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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존재와 관계의 해석학- 풍수지리] 바다보다 계곡, 관광지보다 휴양림…피서에도 명당이 있다

통고산 자연휴양림은 통고산에서 발원한 계류수를 얻고 있어 산과 물이 조화를 이룬 곳으로 꼽힌다. 울진 통고산자연휴양림 휴양관. 산림청 국립통고산자연휴양림 홈페이지.

휴가철 좋은 기를 받는 자연공간

통고산 자연휴양림은 통고산에서 발원한 계류수를 얻고 있어 산과 물이 조화를 이룬 곳으로 꼽힌다. 울진 통고산자연휴양림 휴양관. 산림청 국립통고산자연휴양림 홈페이지.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밀레니엄 시대 모 카드사의 카피가 기억난다. 7월중순부터 8월 중반까지는 삼복(三伏)이 있고 절기상 대서(大暑)와 입추(立秋)가 존재한다. 일 년 중 장마가 지나고 난 뒤 가장 더운 날씨가 집중되기 때문에 우리 선조들은 복 치례를 통해 더위를 이기는 지혜를 책력에 명기해 놓고 자연에 순응하고자 하였다. 이맘때는 다들 휴가 계획을 짜기 위해 기분이 업 되어 있다. 국가도 휴가철이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전국 관광지 주변의 숙박시설에 대한 할인 패키지를 통해 국민의 참여도를 장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휴가처는 국내든 국외든 각자의 의향에 달려있다. 휴가를 가는 곳도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연의 품으로 다가간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는 자연이 빚어낸 좋은 공간을 찾아 나서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사람은 자연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있다. 자연은 토(土)를 상징하는 것으로 전자의 자연은 탄생하는 공간의 천기(天氣)를 받는 것이며, 후자의 자연은 백(魄)의 공간이 지기(地氣)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인간은 자연이 만들어 낸 환경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활동하다 죽음에 이르러 다시 자연과 접하는 순환 사이클을 갖기 때문이다.

휴가는 낯선 곳에서의 자연과 유(遊)하는 형식이므로 자신과 맞는 장소를 선정해야 좋은 기를 받는 힐링을 할 수 있다. 휴가를 계획할 때는 어떤 장소를 선정하다는 것은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한다는 뜻이다. 휴가철 머물 수 있는 공간의 장소성은 낮에는 자연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곳과 숙박을 위한 그곳 자연 속에 조성된 휴양림을 권장하고 싶다. 요즘 휴양림은 몸에 좋은 편백으로 실내 마감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수면에 좋은 영향을 미치게 한다. 집 떠나 잠을 설치면 자칫 휴가를 망칠 수 있기 때문에 잠이 보약이란 말이 괜한 얘기가 아닐 것이다.

해외 유명 관광지를 방문하기 위해 출국할 경우는 평상시 갈려는 행선지와 목적이 뚜렷하므로 숙소도 동선과 가까운 곳에서 얻는 것은 출국과 동시에 몸으로 느낄 수 있는 힐링의 강도를 높힐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휴가를 즐긴다면 특별한 곳을 정해 찾아나서는 것을 제외하고는 도심을 벗어나 자연이 품고 있는 명승지나 계곡 그리고 바다를 찾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휴가철에 자연이 분출하는 좋은 기를 받을 수 있는 힐링을 위한 장소성이 갖는 풍수지리적 터의 역량은 어떠한 곳인지를 살펴보자.

