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인천 짜장면 축제 맞아 상상플랫폼서 개최
음식에 담긴 역사와 추억을 체험 관광으로…인천만의 차별화 제안
공항 환승객 유치하고 차이나타운에 공연·쉼터 늘려야
지난 3일 인천 제물포구 상상플랫폼에서 열린 ‘글로벌 K-Food 짜장면’ 학술세미나에서 주희풍 인천화교협회 외무 부회장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인천에서 탄생한 국민 먹거리 ‘짜장면’을 세계인의 음식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학술 세미나에서 지역 정체성을 강화하거나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등 다양한 제언이 쏟아졌다.
인천관광공사와 인천학회는 최근 인천 제물포구 상상플랫폼에서 ‘글로벌 K-Food 짜장면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올해 두 번째를 맞은 인천 짜장면 축제에서 처음 마련된 학술 행사다.
이번 세미나는 짜장면을 단순 먹거리로 소비하는 데서 벗어나, 그 안에 담긴 역사·문화적 의미를 다시 조명하고 인천만의 자산으로 확장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짜장면은 1883년 인천 개항 이후 산동성 출신 화교들이 들여온 작장면에서 유래한 음식이다. 인천의 근현대사와 시민들의 희로애락을 담은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첫 발제에 나선 양종집 미국 뉴욕 CIA (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교수는 짜장면 세계화의 첫 조건으로 ‘저변 확대’를 꼽았다.
양 교수는 베트남의 반미와 일본 라멘을 사례로 들어 “외국인들이 부담 없이 접하고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들 음식은 각국을 대표하면서도 미국인의 일상에 자리 잡은 음식이다. 이에 짜장면도 고유한 정체성을 살리면서 해외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해외 확산을 위해서는 조리 기술을 전수할 교육 체계와 한국형 춘장 생산 기반을 갖추고 이를 관광·유통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지난 3일 열린 '2026 인천 짜장면 축제'에서 시민들이 짜장면 시식 부스를 찾은 모습.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짜장면을 인천만의 관광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됐다.
김재호 인하공업전문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짜장면은 ‘먹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라며 “사람들의 기억과 추억을 체험으로 만드는 데서 마케팅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전주와 강릉이 음식을 도시의 특색으로 내세운 것처럼 인천도 짜장면의 역사와 시민들의 추억을 지역 정체성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짜장면에 얽힌 사진과 사연을 모으는 ‘추억 은행’을 만들어 전시·체험 콘텐츠로 활용하고, 차이나타운과 개항장의 역사와 이야기도 관광 자원으로 살리자고 제안했다. 젊은 세대를 겨냥한 기념품과 로고·슬로건 개발 필요성도 언급했다.
마지막 발제자인 주희풍 인천화교협회 외무 부회장은 오늘날의 짜장면이 여러 사람과 시대의 변화가 함께 빚어낸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짜장면은 화교 농민이 식재료를 들여왔고, 여기에 한국의 국수·장류 문화와 외식·배달 문화가 더해지면서 현재에 이르렀는데, 그 의미에 주목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2026 인천 짜장면 축제가 열린 3일 인천 제물포구 차이나타운 일원이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김경민 기자 time20406@incheonilbo.com
토론자들은 ‘왜 인천에서 짜장면을 먹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다뤘다.
정진영 인천대 Global Trade & Service 학부 교수는 짜장면 발상지라는 역사성에 더해 인천만의 차별화 요소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짜장면 먹고 싶은데 우리 인천 갈까라는 말이 나올 수 있게 하는 게 미식 관광”이라며 지역 특산물을 활용하거나 짜장면과 관련한 인물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목준균 인천관광공사 본부장은 화교 가정과 상점에 남아 있는 사진과 유물을 공개해 짜장면이 인천에서 정착하고 성장한 과정을 콘텐츠화할 필요성을 짚었다.
인천 관광객들이 지역에서 자연스럽게 짜장면을 만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김칭우 인천일보 편집국장은 짜장면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인천공항 환승객을 차이나타운의 음식 체험으로 연결하자고 제언했다. 다국어 콘텐츠를 마련하고 교통과 관광상품을 연계하는 공공의 역할도 주문했다.
김 편집국장은 “짜장면의 역사를 가장 잘 보존하는 도시, 가장 잘 연구하는 도시, 가장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는 도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철희 차이나타운 상점가 상인회 회장은 먹거리 중심의 관광에서 벗어나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늘리고 가족 방문객을 위한 쉼터와 공연 공간을 확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지상 인천관광공사 사장은 “짜장면의 문화적 가치와 K-푸드의 발전 방향을 학술적으로 다져 지속 가능한 축제의 기반을 만들고, 인천을 대표하는 축제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kimsoyeon330@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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