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지뢰 사과하라” 면전에서 요구하자, 北대표 “정동영도…”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제1위원회(군축·국제안보)에서 남북 대표가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을 두고 공개 설전을 벌였다.

“지뢰 사과하라” 면전에서 요구하자, 北대표 “정동영도…”

크게보기

차지훈 주유엔 한국대사(왼쪽)와 북한 대표가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을 둘러싸고 발언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뢰 폭발 사건의 책임 소재를 놓고 서로의 주장을 반박하며 공방을 이어갔다. 유엔 웹TV 캡처

“북한군이 고의로 매설한 지뢰로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다.”(차지훈 주유엔대표부 대사)

“잘못을 떠넘기려는 한국군의 어설픈 술수(poor trick)다.”(주유엔 북한대표부 대표 측)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제1위원회(군축·국제안보)에서 남북 대표가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을 두고 공개 설전을 벌였다. 차 대사가 유엔군사령부와의 공동조사 결과 북한이 고의로 매설한 지뢰로 인한 사고라며 사과를 촉구하자 북한 측 대표가 “불순한 방해 책동”이라고 강변한 것. 북한은 유엔에서도 ‘고의적 공격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정동영 통일부 장관 발언을 거론하며 ‘자작극’이란 억지 주장을 이어갔다.

●유엔서 ‘핑퐁’ 설전 벌인 남북

차 대사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 군과 유엔군사령부의 공동 현장 조사와 과학적 분석에 따라 이 폭발은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 고의로 매설한 지뢰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북한의 긴장 고조 행위 중단과 사과,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북한군이 한국 영토를 침범해 지뢰를 매설했다는 조사 결과가 유엔사와 함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과학적 분석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휴전협정 위반을 지적한 것.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북한은 정 장관의 7일 국정감사 발언을 두 차례나 인용하며 지뢰 사고가 “자작극”이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북한 측 대표는 “한국의 관리 정동영도 지뢰 폭발 사건을 DPRK(북한의 영문 국호)의 의도적 공격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실토했다”며 “다시 한번 반복하지만, (정 장관이)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측 국경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정당한 주권적 권리를 더욱 단호하고 대담하게 행사할 것”이라며 국경선 요새화 작업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안지인 주유엔대표부 참사관이 재차 발언을 신청해 “북한은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긴장이 더 고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맞받았다. 하지만 북한 측 대표는 “자국 영토 안에서 군사 주권을 행사하는 문제를 적대국인 한국과 결코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이 아니라 힘을 철저히 행사함으로써 영토 주권을 수호하겠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가 MDL 확정을 위한 소통을 포함한 남북대화 재개를 제안한 것에 명백한 거부의사를 재확인한 것이다.

정부는 북한과 러시아의 지속적 군사협력과 북한의 핵개발을 콕 집어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이에 북한은 북핵에 대해 “핵 억제력은 우리 인민의 독립, 주권, 자유와 행복의 초석”이란 궤변으로 답했다.

● 野 “정동영 발언이 북한에 알리바이 돼”

한국 정부가 유엔에서 지뢰 사고에 대한 북한 책임론을 공식 제기한 것은 DMZ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한 외교적 대응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군은 5일 MDL 10m 이남인 사고 현장 인근의 북한군 지뢰를 제거한 데 이어 청와대는 8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산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직접 참관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정부에서는 외교적 대응 후속조치로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규탄하는 서한을 발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조현 외교부 장관은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 발송 △유엔 안보리 의장 성명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 △무대응 등 4가지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안보리 의장이 공식 회의에서 낭독하는 의장 성명과 안보리 제재의 근거가 되는 결의안은 북한에 우호적인 중국과 러시아가 동의해야 가능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은 북한이 ‘자작극’ 궤변의 근거로 인용하고 있는 발언을 한 정 장관의 경질을 요구했다. 유엔 총회에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도 8일 담화에서 “한국의 관리 정동영도 이번 ‘지뢰폭발 사건’을 우리 공화국의 고의적 공격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스스로 고백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 군의 최종 조사 결과마저 부정한 정 장관의 발언이 결국 북한의 침략행위에 대한 책임을 면해주는 알리바이가 된 것”이라며 “대북 굴종의 화신 정동영 장관을 당장 경질하라”고 비판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