의 협력 추진, 해외 우수 연구자·연구기관 유치를 위한 지원 근거도 마련하도록 했습니다. 아울러 국제기구 및 국내 과학기술 국제협력 주체별 국제협력 활동 지원 등의 촉진 방안도 꾀하는 내용도 포함했습니다.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글로벌외교안보포럼 세미나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김 의원의 법안은 외교부가 과학기술 국제협력의 중추 역할을 맡도록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국무총리 소속으로 과학기술외교심의위원회를 설치해 과학기술외교에 관한 주요 정책 및 계획을 하고 위원장은 국무총리가, 부위원장은 외교부 장관과 총리가 지명하는 관계부처 장관 등이 맡도록 했습니다. 또 외교부 장관이 5년마다 과학기술외교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관계부처로부터 추진계획을 제출받아 매년 시행계획을 수립하도록 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외에도 재외공관이 주재국과의 과학기술 협력을 도모하고 관련 공공외교 활동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부여하고 외교부 장관이 과학기술외교 중점추진 재외공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렇듯 최근 과학외교 제정 움직이 활발해지는 것은 과학기술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국가 차원에서 과학기술 국제협력을 지원하고 추진할 수 있는 제도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와 관련해 “현재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이고 종합적으로 과학기술 국제협력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제도 및 추진체계가 미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외국 및 국제기구 등과 과학기술 분야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시책을 추진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선언적 수준에 그치고 있어 과학기술을 활용한 외교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법적 기반이 미흡한 실정”이라고 했습니다.
박 전 장관은 두 과학외교 관련 법안들을 가리키며 “두 법안은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목표는 같다”면서 “(법안이 계류 중인) 외교통일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긴밀히 협력해 과학외교의 제도적 기반을 조속히 완성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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