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면허 없으면 모두 불법
시술 받다가 복부·다리에 화상
지난 20일 서울의 한 쑥뜸방 사장이 업체에서 사용 중인 쑥뜸기를 내보이고 있다. 아홉 개의 공간에 각각 쑥을 넣은 뒤, 이를 태워 뜸을 놓는 방식이다. /김민혁 기자
최근 청년층에서 ‘쑥뜸 치료’가 인기를 끌면서 쑥뜸방으로 불리는 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쑥뜸 시술 과정에서 사고도 심심찮게 발생해 불법 무면허 시술 논란이 일고 있다. 쑥뜸은 말린 쑥을 태운 열로 신체를 자극하는 한방 요법. 한의사 면허가 없으면 쑥뜸 치료를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쑥뜸 업체들은 “무자격·무경력 가정주부도 할 수 있다”며 쑥뜸방을 홍보하고 있다.
쑥뜸이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건 소셜미디어를 통해 쑥뜸 치료가 일종의 ‘체험형 놀이’처럼 퍼졌기 때문이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3월 19~39세 네이버 이용자의 ‘쑥뜸’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상당수 쑥뜸방에서 이뤄지는 시술은 한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이 한다. 하루 정도 쑥뜸 기기 사용 교육을 받고 쑥뜸방을 운영하는 경우도 적잖다고 한다. 전국에 쑥뜸방을 수십 곳 운영하는 쑥뜸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창업 요건으로 한의사 자격을 요구하지 않는다. 한 쑥뜸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쑥뜸방은 정식 의료기관이 아닌 서비스업체”라며 “적은 돈만 있으면 주부들도 손쉽게 창업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20일 서울의 한 쑥뜸방 벽에 쑥뜸의 명현반응과 쑥뜸기 이용요금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쑥뜸방이 일반 서비스업으로 분류되더라도, 무면허자가 쑥뜸 치료 등 의료 행위를 하는 건 처벌 대상”이라고 말했다. 현행 의료법은 무면허 의료 행위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무면허 쑥뜸 시술로 환자가 다치는 일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 동작구의 한 쑥뜸방에서 복부 쪽에 시술을 받던 조모(28)씨는 2도 화상을 입고, 업주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해당 업주는 한의사 면허가 없는 무자격자로 알려졌다. 부산지법은 지난해 9월 면허 없이 쑥뜸 시술을 하다 환자 다리에 3도 화상을 입힌 60대 여성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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