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남부 해안 인근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홍해에서도 화물선이 공격을 받아 선원까지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파키스탄 인근 해역에서도 선박이 피격되며 중동 무력 충돌 긴장감이 높아졌다.
예멘 친정부 성향의 알줌후리야 TV는 11일(현지 시간)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홍해 입구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화물선을 공격해 선원 3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예멘 국민 저항군이 운영하는 이 매체는 피격된 선박이 상업용 화물선이라고 전했으나, 선박의 이름이나 국적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국민 저항군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연합군의 지원을 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사망한 선원의 국적은 파키스탄인 2명과 인도네시아인 1명이다. 로이터 통신도 복수의 예멘 해안경비대와 정부군 소식통을 인용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갑판 화물선이 공격받아 선원 3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이날 오만만에서도 컨테이너선과 군 당국이 관련된 사건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해사 안보 소식통들은 로이터 통신에 이 컨테이너선이 파키스탄 해안 인근에서 미사일에 피격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이 공격이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령을 무시한 데 대해 미군이 사격을 가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의 해상 보안업체 밴가드와 해사 안보 소식통에 따르면, 초기 조사 결과 파나마 국적의 컨테이너선 벨라노바호가 파키스탄 해안에서 약 131㎞ 떨어진 오만만을 항해하던 중 미사일에 맞은 것으로 추정된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10일 국제유가는 5% 급등했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7.72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5.0%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2.13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5.1% 상승하며 배럴당 80달러대로 올라섰다. 미 에너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전략비축유(SPR)는 610만 배럴가량 감소한 2억 9870만 배럴로, 1983년 1월 이후 4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호르무즈 해협 상태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지금은 열려 있다”고 답하며 “우리는 해협 전체에 기뢰 제거 작업을 완료했다. 아마 들어보셨을 수도 있고, 못 들으셨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우리는 해협을 100%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같은 날 케이플러에 따르면 10일 오전 4시 20분 기준 빈 석유제품 운반선 2척을 포함해 원자재 운반선 4척이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했고, 액화석유가스(LPG)를 적재한 소형 유조선 1척과 잔사유(찌꺼기 기름)를 실은 선박 1척 등 2척이 빠져나갔다고 집계했다. 총 6척으로 최근 10일 평균치인 11척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전쟁 전 일일 통행량은 120척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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