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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극장 환경?”… ‘오디세이’ 놀란, 한국서 1000만 돌파한 비결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또 한 번 한국 극장가에서 기록을 세웠다. 지난 6일 개봉 33일 만에 누적 관객 1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놀란 감독은 ‘인터스텔라’에 이어 국내에서 두 편의 천만 영화를 보유한 감독이 됐다.

[스포츠서울 | 이현승 기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또 한 번 한국 극장가에서 기록을 세웠다. 지난 6일 개봉 33일 만에 누적 관객 1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놀란 감독은 ‘인터스텔라’에 이어 국내에서 두 편의 천만 영화를 보유한 감독이 됐다.

2014년 개봉한 ‘인터스텔라’는 국내에서 약 103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놀란 감독의 대표적인 흥행작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덩케르크’, ‘테넷’, ‘오펜하이머’ 등 작품마다 상당한 관객을 모았고, 코로나19로 극장가가 침체됐던 2020년 개봉작 ‘테넷’ 역시 약 199만 명을 동원하며 당시 외국 영화 가운데 가장 높은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왜 유독 한국에서 놀란 감독의 영화가 강한 것일까.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놀란’이라는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는 점이다.

‘다크 나이트’와 ‘인셉션’을 거쳐 ‘인터스텔라’까지 성공하면서 놀란 감독의 영화라면 일단 극장에서 확인해보려는 관객층이 형성됐다. 실제로 국내 배급업계에서는 놀란 감독의 최근 작품들이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편이었음에도 일정 규모의 관객을 꾸준히 확보해왔다고 분석한다. 일종의 ‘놀란 고정 관객층’이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놀란 감독 본인도 한국 관객의 특별한 반응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지난달 한국을 처음 방문한 놀란 감독은 ‘인터스텔라’ 때부터 한국 관객들이 자신의 영화를 많이 사랑해준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가본 적도 없는 나라에서 자신의 영화를 좋아해주는 것이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2014년 ‘인터스텔라’의 흥행은 특히 의미가 컸다. 상대성이론과 시간 지연, 블랙홀, 웜홀 등 일반적인 상업영화에서는 쉽게 다루지 않았던 과학적 개념이 등장했지만, 한국 관객들은 이를 오히려 영화의 매력으로 받아들였다.

영화 개봉 당시 온라인에서는 영화 속 과학적 설정과 결말을 해석하는 글들이 쏟아졌고, ‘인터스텔라’를 한 번 본 뒤 다시 극장을 찾는 관객들도 적지 않았다.

놀란 영화의 특징인 복잡한 시간 구조와 열린 결말 역시 한국 관객에게는 독특한 장점으로 작용했다.

‘인셉션’ 역시 비슷했다.

꿈속의 꿈이라는 설정과 여러 겹으로 겹쳐진 시간 구조는 관객들에게 해석할 거리를 제공했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결말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다. 놀란 영화가 단순한 오락물이 아니라 ‘보고 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영화’로 소비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한국의 극장 인프라도 빼놓을 수 없다. 놀란 감독은 대형 스크린과 극장 사운드를 최대한 활용하는 연출을 선호한다. 필름 촬영과 아이맥스 카메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감독인 만큼, 작은 화면보다 극장에서 봤을 때 작품의 장점이 극대화된다.

특히 ‘오디세이’는 아이맥스 관람객만 170만 명을 넘기는 등 프리미엄 상영관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이는 최근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는 이유와도 맞아떨어진다. OTT로 대부분의 영화를 집에서 볼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관객들은 오히려 ‘극장에서 봐야 하는 영화’를 선택하고 있다. 거대한 전투 장면과 실제 촬영을 활용한 스펙터클, 압도적인 음향을 앞세운 놀란의 영화는 이런 변화에 잘 맞는 작품이다.

‘오디세이’는 여기에 비교적 직관적인 이야기까지 더했다. 놀란 감독의 전작 가운데에는 ‘테넷’처럼 시간과 인과관계를 따라가기 어려운 작품도 있었지만, ‘오디세이’는 3000년 넘게 살아남은 고전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기반으로 한다. 관객이 이야기의 큰 줄기를 이해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흥행에는 놀란이라는 이름에 대한 신뢰, 복잡한 영화를 해석하고 공유하는 관람 문화, 극장용 스펙터클, 그리고 보편적인 이야기가 동시에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놀란이라는 감독에 대한 신뢰가 기본적인 관람 수요를 만들어내고, 여기에 ‘이번에는 극장에서 꼭 봐야 한다’는 볼거리와 관객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더해졌을 때 폭발적인 흥행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인터스텔라’에서 시작된 한국과 놀란 감독의 특별한 인연은 12년 만에 ‘오디세이’로 다시 한번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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