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대신 정쟁 이슈 충돌 경향성 더 짙어져
與, 曺 탄핵 공론화에 野 “해 봐라” 맞불
ETF·미래대응기금·의원 제척 등 충돌도 재연
김현지·김용범 등 증인 채택 신경전도 계속
조국혁신당 정춘생 사무총장(왼쪽부터), 김형연 최고위원, 차규근 의원이 조희대 대법원장 격려금 지급 논란 등과 관련 신고서를 제출하기 위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정부합동민원센터에서 제출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2년차 국회 국정감사가 19일부터 후반전에 돌입한다. 진영 대결이 극단화되면서 최근 국감은 정책 대결보다는 정쟁적 이슈로 첨예하게 맞붙는 장면이 일반화됐고, 이번 국감은 그런 경향성이 한층 짙어졌다. 여기에 정부·여당의 증인, 자료 비협조도 노골화돼 이를 둘러싼 지엽적인 충돌이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후반기 국감 역시 전반기에도 논란이 됐던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사태, 부동산 불법 사찰 의혹 등을 놓고 비슷한 격돌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국감의 ‘최대 화약고’는 역시 법제사법위원회다. 서울광역공소청(19일), 공소청(22일)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논의를 공식화하면서 이 문제가 후반기 국감을 휘감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국감을 통해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를 거부하며 장기간의 대법관 공석 사태를 초래한 점, 업무추진비로 와인을 구매한 것, 대법관에게 격려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한 것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까지 탄핵 신중론을 보여왔던 김 대표의 태도 변화는 당 지지율 하락 위기감 속에서 사법 개혁에 완강한 핵심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대법관 제청권은 행정·입법 권력이 관여할 수 없는 ‘대법원장의 권한’이라는 조 대법원장의 원칙적 해석에 결함을 제기하기 힘든 데다, 여권이 문제를 제기한 와인 구매의 상당 부분은 전임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에 이뤄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섣부른 탄핵 시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 또한 여전히 적지 않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 대표를 겨냥, “거대 여당 대표가 대법원장 탄핵 추진을 공식화한 것만으로도 그 발언의 여파는 어마어마한 것이고 사실상 탄핵을 발의한 거나 다름없는 무게감을 가진 발언”이라며 “김 대표는 본인이 내뱉은 발언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21일부터 시작되는 상임위별 국감에서는 기존 현안을 둘러싼 여야의 재격돌이 예상된다. 정무위(21·22일)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책임을 놓고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ETF 도입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며 이재명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고, 민주당은 이를 ‘음모론’으로 규정하면서도 도입을 주도한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국감 증인 요청을 거부하는 등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한 방어막을 치는 모습이다.
재정경제기획위(22일)에서는 정부의 162조 원 규모 미래대응기금을 두고 ‘이재명 정부의 쌈짓돈’이라는 야권의 비판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 기금에 대해서는 비수도권 지자체에서도 지방교부세 감소로 재정 위기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권은 미래대응기금에 대한 지방의 결정권 확대를 언급하며 이를 일축한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22·23일)에서는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에 대한 제척 문제를 두고 재충돌이 예상되며, 국토교통위(23일) 종합감사에서는 집값 상승 문제와 함께 ‘문재인 정부 부동산 불법사찰’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22·23일)에서는 대미 투자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 등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30일 열리는 운영위원회의 대통령 비서실 국감을 둘러싼 여야의 증인 채택 기 싸움도 치열하다. 국민의힘은 장관 후보자 낙마 사태가 잇따른 배후에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있다며 국감 출석을 요구 중이고, 민주당은 모든 인사는 적법한 절차에 이뤄진 것이라며 방어막을 치고 있다. 운영위는 21일 전체회의를 열어 국감 증인 명단을 협의할 예정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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