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5일까지 매주 금·토·일 운영
지역 상권과 문화예술 결합한 골목 축제
23일 창원 소리단길에서 열린 ‘세모로페스타: 읍성야장’을 찾은 사람들이 축제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 /권민주 기자
가을을 맞아 창원 소답동 주택가 ‘소리단길’에 천막과 탁자가 펼쳐졌다. 평소 주민이 오가던 골목과 식당 주차장은 ‘삼쏘 야장(삼겹살과 소주를 가게 밖에서 파는)’이 됐다. 이곳을 찾은 연인, 가족, 친구들은 냉동 삽겹살을 노릇하게 구으며 분위기를 즐겼다.
제4회 ‘세모로페스타: 읍성야장’이 지난 23일 창원 소리단길에서 열렸다. 행사는 11월 15일까지 매주 금·토·일요일 총 12회에 걸쳐 진행된다. 이번 행사에는 경남지역 10여 개 음식점이 참여해 장어구이, 갈비덮밥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다. 소리단길 곳곳에 있는 세모로협동조합 식당과 카페들도 한 자리를 차지했다. 먹거리뿐 아니라 지역 예술인 공연까지 다채롭게 준비됐다. 세모로페스타는 쇠퇴하는 소답동 골목에 다시 사람을 모으고 지역 상권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하고자 시작됐다.
세모로페스타는 도시재생 전문 기업 ‘디벨로펀’과 창원 거점 지역콘텐츠 개발·행사 기획 업체 ‘뻔한창원’이 함께 기획했다. 창원이 가진 매력을 알리고 지역 청년들이 중심이 되는 축제를 고민하는 업체들이다.
강동완 디벨로펀 대표는 “세모로페스타가 단순히 사람이 많이 모이는 축제가 아니라 지역 사람들이 함께 성장하고 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축제로 기억됐으면 한다”며 “지역 작은 골목에서도 민간이 주도해 경쟁력있는 문화 관광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성공 사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23일 창원 소리단길에서 열린 ‘세모로페스타: 읍성야장’을 찾은 사람들이 음식을 기다리고 있다. /권민주 기자
축제 첫 날 오후 5시께 찾은 ‘소리단길’ 골목.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옛 읍성터 일대에 조성된 야장거리가 눈에 띄었다. 100m가량 이어진 야장거리 끝에 다다르자 정육점에서나 볼 수 있는 업소용 냉장고 내부에 삼겹살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부산 남구에서 온 한 50대 부부는 “지역 상권을 살린다는 좋은 취지인 만큼 일부러 축제 첫 날 창원까지 왔다”며 “냉동삼겹살이 가장 기대된다”고 말했다.
카페와 식당 전용 주차장으로 쓰던 마을 공터에는 파라솔 야장 공간이 들어섰다. 파라솔 공간 주변에는 맑은내일, 위더스 패밀리, 청춘 건어물, 윤가한약방 등 로컬 기반 업체 부스가 마련됐다. 축제 기간 식당 내부가 아닌 야외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집밥 전문 밀키트 판매 업체인 ‘위더스패밀리’는 도시락으로 된 연탄불고기와 제육불고기 등을 선보였다.
바로 옆 팝업 공간에는 ‘장덕풍천장어’가 장어구이 모둠을 판매하고 있었다. 팝업 매장은 매주 새로운 업체로 바뀐다. △1주차는 경·부·울 지역 ‘장덕풍천장어’ △2주차는 창원 ‘토도스’ △3주차는 김해 ‘캔메이’ △4주차는 창원 ‘돈부속’ 순서대로 진행된다. 긴 축제 기간 방문객 발길이 끊이지 않도록 다채로운 먹거리를 구성한 것이다.
탁자마다 마련된 QR코드로 메뉴를 보고 주문할 수 있다. /권민주 기자
이번 축제에서는 지역 업체 간 협업 메뉴도 마련됐다. 소리단길에 있는 ‘윤가한약방’은 한방삼겹보쌈과 김치 세트를 선보인 데 이어 진해지역 횟집 ‘동부회센터’와 협업한 육회물회도 함께 출시했다.
윤예성 윤가한약방 대표는 “각자 개성과 이야기를 가진 소리단길 가게들이 행사를 통해 서로 콘텐츠를 결합하고 새로운 방문객을 만날 수 있다”며 “이번 협업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신메뉴 공동 개발 등으로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먹거리는 실제 매장을 운영 중인 지역 업체와 검증된 맛집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맛과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매장 위주로 진행해 축제 만족도를 높이고자 했다.
한 모녀 방문객이 냉동삼겹살을 굽고 있다. /권민주 기자
현장은 방문객들로 북적였지만 특정 가게 앞에 길게 늘어선 대기 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 행사에 도입된 ‘큐아르(QR) 코드 주문·배달 체계’ 덕분이다. 자리마다 붙은 QR코드를 인식하면 행사장에 부스를 마련한 업체는 물론, 협업 메뉴와 인근 소리단길 식당·카페 메뉴까지 한 번에 주문할 수 있다.
축제 현장에서 만난 한 모녀는 냉동 삼겹살에 맥주를 곁들이고 있었다. 메뉴는 QR코드로 주문했다.
20대 방문객은 “냉동상겹살 세트를 시켰는데 구성에 있던 마늘이 빠지는 등 누락이 있었지만 아직 축제 초기라 발생한 실수 같다”며 “분위기가 좋아서 축제가 끝날 때쯤 한 번 더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방문객은 타코, 냉동삼겹살, 보쌈 등 여러 메뉴를 한번에 주문하는 바람에 탁자 공간이 부족할 정도였다.
먹거리뿐만 아니라 문화 공연도 풍성하게 펼쳐진다. 소리단길 곳곳에는 창원시민뮤지컬단, 정소희 트리오 등 여러 분야 지역 예술인들이 다채로운 음악 공연을 펼친다. 무대는 파라솔 공간 바로 옆에 마련돼 축제 기간 릴레이 형식으로 이어진다.
/권민주 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