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은행 창구. 연합뉴스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어섰다. 코스피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 대기자금까지 은행 예금으로 이동하고 기준금리가 연 3.00%로 올라서자 안전자산인 은행 예금으로 이동하는 ‘역(逆) 머니무브’ 현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27일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1000조964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 말(974조 3490억 원)과 비교해 한 달도 되지 않아 26조 6157억 원 급증한 수치다.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이 1000조 원 고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기예금은 지난 5월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7월 한 달 동안 35조5401억 원 늘어난 데 이어 이달에도 26조 원 넘게 증가하며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반면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MMDA 포함)은 감소했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661조9826억 원으로 7월 말(669조8635억 원)보다 7조8809억 원 줄었다.
주식시장이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위축되자, 대기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예금상품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도 예금 선호를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리면서 기준금리는 다시 3%대로 올라섰다.
가계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증가 폭은 둔화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81조4377억 원으로 7월 말(778조7869억 원)보다 2조6508억 원 늘었다. 증가 폭은 7월(3조8261억 원), 6월(4조1379억 원)보다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20조4172억 원으로 전달보다 2조9885억 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집단대출(잔금·중도금·이주비대출)은 149조2951억 원으로 한 달 새 1조635억 원 늘었다.
반면 개인신용대출은 109조7315억 원으로 전달보다 3169억 원 감소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의 부담과 은행권의 보수적인 대출 취급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기업대출 잔액은 195조2005억 원으로 7월 말보다 3조2610억 원 늘었고, 중소기업대출도 687조2725억 원으로 3조186억 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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