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주 아주대 축구부 감독이 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축구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수원=성형주 기자
“요즘 젊은 축구 선수들은 개인플레이에 대한 욕심이 많습니다. 축구는 팀 스포츠라는 걸 가르치는 게 지도자의 역할입니다.”
하석주 아주대학교 축구부 감독은 5일 수원 아주대 운동장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축구의 본질은 단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왼발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하 감독은 현역 시절 국가대표팀의 대표 공격수로 활약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멕시코전에서 왼발 프리킥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월드컵 본선 선제골을 만들어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하 감독은 아주대 학생들을 지도하는 한편 2022년 축구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에 감독으로 참여해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현역 은퇴 후 2012~2014년 프로구단 전남 드래곤즈 감독을 맡았던 그는 2015년부터 모교인 아주대 축구부를 이끌고 있다. 오랜 대학 선수 지도 경험은 유소년 육성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그는 “미국·일본은 학교 축구 경기장에 야간 조명 시설이 갖춰져 있다”며 “학생 선수들이 낮에 수업을 듣고 저녁에 운동할 수 있지만 우리는 환경이 다르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학교 운동장 규모가 작은 곳이 많고 야간 조명 시설이 없거나 주민 민원 때문에 환하게 켜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 A매치에서 유럽 축구 강국을 연이어 격파한 일본의 경우 한국과 달리 유소년 스포츠 환경이 우수하다는 것이 하 감독의 설명이다.
하 감독은 축구 유망주에 대해선 인성을 갖춰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열심히 노력하면서 인성이 좋아 지도를 잘 받아들이는 선수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다”며 “선수들의 평소 모습이 경기에서 기량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와 비교하면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져 경기에서 혼자서만 잘하려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며 “지도자로서 그런 것을 바로잡아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축구가 팀 스포츠라는 점을 확연히 보여주는 현장이 ‘골때녀’이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연예인을 지도하며 자신도 감동 받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 팀을 이뤄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꾀를 피울 줄도 모른다”며 “한 출연 선수는 다쳤는데 붕대를 감고 경기에 뛰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스포츠를 통해 동료애를 느끼고 단합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그런 모습이 기특하고 지도자로 뿌듯하다”고 즐거워했다.
하 감독은 이달 11일 개막하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과 관련 국내 축구 열기가 달아오르지 않는 점도 아쉬워했다. 지난해 10월 총 6만 5000명 관중 수용이 가능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표팀의 파라과이 평가전(A매치) 관중 수가 2만 2000명에 그치는 등 축구국가대표팀에 대한 응원 열기는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다. 그는 “당시 관객 수는 충격적이었다”며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 국정감사가 진행되기도 했고, 국가대표팀의 경기력이 안 좋았던 점 등이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축구인이자 선배로서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돌아오길 바란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번 월드컵 성적에 대해선 “대진 조건은 최상”이라며 “12일 첫 경기 상대인 체코는 우리 대표팀에 비해 스피드와 순발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하 감독이 현역 시절 월드컵에서 골을 꽂아 넣었던 멕시코에 대해선 “역대 멕시코 대표팀과 견줘보면 현재 팀이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편”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하 감독은 국가 대표팀의 키 플레이어로 이강인과 오현규를 꼽았다. 그는 “오현규는 최근 몸 상태가 좋은 편이고 이강인은 세계 무대 경험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하 감독은 2023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맡는 등 협회 활동도 활발하게 했다. 앞으로는 축구 유망주 육성과 프로축구 발전을 위해 매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축구인끼리 편 가르고 나눠지는 게 싫고 중립에서 일하고 싶다”며 “현재 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프로구단 사장과 단장 등 행정직에 대한 도전은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석주 아주대 축구부 감독이 5일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축구장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수원=성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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