우리나라 명승지나 계곡을 가 보면 산을 끼고 있으며 주변에는 사시사철 물길이 형성되어 흐른다. 이러한 물길은 산의 정기를 머금고 있는 용맥에서 생성되는 용출수(龍出水)가 발원하여 계류수를 이룬 뒤 수계(水系)를 형성한다. 우리나라는 산 좋고 물 맑은 생태 자원을 풍족하게 갖추고 있어 자연에서 생성된 물을 음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세계의 몇 안 되는 나라에 속한다. 예로부터 우리 국민들은 찾아오는 손님에게 마땅한 대접을 못 할지언정 물 한 사발이라도 권하는 인심을 갖고 있는 것은 이러한 물에 대한 인식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계곡을 휴가처로 정했다면 많은 사람이 모이는 유명한 계곡처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이 말은 굳이 인파가 붐비는 곳을 찾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진정 힐링을 위한 휴가를 보내고 싶다면 산중에 사찰이 있고 계류수가 흐르다가 물길이 머물면서 지당(池塘)을 형성하고 있는 곳을 찾기를 권하고 싶다. 또한 산중에 터를 잡은 사찰의 일주문 현판에 산명이 사찰명 앞에 적힌 곳이면 사찰 터가 산의 정기를 받는 곳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혹여 사찰을 끼고 흐르는 계곡에 야영을 할 경우는 물의 방향성을 보고 터를 정해야 명당의 지기를 받을 수 있다.

야영할 명당 터는 물이 감아 도는 궁수(弓水)형태를 이룬 곳이다. 그리고 수계 폭 보다 1.5배 떨어진 안쪽에 있는 평탄한 곳일 때 힐링의 지기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물길형태는 주산의 용맥이 뻗어내려 물을 만나 서로 음양의 조화를 이룬 터이므로 좋은 생기를 머금고 있는 곳이다. 또한 물이 가로로 흐르는 곳을 바라보는 임수(臨水)형태를 이룬 터는 가급적이면 주변보다 지대가 높은 곳을 선택해야 한다. 물이 빠져나가는 방향으로 텐트를 칠 경우는 간혹 호우(豪雨)가 내리면 수계 폭이 늘어나 물길에 휩쓸려 갈 수 있기 때문이다.

木의 기운이 왕성한 산과 계곡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는 힐링처

정기 머금은 물길이 폭포 이룬 곳

水氣를 품고 있는 명당을 의미

가족 단위 최고 피서지로 꼽혀

여름철 피서지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바닷가보다는 산이나 맑은 계곡을 이룬 곳이 힐링을 위한 역량이 크다고 본다. 즉 여름을 상징하는 방위로 남쪽이고 성정은 태양을 상징하는 불(火)이다. 그래서 산은 무성한 숲과 이곳에서 발원한 계류수에 의해 계곡을 이루는 곳이므로 목(木)의 기운이 왕성한 곳이라 할 수 있다. 풍수지리적으로 오행의 상생논리로 볼 때 목생화(木生火)를 이루는 산과 계곡이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는 힐링처가 된다. 그리고 계곡에서 소(沼)를 형성하고 있고 주변에 암석이 드러난 곳이면 일명 용소(龍沼)로 불리는 명당 터이다.

더구나 산의 정기를 머금은 물길이 폭포를 이룬 곳이면 용(龍)을 상징하는 상스러운 수기(水氣)를 품고 있는 터를 의미한다. 청소년을 동반한 가족단위의 최적의 피서지로 꼽을 수 있다. 자녀들에게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심어줄 수 있는 힐링처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경북 울진군의 광천이 흐르는 곳에 입지한 불영사와 삼각봉을 감싸며 흐르는 궁수형태의 물길이 구룡폭포를 형성한 곳을 추천한다. 더구나 통고산(1,066m)을 의지하고 있는 통고산자연휴양림은 이곳에서 발원한 계류수를 얻고 있어 산과 물이 조화를 이룬 휴가처라 할 수 있다.

요즘 지자체마다 산과 계곡이 어우러진 심산유곡에 자연휴양림을 조성해 놓고 있다. 보통 자연휴양림은 접근성과 시설이 좋다는 점 때문에 누구나가 찾을 수 있는 공간이다. 더구나 휴가철을 맞아 자연과 하룻밤을 유하는 공간이라면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했듯이 좋은 자연의 지기를 받을 수 있는 곳을 선택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연휴양림의 입지가 어떠한 공간설계가 이루어진 곳에 터를 잡고 있어야 명당의 지기를 받는 힐링처의 역량을 품고 있는지를 풍수지리의 형식논리를 적용해 살펴보자.

