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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단독] 김승원 ‘신약 로비’ 의혹 후폭풍…'주가 폭락' 피해자, 5억대 소송 중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코로나19 신약 로비 의혹’과 관련해 문제의 제약사 제넨셀에 투자했다가 주가폭락 피해를 입은 투자자가 5억원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투자자는 1·2심에서 패소했고, 대법원이 사건을 심리 중이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코로나19 신약 로비 의혹’과 관련해 문제의 제약사 제넨셀에 투자했다가 주가폭락 피해를 입은 투자자가 5억원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투자자는 1·2심에서 패소했고, 대법원이 사건을 심리 중이다.

앞서 김 후보자는 여성 기업인인 양모씨의 부탁으로 2021년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넨셀의 코로나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해 “실무자들이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양씨는 제넨셀을 설립한 대학교수 강모씨에게서 “정치권 인사를 통해 빨리 승인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브로커’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3일 국민일보가 확보한 판결문 등에 따르면 투자자 A씨는 2024년 10월 수원지법에 강씨와 비상장사인 제넨셀을 상대로 주가 폭락에 따른 5억3600여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판결문에는 강씨가 2021년 10월 6~8일 정치권 인사 등 인맥을 보유한 양씨에게 ‘임상시험 계획 승인이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도와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는 내용이 적혔다. 김 후보자는 같은 달 12일 김 전 처장에게 이 같은 요청을 전달했고, 김 전 처장은 이를 실무진에게 전달했다고 답신했다. 그로부터 2주 뒤인 26일 식약처는 제넨셀의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비상장사인 제넨셀의 주식 5만3000여주를 5억6000여만원에 매수했다. A씨의 1주당 평균 매수가는 1만원이었는데, 이는 이후 주당 500원 수준으로 폭락했다. A씨 측은 “강씨는 코로나 치료제의 치료효과에 관한 데이터를 조작해 식약처로부터 임상승인을 받는 등 범죄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씨 측은 “A씨는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관련된 기사 등을 참고해 스스로의 판단으로 주식을 매수한 것”이라며 “A씨가 제넨셀 주식을 사라고 개인적으로 권유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강씨 측은 “코로나19 치료제의 치료효과에 대한 데이터를 조작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도 펼쳤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1심 재판부는 강씨가 코로나19 치료제의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은 채 허위로 특허를 등록했고, 이에 기반해 국내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강씨의 형사사건 1심 판결에서 드러난 사실 관계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강씨는 2024년 10월 서울서부지법에서 특허법 위반과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해당 재판부는 강씨에 대해 “동물실험에 관한 거짓 내용을 기재하거나 부작용에 관한 내용을 의도적으로 누락한 허위자료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특허청으로부터 특허를 받거나 식약처로부터 (국내) 2·3상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고 판시했다.

다만 1심은 A씨가 입은 손해와 강씨 측의 코로나 치료제 관련 허위자료 제출 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봤다. 1심은 구체적으로 “A씨가 제넨셀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한 2021년 1월에는 ‘제넨셀이 인도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을 완료했다’는 기사만 게재돼 있었다”며 “해당 (해외) 임상 2상 시험에 대해서는 허위자료 제출 등의 문제없이 임상시험 결과가 승인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적어도 A씨가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한 시점에는 제넨셀이 언론에 허위·조작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없었다는 것이다.

1심은 제넨셀에 호재가 된 기사가 나온 시기와 A씨의 주식 매수 시점에 차이가 난다는 점도 짚었다. 제넨셀이 상장사인 세종메디칼에서 113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는 기사는 2021년 10월 20일, 자체 개발한 코로나 치료의 국내 임상 2·3상 승인을 받았다는 기사는 2021년 11월 1일 각각 보도됐다. 그런데 A씨는 그 직전인 2021년 8월까지 제넨셀 주식을 매수했고, 이후로는 2022년 5월이 돼서야 주식을 산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코로나 치료제의 국내 임상 2·3상 승인과 A씨의 주식 매수 행위 사이에 직접적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결국 “강씨의 범죄행위가 외부에 공표된 시점, 제넨셀의 주가 변동 추이, 강씨의 범죄행위와 제넨셀 주가의 연동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제넨셀의 코로나 치료제 개발과 관련된 기사와 회사 소식만을 참고해 주식 매수를 결정하게 됐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덧붙엿다. A씨 사건은 지난 7월 2심(수원고법)에서도 기각됐고, 이후 A씨 측 상고로 대법원이 심리 중인 상태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 의혹과 관련해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와 관련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강씨와 제넨셀이 양씨를 통해 김 후보자에게 로비한 목적은 (국내) 임상 2상 시험 승인이었고, 제넨셀은 김 후보자 덕분에 쥐(동물실험용 햄스터)도 피를 토해 죽는 약으로 수십억원을 벌었다”며 “투자 피해자, 주가 등락으로 인한 피해자가 속출했는데 그 사기극에 김 후보자가 핵심 역할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 후보자 측은 법무부 인사청문회 준비단 공지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 당시 국내 중소기업의 임상시험 절차가 부당하게 지연되지 않도록 살펴봐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치료제 허가나 우선 심사, 기준 완화 또는 절차 생략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제넨셀은 김 후보자가 연락하기 전인 2021년 6월부터 ‘사전상담제도’ 심사절차에 따라 사전협의를 진행했다”며 “김 후보자 연락으로 임상시험 승인이 앞당겨진 것이 아니라, 수개월간 진행된 식약처 공식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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