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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합의할 준비? 이란 협상단장 “배신 몰지말라” 강경파에 서한…대통령은 내주 푸틴 만나

이란의 대미 협상단장인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이 강경파 공개 설득에 나섰다. 협상팀을 뒷받침해온 개혁파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대미 협상 복귀설’ 보도가 나온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다음주 만날 예정이다.

합의할 준비? 이란 협상단장 “배신 몰지말라” 강경파에 서한…대통령은 내주 푸틴 만나

대미 협상단장 맡아온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호전파 매체 ‘카이한’ 편집장에 “협상도 투쟁”

“적과 협상은 책임…‘배신’ 규정은 안일주의”

‘서구지향 아니냐’ 친미 몰이에 “언행 무질서”

매체, 파키스탄·오만에도 “美꼭두각시” 비방

최근 러 국영통신 美-이란 휴전발표 임박 보도

협상파 페제시키안 대통령 러와 정상회담 예정

내주 비슈케크서 열릴 SCO서 푸틴과 6차 대면

이란의 대미 협상단장인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이 강경파 공개 설득에 나섰다. 협상팀을 뒷받침해온 개혁파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대미 협상 복귀설’ 보도가 나온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다음주 만날 예정이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최고지도자 친위 군사조직) 계열 강경파가 협상 노선에 호응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26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과 IRIB 방송에 따르면 갈리바프 의장은 일간지 ‘카이한’의 호세인 샤리아트마다리 편집장이 최근 보내온 서한에 답변서를 써 “우리의 순교한 이맘(전쟁 초기 제거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 지칭)께서도 ‘세계와의 교류는 의존·굴복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여러차례 역설하셨다. 또 ‘협상은 필요할 때마다 힘있는 위치에서, 존엄·지혜·국익을 보존하며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하셨다”고 밝혔다.

카이한은 전임 알리 하메네이 시절까지 최고지도자가 편집장을 임명해온 초강경파로 꼽힌다. 갈리바프 의장은 자신 역시 혁명수비대 출신이라고 피력하는 한편 “협상은 절대적으로 선한 것도 절대적으로 악한 것도 아니다. 그것이 국익을 진전시키고 국민의 권리를 실현하며 부당함을 제거하고 저항의 성과를 공고히하는 수단일 때 의미를 갖는다”며 “대화 역시 필요하다면 투쟁과 저항의 장이며, 그것(투쟁)을 대체하거나 후퇴했단 표시도 아니다”고 했다.

오른쪽부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이란 국영 IRNA 통신 보도사진 갈무리]

그러면서 “선의의 비판과 혁명적 경계심은 필요하다고 믿으나, 성급한 해석과 정치적 분위기 조성이 ‘투쟁과 협상’이란 지하드(성전)의 한 형태에 임하는 이 국토의 병사들을 약화시킨다”며 “이 시점에 적과 협상해야 하는 책임을 회피하고 협상팀의 모든 성과를 ‘배신’이라고 부를 기회를 노리는 건 ‘안일주의’ 그 자체라고 판단했다. 우리는 책임을 짊어져야 하며, 권력의 수단들을 보존하고 보호해야 한다. 그래야 전쟁 성과를 공고히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반체제매체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샤리아트마다리 편집장은 최근 칼럼에서 “갈리바프 의장의 입장이 친(親)서방 및 개혁파 세력과 유사해 보인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냈다. 카이한은 이날 보도에서 지난 24일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과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이 이란 테헤란을 방문해 미국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복귀 협상을 타진한 데 대해서도 “미국의 꼭두각시”들에 의한 “백악관의 기만작전”이라고 맹비난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자신이 “서구 지향주의와 선을 긋는다”면서 “적으로부터 국민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모든 노력이 잘못되도록 ‘타협과 무기력’의 범주로 규정돼선 안 된다”고 했다. 또 “제가 서구 지향주의, 일탈 등과 분명한 선을 그어왔듯 저는 과격주의, 말과 행동의 무질서, 정치적 경건성의 미준수, 국민으로부터의 순수화(배제적 선별), 그리고 (적에 대한 저항과 협상에 관한) ‘선택적인 최고지도자 복종’과도 선을 긋는다”고 카이한 측에 각을 세웠다.

같은날 호세인 모헤비 IRGC 대변인은 “‘미국이 우리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벽을 쳤다. 또 오만과는 통항로 및 해협 해역 ‘수익’에서 차지할 몫을 합의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는 25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이란·파키스탄 소식통을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 자유 항행’을 포함한 미국·이란 간 휴전이 합의돼 며칠 내 공식 발표가 예상된다고 보도한 것과는 온도차가 크다.

한편 IRNA 통신은 이날 카젬 잘랄리 주러시아 이란 대사를 인터뷰해 ‘페제시키안-푸틴 6차 회담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잘랄리 대사는 러시아와의 관계 발전을 강조하고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현재까지 5차례 대면 회담했다. 다음주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정상이 만남으로써 회담 횟수는 6차례로 늘어날 것이다. 양국 대통령은 2년간 현재까지 6차례 전화 통화도 했다”고 말했다.

같은날 중국 신화통신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오는 30일부터 내달 3일까지 비슈케크에서 열릴 SCO 연례 정상회의 참석과 키르기스스탄·이집트 국빈방문을 수행한다고 보도했다. 중·러가 주축이 된 SCO는 2001년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4국과 만든 다자 협의체로 현재 10개국이 회원이다. 지난해 중국 톈진에서 열린 25차 SCO 정상회의엔 중·러·이란 정상을 비롯한 20여개국 지도자 및 국제기구 관계자 10명이 참석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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