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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기고]“美 역사상 가장 위험한 작전”…트리폴리·박서 2개 기동항모전...

3월 23일 현재, 두 개의 강철 함대가 동시에 아라비아해를 향해 항진하고 있다.

[기고]“美 역사상 가장 위험한 작전”…트리폴리·박서 2개 기동항모전...

진짜 이유는 ‘트럼프의 도박과 카르그 섬의 운명’

김태준 소장 “항모는 섬을 직접 점령하지 못한다”

글: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국방대 명예교수

프롤로그: 두 함대가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

3월 23일 현재, 두 개의 강철 함대가 동시에 아라비아해를 향해 항진하고 있다.

오키나와를 출항한 강습상륙함 트리폴리(LHA-7)에 제31해병원정대(31st MEU) 약 2,500명을 탑재한 상륙기동전단(ARG)은 인도양을 통과해 현장에 거의 도달했다. 그리고 3월 20일, 캘리포니아를 출항한 USS 박서(LHD-4)를 기함으로 하는 ARG와 제11해병원정대(11th MEU) 약 2500명이 추가로 중동을 향해 힘차게 파고를 가르고 있다.

2개의 ARG, 합계 5000명의 해병대원이 동시에 호르무즈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같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48시간 내 호르무즈를 열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내렸고, 물밑에서는 이란에 대한 6대 요구안을 준비하며 협상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왜 항모만으로는 부족한가

항공모함 3척(CVN-72 링컨, CVN-75 트루먼, CVN-78 포드)이 이미 중동 해역에 집결해 있다. F/A-18 슈퍼호넷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이란의 핵시설과 IRGC 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미 카르그 섬의 방공망·해군기지·기뢰 저장시설 등 90개 군사 목표물을 정밀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왜 5000명의 해병대원을 추가로 보내는가. 항모가 할 수 없는 것이 정확히 세 가지 있다.

첫째, 호르무즈 해협에 이란이 부설한 기뢰를 제거할 수 없다. 기뢰 제거는 전문 소해함과 수중 폭발물 처리 다이버(EOD)의 임무다.

둘째, 카르그 섬을 점령할 수 없다.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를 처리하는 이 섬을 장악하려면 지상에 발을 딛는 해병대원이 필요하다. F/A-18이 하늘에서 아무리 정밀하게 타격해도 섬을 통제하지는 못한다.

셋째, 나탄즈·이스파한·포르도 핵시설에 남아있는 농축 우라늄을 탈취하거나 현장 폭파할 수 없다. 벙커버스터로 지상 구조물을 파괴해도 지하 깊숙이 보관된 60% 농축 우라늄 440kg 이상을 처리하는 것은 특수작전부대(SOCOM)만의 임무다.

“항모는 섬을 점령하지 못한다.”

이 단순한 명제가 트리폴리와 박서가 동시에 움직이는 이유 전부다. 이것은 강압외교(coercive diplomacy)의 교과서적 실행이다. 카르그 섬을 협상의 지렛대로 삼고, 항모의 공중 타격 능력과 ARG의 지상 점령 위협을 복합적으로 작동시킨다. 공습만으로 3주간 움직이지 않던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질적으로 다른 압박 수단 — 공습만으로는 움직이지 않는 이란을 지상 점령의 공포로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려는 것 — 이것이 트럼프의 복합 전략이다. 트럼프는 바로 그 공포를 설계하고 있다.

하르그 섬: 37㎢가 이란 경제 전체를 쥐고 있다

이란 부셰르 주 해안에서 25km. 면적 37㎢. 여의도 7.5배 면적의 하르그 섬. 이 작은 섬이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를 처리하는 단일 터미널이다. 유가 배럴당 108달러 기준으로 이란의 하루 원유 수출 수입은 1억 달러 이상, 그 90%가 이 섬을 통해 세계로 나간다.

카르그 섬이 점령되는 순간 이란 경제는 즉각적인 붕괴 압박에 직면한다. 외환 수입이 끊기고 정권 유지의 물질적 기반이 사라진다. 2012년 서방의 원유 수출 제재로 이란 GDP가 6% 감소하고 리알화가 60% 폭락했다. 그것이 60% 차단의 충격이었다.

