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이소영 기자] “원종현이 세이브 상황에 나갑니다.”
직전 롯데와 시리즈에서 키움이 불펜 집단 난조로 뼈아픈 스윕패를 당했다. 18·19일엔 연이틀 뒷문이 헐거워지면서 역전패로 고개를 숙였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 설종진(53) 감독은 “당분간 원종현이 마무리를 맡는다”고 밝혔다.
설 감독이 이끄는 키움은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6 KBO리그 정규시즌 KIA와 주말 3연전 첫 경기에 나선다. 후반기 ‘고춧가루 부대’로 떠올랐지만, 타선 침체와 불펜 부진이 겹치면서 4연패에 빠져 있다. KIA와 상대 전적에서는 2승10패로 압도적 열세인 데다, 올시즌 홈 6경기에서는 전패다.
양현종을 내세운 KIA를 홈으로 불러들인 키움은 서건창(2루수)-추재현(중견수)-맷 데이비슨(1루수)-박찬혁(우익수)-김웅빈(지명타자)-김건희(포수)-이형종(좌익수)-권혁빈(유격수)-여동욱(3루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마운드엔 하영민이 오른다.
한껏 기세를 끌어올렸던 키움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연일 상위권 팀들의 발목을 붙잡던 타선은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의 타격감으로 돌아갔고, 마운드 역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과부하가 걸린 투수들이 늘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 게 직전 롯데와 원정 3연전이다.
결과보다 과정이 뼈아팠다. 1·2차전 모두 역전패를 허용했다. 선발이 퀄리티스타트(QS) 호투를 펼치고도 불펜진이 버티지 못했다. 18일엔 8-0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 듯했으나 수비진의 실책과 함께 구원진이 흔들렸다. 7회에만 무려 5명의 투수를 쏟아붓고 13점을 잃었다. 믿을 구석이었던 원종현마저 역전 적시타를 얻어맞은 뒤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강판됐다.
악순환은 다음날에도 이어졌다. 19일에는 4-5 끝내기 패배를 떠안았다. 0-3으로 끌려가다 8회 서건창의 2타점 2루타를 앞세워 4-3으로 경기를 뒤집었지만,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9회 바통을 넘겨받은 원종현이 손성빈에게 동점포를 내준 데 이어 끝내기 폭투까지 범하면서 그대로 경기를 내줬다. 설상가상 가나쿠보 유토도 부상 복귀 후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키움으로서는 믿었던 필승조가 한꺼번에 흔들린 셈이다.
키움 벤치 역시 고민이 깊다. 경기 전 설 감독은 “첫 두 경기가 너무 아쉽다”며 “원종현이 마무리로서 마무리를 해줘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부상이 있는 건 아니지만 체력적으로 지치지 않았나 싶다”고 짚었다. 이어 “오늘도 만나서 잠깐 얘기를 나눴다. 몸엔 이상이 없다고 한다. 본인은 괜찮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이제 남은 경기는 31경기. 다만 원종현이 뒷문에서 빠지는 건 아니다. 설 감독은 “8회엔 유토가 나가고, 세이브 상황이 오면 원종현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150㎞대 공을 계속 던지기도 한 데다, 어려운 승부처에 나서다 보니 정신적인 피로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시즌도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본인도 몸 관리를 잘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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