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 유망 스타트업과 맞손
외부 혁신 기술 수혈로 미래 먹거리 패러다임 전환
2026년 5월 22일 오전, 서울 강동구 천호동 현대홈쇼핑 본사에서 진행된 ‘2026 현대홈쇼핑 H.I.G.H 오픈 이노베이션 킥오프 데이’에서 한광영 현대홈쇼핑 대표이사(왼쪽 다섯 번째)가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현대홈쇼핑
TV 시청자 감소와 송출수수료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맞닥뜨린 홈쇼핑사들이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상품 판매 방송국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방위로 도입하는 'AX(인공지능 전환)'와 유망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을 수혈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미래 먹거리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22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본사에서 ‘2026 현대홈쇼핑 H.I.G.H 오픈 이노베이션 킥오프 데이’ 행사를 개최하고, 최종 선발된 5개 유망 스타트업과 본격적인 기술 협업 및 사업화 실증(PoC)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한광영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를 비롯해 홍경표 마크앤컴퍼니 대표, 각 선발 기업 대표 등이 참석했다.
H.I.G.H는 현대홈쇼핑이 지난해부터 서울시 창업지원기관인 서울경제진흥원, 스타트업 투자사 마크앤컴퍼니와 공동으로 진행해 온 스타트업 발굴·지원 프로그램이다. 일회성 자금 지원 방식의 기존 사회공헌(CSR)을 탈피해, 현업 부서와 스타트업을 1대 1로 매칭해 즉시 사업화가 가능한 실속형 파트너십을 지향한다.
실제로 지난해 1기 선정 업체였던 '로쉬코리아'와의 협업을 통해 VIP 고객 대상 오프라인 체험 클래스를 정례화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특히 올해 2기 프로그램에서 주목할 점은 'AX를 통한 효율화'와 '무형의 콘텐츠 선점'이라는 투트랙 전략이다. AI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운영하는 '클로저랩스', 법률·규제 관련 DB 기반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씨지인사이드', AI 기반 가상 시착 솔루션 기업 '플래닝고'는 백오피스와 서비스 효율을 극대화하는 AX 축을 담당한다.
동시에 시니어 여행 서비스를 운영하는 '포페런츠', 향신료 향미 보존·가공 기술을 보유한 '스파이서리' 등은 홈쇼핑의 전통적인 영역이었던 '유형의 상품(의류·건기식)' 판매를 넘어 '무형의 프리미엄 콘텐츠'로 외연을 확장하려는 시도다.
홈쇼핑의 최대 강점인 충성도 높은 5060 헤비유저를 타깃으로 맞춤형 웰니스·여행 등 고부가가치 무형 자산을 선점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현대홈쇼핑은 약 5개월간의 실증 과정을 거친 뒤 실제 서비스 도입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한광영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유망 스타트업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도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상생 모델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현대홈쇼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홈쇼핑사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며 디지털 영토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CJ온스타일은 AI 모델과 생성형 AI 드론 기술을 결합한 몰입형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2월엔 '2026 SS 패션 쇼케이스'에서 업계 최초로 해외 패션위크 현장을 가상 공간으로 구현한 '가상 런웨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개발한 가상 쇼호스트 '루시'가 진행하는 패션 프로그램과 음성 AI 'AI 미숙씨' 기반의 라이브커머스로 주문액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더해 AI 영상 자동 검수 시스템을 도입해 편집 오류 식별 시간을 10분의 1로 단축하는 등 내부 생산성 제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GS샵 역시 AI 추천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모바일 앱 환경을 개인화 큐레이션 플랫폼으로 재편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TV 방송 콘텐츠를 1분 미만의 숏폼 형태로 자동 편집·노출하는 시스템을 강화하며, 모바일 유입률과 대고객 유입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이터 중심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화려한 기술 혁신 이면에 존재하는 현실적인 걸림돌과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홈쇼핑사들의 경쟁이 인기 상품 소싱과 방송 편성 싸움이었다면, 이제는 AX를 통한 내부 효율화와 외부 스타트업 협업을 통한 무형의 독점 콘텐츠 선점 싸움으로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면서도 "다만 AI 도입이 구조적 적자를 단숨에 메우는 만병통치약은 될 수 없는 만큼, 철저히 수익성 개선과 직결되는 킬러 서비스 위주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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