카르그 점령은 90% 이상의 즉각 차단이다. 이란 지도부는 이 숫자의 의미를 안다. 미군은 이미 하르그 섬의 군사 인프라를 선제 타격했다. 공항·활주로, 방공망, 조샨 해군기지, 헬기 격납고, 기뢰·미사일 저장 시설. 그러나 시 아일랜드 원유 수출 터미널, 저장 탱크 2400만 배럴, 해저 파이프라인은 의도적으로 건드리지 않았다.

이것은 실수가 아니다. 석유 시설을 살려둔 것이 협상 카드다. “하르그 섬을 돌려주겠다. 그 조건은 호르무즈 봉쇄 해제와 핵 협상 복귀다.” 이것이 ARG 이중 전개의 전략적 논리이자 트럼프가 이란 지도부에게 보내는 진짜 메시지다.

LCAC(고속공기부양상륙정)은 구역 B (호르무즈 출구에서 150~300km)에서 섬까지 약 10~14시간이면 도달한다. MV-22 오스프리 헬기로는 2~3시간이면 충분하다. 이란 본토에서 카르그 섬까지는 고작 25km. 이란이 느끼는 공포의 정체가 바로 이 거리다.

LNG 10일 카운트다운: 이미 실물 위기가 시작됐다

호르무즈 봉쇄의 경제적 충격이 이제 추상적 논의가 아닌 실물 위기로 진입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1일 선박 추적 분석을 인용해 충격적인 사실을 보도했다. “아시아로 향하는 마지막 LNG 화물이 단 1건에 불과하며 유럽도 6건 정도만 추가 도착이 예정돼 있다. 전쟁 전 중동을 떠난 마지막 선박들이 도착하는 약 10일 뒤면 LNG 글로벌 공급 흐름이 사실상 끊길 수 있다.“

문제 핵심은 카타르다. 전 세계 LNG의 약 20%를 공급하는 카타르의 라스 라판 터미널이 이란 보복 미사일 공격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이스라엘이 이란·카타르 공유 가스전인 사우스 파르스를 타격하자 이란이 라스 라판에 보복 공격을 가한 것이다. 포브스는 “이번 달에만 전 세계 예상 공급량의 약 14%에 해당하는 580만 톤의 LNG 공급이 사라졌다”며 복구에 최대 5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격은 이미 통제 불능이다. 아시아 LNG 현물 가격이 전쟁 이후 두 배로 급등해 MMBtu당 20~23달러 수준에 달했다. 한국의 LNG 전략 비축은 약 52일치다. 10일 뒤 공급이 끊기면 이 52일의 시계가 즉각 작동하기 시작한다. 원유 208일치와 달리 LNG 비축의 취약성이 이제 실질적 위협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트리폴리와 박서가 하루라도 빨리 현장에 도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이 위기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의 산업과 난방이 직격탄을 맞는 시점이 이제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트럼프의 도박. 최후통첩과 협상을 동시에

트럼프는 지금 모순처럼 보이는 두 가지를 동시에 하고 있다.

한 손으로는 “48시간 내 발전소 초토화”를 외치고, 다른 손으로는 이집트·카타르·영국을 통해 이란과 물밑 협상 채널을 가동한다. 미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란의 성장을 저지했다고 판단한다. 이란은 결국 협상장으로 나올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요구하는 6대 항목은 다음과 같다: ⓵5년간 미사일 프로그램 금지, ⓶우라늄 농축 전면 중단, ⓷핵시설 폐기, ⓸원심분리기 외부 감시 체계 도입, ⓹역내 군비통제 조약 체결, ⓺헤즈볼라·후티·하마스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 이 6대 요구가 협상으로 달성되지 않는다면 ARG 2개가 그것을 물리적으로 실행하는 카드로 전환된다. 외교적 협상 채널과 군사적 실행 전력을 동시에 작동시키는 것, 이것이 트럼프식 강압외교의 정수다.

