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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AI시대, 길을 묻다] 7개 대학 잇고 전공 벽 허물고…대구 산업 ‘AX 전환’ 이끈다

인공지능(AI)이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으면서 지역 대학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AI 기술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지역 기업의 기술 수요를 교육과 연결하고 학생들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노력하고 있다.

경북대 인공지능혁신융합대학산업단, AI 인재 양성 박차

경북대학교 인공지능혁신융합대학사업단은 지난 6월 대구시 및 협력 기업 관계자와 2026년 상반기 AICOSS 사업단 활동 성과를 공유했다. 경북대학교 인공지능혁신융합대학사업단 제공

인공지능(AI)이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으면서 지역 대학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AI 기술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지역 기업의 기술 수요를 교육과 연결하고 학생들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노력하고 있다. 경북대학교 인공지능혁신융합대학사업단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교육과 산업을 연결하는 AI 인재 양성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사업단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총 612억원을 투입해 AI 전문 인재 양성의 기반을 완성할 계획이다. 전국 7개 대학이 참여하는 공유·융합대학 생태계를 기반으로 표준 교육과정을 개발했고 첨단 AI 인프라와 산학협력 플랫폼을 구축했다. 사업의 방향은 명확하다. 다양한 전공의 학생이 AI를 활용하고 이들이 지역 기업과 연결돼 실제 산업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다.

◇ 전국 7개 대학 연결…AI 교육의 기반부터 넓혔다

AI 기술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개별 대학의 교육 자원만으론 모든 분야를 다루기엔 한계가 있다. 사업단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전남대학교 등 전국 7개 대학의 교수진과 교육 인프라를 공유하는 ‘공유 및 융합대학 생태계’를 구축했다. 대학 간 역할을 나누고 전문성을 공유하며 학생들은 대학과 전공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AI 교육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사업단은 이론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실제 연구·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장비와 데이터를 직접 다루는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대표적인 사례가 ‘DGX A100 GPU 서버’와 ‘딥러닝 학습용 스토리지’다. 학생들은 고성능 GPU를 활용해 대규모 언어모형(LLM) 학습과 대용량 자연어 처리를 직접 수행하고 초고해상도 다차원 이미지와 영상 데이터도 분석할 수 있다. 학부생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를 교육 현장에 구축하면서 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데이터 처리와 AI 모델 개발 경험을 대학에서부터 쌓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유·융합대학 생태계 구축

AI정치학·바이오인공지능 등

인문·자연계열 융합 과정 마련

비전공자도 AI 분야 전문가로

◇ 전공 벽 허문 AI 교육

AI 교육의 범위도 전공자에 한정하지 않았다. 사업단은 AI를 특정 전공의 전문기술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공통 역량으로 보고 융합 교육을 확대했다.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 등 기존 전공에 AI를 접목한 ‘AI정치학’, ‘바이오인공지능’ 등을 통해 학생들이 본래 전공의 전문성에 AI 분석 역량을 더할 수 있도록 했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바이오인공지능 융합 과정을 이수한 한 타전공 학생은 지난해 졸업 후 바이오 전문기업의 AI 개발팀 연구원으로 취업했다. AI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기존 전공과 AI 역량을 결합하면 새로운 산업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 기업이 낸 문제, 학생이 직접 해결

사업단의 또 다른 축은 산학협력이다. 경북대는 7개 대학 연합체 안에서 지역 산업체의 AI 기술 수요를 발굴하고 이를 학생 교육과 연결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대구 기업이 실제 현장에서 겪고 있는 기술적 문제를 과제로 제시하면 학생들이 이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교내 실습에 그치지 않고 기업 인턴십과 현장실습으로 이어지는 것도 특징이다. 학생들은 실제 기업의 원천 데이터와 현안을 접하면서 학교에서 배운 AI 기술을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경험을 쌓는다.

경북대학교 인공지능혁신융합대학사업단은 지난 7월 구미산동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AI 체험 교육 및 진로 탐색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 60여개 기업 참여한 ‘AICOSS’

기업과 학생을 연결하는 핵심 플랫폼으로는 ‘AICOSS 산학플랫폼’이 있다.

현재 60여개 기업이 참여한 AICOSS 산학플랫폼은 기술적 과제를 가진 기업과 학생 연구팀을 연결해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다.

기업은 학생들이 도출한 과제 보고서와 시제품 알고리즘을 통해 AI 기술의 실제 적용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학생들은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실무 경험을 쌓는다.

특히 고가의 GPU 장비를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지역 중소기업에는 플랫폼과 연계된 GPU 연산 자원을 제공해 AI 기술 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산학협력이 교육에만 머무르지 않고 기술 검증과 인재 채용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셈이다.

60여개 기업 참여 ‘산학플랫폼’

기업 기술적 문제-학생 과제 연결

대구시 4대 특화 분야와 연계

인재 유출 막고 AX 전환 견인

◇ 대학 밖으로 확장되는 AI 교육…지역 청소년부터 기업까지

AI 교육의 대상은 대학생에 머물지 않는다. 사업단은 지난해 라인교육개발과 업무협약을 맺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맞춤형 AI 교육과 멘토링을 지원하고 있다.

대구 지역 고등학교와도 협력해 AI 체험 캠프와 진로 탐색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학에서 축적한 AI 교육 콘텐츠를 지역 학교로 확산해 청소년들이 대학 진학 전부터 AI 기술을 경험하고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와 함께 사업단은 대구의 대표적인 디지털 산업 거점인 수성알파시티와의 산학협력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대경ICT협의체, DASSA, 대구디지털혁신협회 등 지역 기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수성알파시티 입주 기업의 현장 기술 과제를 발굴하고 학생들의 참여 기회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우수 과제팀에는 창업 지원을 제공하고 결과물은 대외 경진대회 등을 통해 검증한다. 이후 우수 인재를 기업 채용과 연결해 수성알파시티를 중심으로 한 청년 일자리 생태계 구축도 추진할 예정이다.

◇ 지역 산업 ‘AX’ 전환으로

사업단이 주목하는 최종 목표는 교육기관 내부의 AI 인재 양성을 넘어 대구 산업 전반의 AI 전환(AX)을 이끄는 것이다. 경북대 사업단의 4대 특화 분야인 △ICT △로봇 △스마트시티 △미래 모빌리티는 대구시가 육성하는 미래 전략산업과 맞닿아 있다.

문제는 지역 인재와 기업 사이의 간극이다. 대구의 우수 인재가 수도권 취업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지역 기업은 AI와 같은 첨단 분야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업단은 이 간극을 교육과 산학협력, 취업·창업의 연계를 통해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학생들이 대학에서 AI 역량을 쌓고 기업 현장에서 실무 경험을 얻은 뒤 지역 기업에 취업하거나 창업할 수 있는 경로를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경북대 대학원 진학을 통한 전문성 강화와 지자체의 경력 징검다리 지원 등이 더해진다면 지역 기업의 AI 전환 속도도 높아질 것으로 사업단은 보고 있다.

한정웅기자 han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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