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건너뛰고 예결위서 끼워넣은 예산 4.2조원
정부가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 위기 및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26조원(초과 세수 25.2조원·국채 상황 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한 가운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심사 과정에서 약 4조2000억원 가량이 증액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관 상임위원회 예비심사를 거치지 않고 ‘마지막 관문’인 예결위 단계에서 신규 사업을 끼워넣은 예산이다. 이 중 일부는 추경의 취지인 중동 전쟁 대응과는 무관한 사업들이다.
9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 예결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훈기·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추경에 방송영상 AI학습용 데이터 구축, AX 혁신 기반조성 분야 신규 사업 명목으로 600억원을 증액했다.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은 홍성 서부남당~광리 국도 및 예산 고덕~당진합덕 국도 신규 건설, 천안 성거~전북 목천 국대도 공사비로 총 70억원을 추가했다. 강 의원의 지역구는 충남 홍성·예산군이다.
국민의힘 박형수·김대식·조정훈 의원은 ‘내집마련 특별대출’ 신규 사업으로 3000억원을 증액했다. 김 의원은 또 영구임대단지 내 노후 사회복지관 리모델링 비용으로 142억3700만원을 예결위에서 편성했다. 2030 청년의 주택 구입을 돕고 주거 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지만, 중동발 위기에 따른 ‘전쟁 추경’과는 연관성이 낮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야는 각 정당의 텃밭인 대구·전북 내 ‘피지컬 인공지능(AI) 혁신캠퍼스’를 구축하는 신규 사업에 100억원을 추가한 것을 비롯해, 미래모빌리티 AI 소프트웨어 검증 시스템 구축(40억원), 가전산업 전장배선 조립공정 자율화 기술 개발(36억원), 친환경 관리 인프라 구축 사업(30억2600만원) 등 신규 사업비를 예결위 과정에서 편성했다.
전북에 K-로봇 피지컬 AI실증센터를 세우고 검증사업을 실시하는 명목으로 120억원, 대구~구미 광역철도(대경선) 예비차량 2편 구매비로 140억원도 추가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 예결위 조정소위원회 심사를 열어 추경안을 논의하고 있다. 추경안은 예결위 감·증액 심사를 거쳐 오는 10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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