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강남구 예림당아트홀에서 열린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성수4지구) 시공사 선정총회 현장. 대우건설(왼쪽)과 롯데건설(오른쪽) 임직원들이 도열해 조합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출처=이남석 EBN 기자]
롯데건설이 서울 성동구 한강변 재개발 최대어로 손꼽히는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성수4지구) 시공권을 품었다. 한남2구역 수주전 이후 3년 반 만에 다시 맞붙은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은 입찰 무효 제기와 홍보 지침 위반 공방을 벌이며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우여곡절 끝에 개최된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조합원들은 롯데건설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며 기호 1번에 대한 신뢰를 보냈다. 성수4지구에 깃발을 꽂으며 '초고층은 롯데'라는 공식을 입증한 롯데건설은 서울 핵심지에서 '르엘' 존재감을 확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성수4지구 재개발조합은 5일 서울 강남구 예림당아트홀에서 시공사 선정총회를 열고 롯데건설을 최종 시공사로 낙점했다.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롯데건설의 완승이었다. 조합원 총 753명 중 620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이 중 449명이 롯데건설에 표를 던졌다. 대우건설은 169표를 기록하며 고배를 들었다. 무효표는 2표였다.
후덥지근한 날씨만큼이나 총회 현장 분위기는 수주전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양사 임직원들은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합동설명회 시간에 맞춰 총회장으로 향하는 조합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마지막까지 치열한 유세전을 펼쳤다.
양사 임직원들은 아트홀 입구 전면에 일열로 진을 치고 마지막 표심잡기에 나섰다. 롯데건설 임직원들은 "기호1번 롯데건설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조합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내진 특등급 초고층 안전설계', '평당 3억보장 평당 5억 실현', '통합심의 준수 신속추진', '조합원 100% 펜트하우스' 등이 명시된 대형 현수막을 선보이며 막판 표심을 자극했다.
맞은편에서 진을 친 대우건설의 기세도 매서웠다. 임직원들은 "안녕하십니까 기호2번 대우건설입니다"라는 구호와 함께 표심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양사 경영진도 현장을 직접 찾아 힘을 보탰다. 오일근 롯데건설 대표는 "성수4지구를 뉴욕 맨해튼에 견줄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며 "롯데건설은 입찰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조합의 결정을 문제 삼지 않았고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는 것만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며 책임준공 의지를 피력했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 역시 총회장을 방문해 "조합이 목표한 일정대로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더 성수520'을 최고의 품격과 결과로 증명하겠다"며 의지를 다졌지만 롯데건설의 막판 공세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5일 서울 강남구 예림당아트홀에서 열린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성수4지구) 시공사 선정총회 현장. 롯데건설이 내건 현수막 모습. [출처=이남석 EBN 기자]
■ 표심 가른 변수는 '사업 속도'와 '초고층 인허가 경험'
조합원들의 표심을 가른 핵심 변수는 결국 '사업 속도'와 '초고층 인허가' 경험이었다. 성수4지구 재개발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일대 한강변 경관과 맞물려 지하 6층부터 지상 최고 64층까지 총 1439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대규모 고층 프로젝트다. 총 공사비만 약 2조1800억원에 달한다.
초고층 건축물은 일반 아파트와 달리 소방, 내진, 지반 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보다 엄격한 인허가 기준이 적용돼 풍부한 사업 경험이 요구된다. 대규모 사업인 만큼 인허가가 늦어질 경우 자칫 수백억원의 금융 비용과 공사비 상승분이 조합원 분담금으로 반영될 수 있다.
이 같은 우려 속에서 롯데건설이 제안한 '조합 원안 설계 유지' 전략이 주효했다. 롯데건설은 통합심의를 통과한 조합의 원안 설계와 입찰지침을 그대로 반영하는 동시에 설계도서와 구조계산서 등 관련 자료를 선제적으로 제출해 사업 안정성과 추진 속도를 확보하겠다고 했다.
원안의 안정성을 가져가면서도 상품성은 '6세대 하이퍼엔드'를 표방한 '성수 르엘'의 청사진을 적용해 완성도를 높였다. 설계에는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립한 DCA를 비롯해 글로벌 호텔 인테리어 설계사 HBA 등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한강변 64층 초고층 랜드마크를 목표로 하는 성수4지구는 일반적인 아파트 단지와는 다른 행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 초고층 건축물은 교통영향평가부터 소방, 내진, 지질 구조 심의에 이르기까지 서울시의 인허가 잣대가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축에 속한다. 초고층 준공 경험이 시공사 선택의 결정적 열쇠가 된 셈이다.
실제로 롯데건설은 대한민국 최고층 건축물인 롯데월드타워를 성공적으로 준공한 데 이어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 L-65 등 60층 이상 초고층 단지를 연이어 완공하며 최신 설계 기준과 인허가 대응 역량을 축적해 왔다. 결국 '초고층은 롯데'라는 이미지와 함께 규제 대응 데이터를 확보한 점이 조합원들에게 신뢰를 안겼다.
조합원 A씨는 "초고층 단지로 지어지는 만큼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롯데건설이 롯데타워를 지은 경험이 있는 만큼 안정적인 시공이 가능할거라 생각했다다"고 말했다.
5일 서울 강남구 예림당아트홀에서 열린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성수4지구) 시공사 선정총회 현장. 최종 시공사로 선정된 이후 롯데건설 임직원들이 환호하는 모습. [출처=이남석 EBN 기자]
차별화된 외관 디자인도 한몫했다. 롯데건설은 성수4지구 외관에 최고 249m 높이의 '트리니티 타워'와 95m 길이의 미디어 파사드, 317m 규모의 메가게이트를 적용해 한강변 상징성을 높였다. 자유의 여신상을 모티브로 한 '빛의 크라운'과 파노라마 조망 설계도 함께 제안했다.
주거 공간은 조합원 100% 한강 조망을 목표로 6베이 평면을 도입했다. 거실뿐 아니라 안방과 주방, 욕실까지 한강을 바라볼 수 있도록 배치했다. 여기에 조합원 전원 한강 조망을 목표로 6Bay 평면과 3면 개방형 오픈테라스, 독일 슈코 3.0m 플로어 투 실링 창호를 전면에 내세우며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최고 64층 초고층 단지 특성을 고려해 공동주택 최고 수준인 내진 특등급을 제안하고 구조계산서 등 관련 자료를 객관적으로 검증받을 수 있도록 조치한 점도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고용주 롯데건설 개발산업 본부장은 "롯데건설의 진심을 믿고 선택해 주신 성수4지구 조합원님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사업 초기부터 이어온 신뢰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조합원님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성공적인 사업 완수를 위한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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