이란도 이 게임의 규칙을 읽고 있다. “호르무즈는 완전히 봉쇄되지 않았다”는 이란군 대변인의 발언, “적국과 연계된 선박만 차단한다”는 선별 봉쇄 주장은 동맹 갈라치기와 함께 협상의 문고리를 남겨두는 신호다. 이스라엘 방공망을 뚫고 디모나에 미사일을 꽂으면서도 “우리는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두 얼굴의 양면전략이다.

협상이 타결되면 트럼프는 ‘핵 무력화’를 선언하고, 이란은 ‘우리는 굴복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결국 양측은 각자의 승리를 선언하는 방식으로 출구를 만든다. 이처럼 서로 다른 승리 서사를 동시에 구축하는 것은 국제 협상에서 반복되어 온 전형적인 패턴이다. 그래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스라엘 방공망 붕괴가 서울에 던지는 경고

이란의 다탄두 집속탄과 다종 미사일·드론 복합 공격이 이스라엘의 ‘철벽 방어’를 뚫었다. 나하리야 상공에서 요격 미사일이 연이어 날아올랐지만 일부 이란 미사일이 방공망을 통과했다. 디모나 핵시설 도시에 미사일이 내리꽂혔다. 이스라엘이 미국에 미사일 부족을 호소하고 조기 지원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여러 차례 나왔다.

이란의 전술은 명확했다. 저비용 자폭드론과 미사일을 섞어 쏘아 이스라엘의 값비싼 방공 요격 미사일 재고를 소진시키는 소모전. 역내 미군 레이더 10곳 이상이 자폭드론 공격으로 무력화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장면이 한국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첨단 방공망도 저비용 복합 공격 앞에서는 소모전에서 밀릴 수 있다. 한국의 천궁·패트리엇· 레이더망이 유사한 북한의 자폭드론과 탄도미사일 복합 공격에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 중동의 전황이 그 질문의 답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동맹의 신뢰는 결코 당연하지 않다.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호르무즈 해상 호송과 기뢰 제거를 위한 해군 전력 파견을 요청했지만 주요국들은 모두 뒷걸음쳤다. 이 장면은 동맹이 위기의 순간에 얼마나 허약해질 수 있는지를 냉혹하게 보여준다. 신뢰의 균열은 단순한 외교적 불협화음이 아니다. 그것은 한반도 확장억제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로 직결된다.

전선은 연결되어 있다. 주한미군 상륙전력의 핵심인 일본 주둔 제31 해병원정대(31st MEU)와 제11 MEU가 동시에 중동에 투입된 지금, 한반도의 해병 증원 공백은 추상적 우려가 아니라 엄연한 현실이다. 유사시 48~72시간내 한반도에 도달하도록 설계된 해병 전력이 지금 아라비아해를 향하고 있다. 미국의 시선이 중동에 고정된 이 공백을 북한 김정은이 어떻게 계산하고 있을지. 그 불편한 질문에 서울은 지금 당장 답해야 한다.

에필로그. 항모는 섬을 점령하지 못한다

트리폴리가 아라비아해에 도달하고 박서가 뒤를 따른다. 10일 뒤 LNG 공급이 사실상 끊길 수 있다. 48시간 최후통첩의 시계는 이미 멈췄지만 전쟁은 멈추지 않았다.

트럼프의 6대 요구안과 이란의 선별봉쇄 사이에서 협상의 실마리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아니면 카르그 섬에 LCAC가 접안하고 해병대원의 군화 소리가 울릴 수도 있다.

어느 쪽이 되든 이 전쟁이 이미 증명한 것이 있다. 항공모함 3척이 3주 동안 이란을 압박했지만 이란은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지 않았다. 카르그 섬을 겨냥한 5000명의 해병대원이 아라비아해에 나타나는 순간, 이란의 계산이 바뀌기 시작했다.

항모는 섬을 점령하지 못한다. 그 사실이 이 전쟁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 그리고 호르무즈의 LNG가 10일 뒤 끊기면 서울의 공장과 가정의 가스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전선은 연결돼 있다. 지금 당장 소화기를 손에 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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