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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韓-伊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격상…AI, 양자, 6G 파트너십 고도화

유럽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해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정상의 이탈리아 국빈 방문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6년 만이다.

韓-伊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격상…AI, 양자, 6G 파트너십 고도화

이재명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방문 환영식에서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과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럽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해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정상의 이탈리아 국빈 방문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6년 만이다. 양국은 기존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넘어 안보·방산과 첨단기술, 공급망, 우주항공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로마 대통령궁에서 마타렐라 대통령과 한 시간가량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양국 협력을 더욱 역동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양국 관계를 격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중소기업 협력 양해각서(MOU), 사회연대경제 협력 MOU, 첨단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기술(ICT) 협력 MOU 등을 체결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협력 내용은 국빈 방문 이틀째인 12일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확정된다. 특히 인공지능(AI), 양자기술, 6세대 이동통신(6G), 첨단 바이오 등 국가 전략기술 분야 협력이 대폭 강화될 예정이다. 같은 날 열리는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는 양국 기업 30여 곳이 참석해 반도체·AI·방산·우주항공·에너지·바이오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마타렐라 대통령도 공동언론발표에서 “AI와 반도체·항공우주·녹색경제에서 양국은 상호 보완적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이탈리아 기업 협력 촉진의 한 예로 초감가상각제도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탈리아의 초감가상각제도는 투자액을 대폭 반영해 법인세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로 도입 초기 적용 대상을 유럽연합(EU)산으로 한정 지어 한국 기업이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월 한국을 찾은 멜로니 총리께 한국 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전달드렸다”며 “이탈리아가 기민하게 대응해 불리한 요건이 해소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양국 정상 간 의견 교환으로 반년도 안 돼 기업의 불리한 요소가 제거된 것이다.

이 같은 협력 수준은 문화 분야에도 확대된다. 양국은 영화 공동제작 협정을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과 이탈리아 우피치미술관 간 협력 MOU를 체결하기로 했다. 또한 한·이탈리아 개발협력 MOU를 통해 아프리카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제3국 공동 개발 협력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성과를 체계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2026~2030 한·이탈리아 전략적 행동계획’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EU 정상회담에서는 철강 관세쿼터(TRQ) 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마련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로마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U는 다음 달 1일부터 철강 무관세 수입 물량(TRQ)을 기존 3382만 톤에서 1835만 톤으로 약 46% 줄이고, 초과 물량에 대한 관세도 25%에서 50%로 인상한다. 한국은 지난해 EU에 324만 톤의 철강을 수출한 만큼 이번 조치가 시행될 경우 국내 철강업계의 수출 경쟁력 약화는 물론 자동차·조선·기계 등 주력 제조업 전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은 한국이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전략적 동반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우호적 고려를 요청했다”며 “EU도 한국을 중요한 전략 파트너로 평가하며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전략에 대해 “더 이상 유효성을 갖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기보다 경쟁과 협력, 도전 요인에 ‘국익’에 기반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안보 분야에서는 자주국방 역량 강화를 강조하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추진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필수적인 공급망 파트너”라면서도 “중국의 산업 경쟁력과 첨단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양국 간 경쟁이 심화한 것도 부인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이 대통령은 “가장 진보된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과 경제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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