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내 글을 추천해 준 작가님, 뜻밖의 선물이 전해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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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은 내 인생의 롤 모델이다. 어느 봄날, 문득 선생님께 전화하고 싶었다. 선생님을 불쑥 찾아갈 수도 없어서 그저 전화로 안부만 드리려고 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뜻밖의 말씀을 하셨다.
"네 글, 책과 작가에 관한 이야기가 에 실려서 내가 지금 읽고 있다. 너도 알고 있지?"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부인했다.
"선생님, 저는 아니에요. 저처럼 황혼 육아를 주제로 글을 쓰고 출간한 작가들이 많아요."
그러자 선생님은 "아니야. 최○○ 작가 이름이 정확히 나와 있어. 출간 책에 관한 것도, 브런치 북에 관한 것도 자세히 쓰여 있어. 우리 며느리가 '어머님, 이 책에 나온 글이 꼭 어머님 제자분 같아요' 하며 책을 가져다주었어"라고 하셨다.
예상치 못한 소식
내 책과 나에 대한 글이 블로그나 브런치 스토리, Instagram 같은 SNS가 아니라, 120년 전통의 월간지에 실렸다니. 그것도 제일 존경하는 은사님을 통해 이 소식을 듣게 될 줄이야. 다소 무례하지만 선생님에게 내 글이 실린 잡지 사진을 찍어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소식이라 빨리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잠시 후 선생님께서 "확대해서 잘 봐라"라고 하며 사진을 보내셨다. 내 글이 실린 부분은 1월호였다. '대중문화 속 그리스도의 향기'라는 코너였는데 글을 쓰신 작가님은 나의 브런치북 를 소개해 주셨다.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 ChatGPT에 " 주소와 전화번호 알고 싶어"라고 물어봤다. 그렇게 잡지사의 관련 정보를 확인했다. 대표 전화로 여러 절차 끝에 편집장님과 통화를 했다. "김○○ 작가님이 2026년 1월 호에 이라는 글에 제 글과 책, 그리고 저를 정말 훈훈하게 소개해 주셔서 인사하고 싶어요"라며 내 이름을 밝히자 "아 브런치 북에 나온 최 ○○ 작가님이시군요"라고 반갑게 응대해 주셨다.
나는 조심스럽게 "제가 그 작가님께 감사 인사를 전해도 될까요? 그 잡지를 받아볼 수 있을까요?" 라고 부탁했다. 전화기 너머로 "주소를 알려주시면 책도 보내주고 그 작가님에게 메일을 전해주겠습니다"라는 다정한 음성이 들려왔다.
그 작가님이 어떤 경로로 내 글을 접했는지 모른다. 김 작가님은 어쩌면 나보다 나를 더 깊이 들여다본 것 같이 내 글을 바라봐 주었다. 감사한 마음에 고개가 저절로 숙어지고 글을 읽는데 울컥했다. 눈이 뻑뻑해지며 시야가 흐려졌지만, 내 마음이 기쁨의 파도처럼 밀려왔다. 이렇게 나와는 아무 관계도 인연도 없는 사람이 내 글과 책을 정성껏 소개해 준 것은 처음이었다. 글 한 꼭지 쓰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에, 그분한테 꼭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 게다가 이렇게 120년 전통의 월간지에 내 이야기가 실렸다는 것은 전혀 다른 울림으로 다가왔다.
누군가에게는 이런 소식이 크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한테는 어떤 보석, 어떤 말씀보다도 더 큰 선물이고 응원이었다. 나도 앞으로 이름 모를 누군가를 위해 이렇게 정성스러운 글을 써서 기쁨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곧바로 작가님한테도 메일이 왔다.
"최○○ 작가님 안녕하세요? 에 "대중문화 속 그리스도의 향기"를 연재하고 있는 김○○ 작가입니다. (중략) … 작가님의 글을 통해 많은 위로와 용기를 얻었고, 그 마음을 나누고 싶어 신년호 칼럼에 소개했습니다. 이렇게 작가님께서 직접 읽고 반가워하셨다니, 더할 나위 없이 보람 있고 감사합니다."
사실 꾸준히 손주와의 일상을 기록하고 콘텐츠를 준비할 땐 수없이 스스로 의심했다. '되지도 못할 것을 하면 뭐해? 내가 과연 될까? 괜한 짓 아닐까?' 싶었다. 그러나 오늘처럼 뜻밖의 선물을 받고 보니 알겠다. 특별하게 바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꾸준하게 하다 보니 이런 좋은 선물도 받는구나. 나는 '꾸준히, 항상, 늘, 변함없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꾸준히 무언가를 하다 보면 내가 조금씩 진화하고 성장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좋다. 이런 작은 실천 덕분에 지난해 11월에 책을 출간하게 됐다. 모든 작품은 그렇게 쉽게 나오지 않는다. 음악 미술 문학 작품은 수많은 산고 끝에 태어난다.
출간 이후 한동안 글이 써지지 않았다. 작은딸 남매 하원만 돕던 일상이, 올해부턴 큰딸 삼 남매 등원 시키려 일찍 나가니, 루틴이 완전히 깨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분의 글을 읽는 순간, 내 마음이 번쩍 들어 올려지는 기분이었다. 한 편의 글 덕분에 다시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 최 작가님 덕분에 나는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할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 네이버에도 실립니다.누군가 정성스러운 글 한 편이 한 사람을 들어 올릴 수 있는 큰 힘이 느껴졌다. 나도 누군가를 위해 정성스러운 글을 써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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