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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부, 세제개편 셀프 손질...‘비거주 1주택’ 공제 9억→12억에 무게

정부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부동산 민심이 악화하자 ‘비거주 1주택자’ 공제를 축소하려던 걸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수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불과 20여일 만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8·3 세제개편안에 포함된 비거주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강화안에 대한 재고를 요청하면서 청와대와 정부가 수정안 마련에 착수했다. 사진은 24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의 부동산에 8·3세제개편 관련 내용이 붙어 있는 모습. 뉴스1

정부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부동산 민심이 악화하자 ‘비거주 1주택자’ 공제를 축소하려던 걸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수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불과 20여일 만이다. 청년층 중심으로 반발이 컸던 일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기존 혜택도 유지하는 방향으로 보완해 함께 수정안에 담는다.

25일 정치권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이번 주 내로 ‘2027년 세제개편안 일부 수정안’을 마련해 다음 주 국무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논란의 핵심인 비거주자 공제액을 다시 12억원으로 원상복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실거주는 14억원을 유지해 차등을 두되, 비거주자의 세 부담을 일부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정부 관계자는 “내부 검토 중이지만, 여권 분위기나 여론 흐름 등을 고려하면 수정안을 내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의견수렴을 거쳐 국회에 최종안을 제출하기 전, 세제 개편안의 핵심 골격 자체를 손보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통상 입법예고 기간에 의견을 수렴하는 수준을 넘어 정부안을 대폭 수정하는 건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연말정산 파동’ 이후 처음이라는 평가다. 당시 중산층 세 부담 증가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불과 5일만에 수정안을 발표했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 근로자는 추가적인 세 부담이 없도록 재설계했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종합부동산세 개편 정도나 방향에 아쉬움이 있었던 만큼 수정을 하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조세 저항이 세면 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정부안 발표 당시 예상했던 정책 효과도 반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세제개편안 ‘셀프 손질’ 수순을 밟게 된 결정적 계기는 지난 23일 고위당정협의회다. 이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9억원으로 조정하고, 세 부담 상한을 200%로 늘리는 세제 개편에 대해 숙의가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비공개 회의에서도 1주택자는 거주와 비거주를 구분하지 말자고 강하게 요구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 대표의 발언 수위가 예상한 것보다 셌던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 만찬 간담회에서 김민석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우선 핵심 쟁점인 비거주 1주택자 기본공제 한도는 9억원에서 다시 12억원으로 상향할 가능성이 크다. 여당 내에선 실거주·비거주 구분 없이 14억원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차등 원칙 자체를 훼손하는 건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게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 비거주자 공제까지 14억원으로 확대하면 지금보다 세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비거주지만 거주로 인정해주는 예외 대상은 가능한 확대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비거주하는 것이 합리적인 부분은 과감하게 거주로 전환해 문제를 해결해 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존 정부안은 취학, 직장 변경ㆍ전근, 질병, 전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으로 1년 이상 주거를 이전한 경우 최장 3년까지 거주 기간으로 인정하는데 손주 돌봄 등 사유를 추가할 가능성이 크다.

정근영 디자이너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 세제개편안의 주요 내용이 당정 협의 단계에서 원점 재검토 수준으로 바뀌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강력한 규제에 따른 지지율 하락이 정부뿐 아니라 여권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면 재검토를 주문했던 ISA 개편 방안도 수정안에 담길 전망이다. 기존 정부안은 일반 ISA 계약 기간을 최대 5년, 생산적 금융 ISA는 10년으로 제한하고 미사용 납입한도의 이월도 폐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장기 투자용 절세 계좌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비판이 커지자 두 상품 모두 납입한도 이월을 허용하고 계약 기간도 사실상 무기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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