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계획 인가로 ‘부활’ 불씨
23개 점포 매각, 채무 변제 시행
추가 자금 마련해 상품 공급해야
계속 정상 영업 합니다
2일 서울 시내의 한 홈플러스 매장 한쪽에 ‘정상 영업 중’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날 서울회생법원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연합뉴스
법원이 2일 회생계획을 인가하면서 홈플러스가 극적으로 되살아날 길을 찾았다. 다만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선 매장 운영 정상화와 자산 매각 등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정상화를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이날 오후 홈플러스 2차 수정 회생계획안을 심리·결의하는 관계인집회를 개최하고 홈플러스에 대한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법원의 인가 결정은 즉시 효력을 갖는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앞으로 2차 수정 계획안에서 제시한 일정대로 채무를 갚아나가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의 핵심인 ‘자산 매각을 통한 채권 변제’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느냐 하는 문제다.
홈플러스는 2차 수정안에서 2028년 2월까지 자가점포 23곳을 매각해 1조4100여억원을 마련한 뒤 매각대금을 메리츠 등 신탁담보채권 상환에 우선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담보채권을 모두 갚아 남은 자가점포의 담보가 해제되면 38개 점포를 다시 담보로 활용해 2030년 2월에 5900여억원, 2037년에 9100여억원을 추가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 2월에는 공익채권 변제액 8100여억원과 메리츠로부터 받은 긴급운영자금(DIP) 원리금 2060억원을 상환하겠다고 했다.
향후 자산 매각뿐 아니라 담보 대출이 계획대로 성사되느냐에 홈플러스의 정상화 여부가 달린 것이다.
회생계획은 현재 운영 중인 67개 대형마트 점포 영업을 이어가면서 본사 및 점포 인력 감축·재배치 등이 전제된 안이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 반발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인 상황에서 2029년 2월 결산 때부터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에 대한 의구심도 따른다. 홈플러스는 2029년 2월 결산 때 매출 4조1199억원, 영업이익 1242억원을 전제하고 회생계획안을 짰다.
홈플러스는 2037년엔 영업이익이 218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13일 재개장 이후 30일까지 영업중단 전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한 1164억원의 매출을 올린 점 등을 들어 정상화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홈플러스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상품 공급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아 고객들이 매장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당장 추가 자금을 마련해 상품 구색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계획과 별도로 홈플러스는 법원 인가 후에도 영업양수도 방식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계획이다. 인수가 성사되면 회생계획을 변경해 매각대금으로 변제 일정을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지난해 3월 회생절차에 돌입한 이후 지속적으로 대형마트 매각을 시도해왔지만 실패했다는 점에서 매각 성사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일부 채권자들의 반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대여금·카드·상거래채권 등 일반 회생채권은 6년 뒤인 2032년부터 변제를 시작하고, 마지막 해인 2037년에 가장 많은 38.9%를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마저도 회생절차 개시 후 발생한 이자는 면제하는 조건이다.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관계인집회 개최 전 회생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감독원이 투자자 피해 보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안수용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이날 “이번 결정은 홈플러스 10만 노동자와 소상공인, 협력업체, 지역경제의 피해를 막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열어준 것”이라며 “인가는 끝이 아니라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출발”이라고 밝혔다.
안 지부장은 “홈플러스를 지속 가능하게 경영할 선량한 인수자를 찾아 성공적인 M&A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가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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