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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환율 1500원? 체감은 1530원”…달러값 더 비싸졌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중동 정세가 악화되고 장기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500~1550원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반도체 수출 호조와 외국인 채권 자금 유입 등은 중장기적으로 환율 하락...

“환율 1500원? 체감은 1530원”…달러값 더 비싸졌다

주간 평균 1493원…금융위기 이후 최고

은행 창구 1530원…공항은 1570원까지 상승

고유가·외국인 이탈 겹쳐…“환율 추가 상승 압력”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넘나들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면서 원화 약세가 빠르게 심화된 영향이다. 은행 창구 환율이 이미 1530원을 넘어선 가운데 중동 정세에 따라 환율 상단이 더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주(16~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평균(종가 기준)은 1493.29원을 기록했다. 주간 거래 기준 환율이 장중 1500원을 웃돈 것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종가 기준으로도 1500원선이 뚫렸다. 환율은 19일 1501.0원으로 마감하며 2009년 3월 이후 처음으로 1500원을 넘어섰고, 20일에도 1500.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달 평균 환율은 1483.4원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3월 수준에 근접했다. 올해 평균 환율도 1461.0원으로 분기 기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 체감 환율은 기준 환율보다 더 높은 수준에 형성됐다. 은행 창구에서 달러를 살 때 적용되는 현찰 구매 환율은 환전 수수료 성격의 스프레드가 더해지면서 1530원을 넘어섰다. 특히 공항 영업점에서는 수수료가 더 높게 적용되며 1570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환율 상승은 원화 약세가 두드러진 영향이다. 지난주 달러인덱스가 100.499에서 99.498로 1.0% 하락했음에도 유로는 1.34%, 엔은 0.31%, 파운드는 0.90% 상승했다. 반면 원화는 0.48% 하락하며 주요 통화와 반대 흐름을 보였다. 대만 달러(0.20%), 호주 달러(0.63%), 역외 위안(0.03%)과 비교해도 낙폭이 컸다.

환율 상승 배경으로는 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외국인 자금 이탈이 꼽힌다. 브렌트유는 지난 20일 배럴당 112.19달러까지 올랐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98.32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원유 가격이 급등했고, 이는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통화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세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지난주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258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난달 16일 이후 5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누적 순매도 규모는 29조9688억원에 달한다. 5주 연속 순매도는 대미 관세 우려가 컸던 지난해 3월 24일∼4월 25일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순매도 금액 역시 당시 5주간 11조6231억원보다 훨씬 크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이란 전쟁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도 부각되고 있다”며 “3월 중순을 넘어가며 지정학 리스크에 따른 달러화 프리미엄 반영은 점진적으로 마무리되는 상황이다. 불확실성은 남아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비화되지 않는 한 결국 기본적인 환율 경로는 외환시장의 수급 여건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외환 시장에서는 당분간 환율 상단이 더 열릴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에너지 공급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환율 상승 압력이 추가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장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 사태로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며 원·달러 환율도 가파르게 상승해 1500원 선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며 “이란 사태가 전면전으로 확산될 경우 환율 상단이 1550원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중동 정세가 악화되고 장기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500~1550원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반도체 수출 호조와 외국인 채권 자금 유입 등은 중장기적으로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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