휴양림공간은 현무봉을 의지하면서 좌우의 산줄기가 유정하게 감싸고 있는 곳이어야 지기가 흩어지지 않고 자연의 기를 온전히 흡착할 수 있다. 그리고 주변 산줄기에서 발원된 계류수가 휴양림 터를 좌우측편에서 구곡수를 이루면서 감싸듯이 흐르는 득수 형국을 갖춘 곳인지가 중요하다. 물은 산수가 균형을 갖추어야 음양의 조화를 이룸으로써 지속적인 생태공간을 형성하여 생기(生氣)를 표출시킬 수 있다. 즉 산은 내기(內氣)를 품고 있고 물은 밖으로 들어난 외기(陽氣)를 뜻하므로, 음양이 교합하면 풍수지리적으로 생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드시 물이 좌우에서 용맥을 감싸는 수세인지를 잘 살펴보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통고산자연휴양림은 백두대간에서 낙동정맥의 통고산이 주산을 이룬 곳을 의지하여 터를 잡은 곳이므로 용맥이 갖는 역량은 금강송이 군락을 이루며 숲을 형성한 곳이다. 이곳에서 발원한 계류수는 불영계곡을 형성하며 흐르고 있으며 천년고찰인 불영사를 감싸며 굽이쳐 흘러 왕피천과 합수한 뒤 동해바다로 흘러들어간다. 덧붙이자면 금강송이 군락을 이룬 곳은 정신적 힐링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따라서 이러한 입지조건은 좋은 지기를 받을 수 있는 곳이므로 여가와 치유를 위한 명당의 기를 받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곳의 숙박시설은 제1야영장에서 제3야영장 사이에 흐르는 계류수를 끼고 조성되어 있다. 휴양림의 중앙을 따라 물길이 흐르고 있어 친환경 생태적 터에 입지한 것을 말해준다. 제3야영장 맞은편에 입지한 숲속의 집은 계류수가 궁수형태를 이룬 곳에 있으며 주산의 우선용맥이 감싸고 있다. 귀보다는 부의 지기를 받는 곳이므로 금융이나 사업과 연관된 구성원에게 좋은 지기를 흡착할 수 있다. 현무봉도 금형체를 이루고 있어 재물의 역량을 하고 있으며 마주하는 안산도 숙소를 향해 조응하고 있어 서로 조화를 갖춘 터에 입지한 것을 알 수 있다.

제1야영장과 제2야영장 사이에 입지한 숙박시설은 터의 역량이 떨어진 곳에 조성되어 있다. 먼저 숲속수련장은 전면에 흐르는 계류수를 임수하고 지대가 높은 곳이지만 숙박 터 뒤편이 계곡이 형성된 곳에 자리하고 있어 살풍(煞風)의 영향을 받는다. 즉 편한 휴식을 위한 숙면이 어렵다는 뜻이다. 또한 휴양관은 계류수가 반궁수를 이뤄 직충하는 곳에 터를 잡은 것이다. 더구나 물길과 가까이 접해 있어 수살(水煞)을 받는 강도가 큰 곳이다. 그러나 좌선용맥이 현무봉이 이루면서 토형체를 띠고 있어 용의 역량을 큰 것으로 보인다. 이 터는 부(富)보다 귀(貴) 발복을 받는 곳이므로 학문과 관련된 구성원에게 적합한 힐링공간이라 할 수 있다.

무리한 개발로 훼손된 생태공간

인간에게 좋지 않은 기 토해내

산중 계류수 흐르는 사찰 있고

지당을 형성하는 곳 찾기 권고

이처럼 자연휴양림은 자연친화적인 공간설계가 이루어져야 그곳에 머문 인간에게 자연의 좋은 지기를 분출시켜 심신을 힐링할 수 있도록 한다. 자연친화적이지 않고 무리한 개발을 위해 훼손된 생태공간은 반드시 인간에게 좋지 않는 기를 토해 낸다는 것이 풍수지리학의 터의 논리다. 따라서 자연에 조성된 휴가처가 갖는 터의 역량은 주산과 용맥의 변화와 형상 그리고 물길의 방향성에 따른 공간배치가 힐링과 서로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글=박재락 <문학박사·영남대 환경보건대학원 풍수지리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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