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부사장의 독립 경영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지난 1월 이사회를 열고 그동안 김 부사장이 이끌던 유통과 서비스, 기술 부문을 신설 법인으로 인적분할한다고 결의하면서다.
이후 김 부사장은 올해 3월 ㈜한화에서 퇴사하는 등 신설 법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아워홈과 파라스파라 등 굵직한 M&A를 성사시킨 데 이어 최근 파인 다이닝과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김 부사장이 외형 확장을 넘어 개별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라는 숙제까지 해결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김동선 부사장, 독자 경영 기반 구축
지난 2023년 4월 홍콩 내 주요 파이브가이즈 매장 2곳에서 진행된 현장실습에 참여하여 직접 햄버거를 만들고 있는 김동선 부사장. 사진=한화갤러리아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동선 부사장은 지난 3월 31일 자로 ㈜한화 건설 부문 해외사업본부장직에서 물러났다. 김 부사장은 2024년 1월 본부장직으로 선임됐으나 2년 3개월 만에 직책을 내려놓은 것이다. 이는 오는 8월 출범을 앞둔 신설 법인에 집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한화 측은 “현재 인적 분할과 신설 지주 설립을 추진 중인 만큼 관련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화는 지난 1월 이사회를 열고 장남과 차남이 이끄는 방산, 에너지, 금융 등 핵심 사업은 존속 법인에 남기고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테크와 라이프 부문을 떼어내 신설 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인적 분할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한화 3남 중 막내인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그룹에서 가장 먼저 분가할 준비를 마치게 됐다.
한화그룹에서 인적분할해 출범하는 신설 법인의 명칭은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이다. 해당 법인에는 ▲한화비전 ▲한화모멘텀 ▲한화세미텍 ▲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분야와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등 라이프 분야 계열사가 속하게 된다.
이번 인적 분할은 오는 6월 임시주주총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7월 중 완료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한국거래소는 4월 23일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에 대한 재상장 예비심사를 승인했다.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의 설립 예정일은 오는 8월 1일로 같은 달 25일에 코스피에 입성할 예정이다.
한편, 김 부사장은 지난 2015년 한화갤러리아 면세사업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며 유통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2021년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 상무로 발령된 뒤 1년 5개월 만에 전무로 승진했고, 또다시 1년 만인 2023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직에 올랐다.
이 외에도 지난 2019년에는 독일에서 직접 라운지 바와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F&B(식음) 사업 경험을 쌓기도 했다.
외형 확장 넘어 수익성 회복 결실 보나
아사달 홀 전경.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신설 법인 출범까지 3개월여 남은 가운데 김동선 부사장은 신설 법인의 외형 확장을 위한 광폭 행보를 펼치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급식업체 ‘아워홈’과 5성급 리조트 ‘파라스파라’를 차례로 인수했다.
한화갤러리아의 경우 이르면 내년 착공을 목표로 명품관 재건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번 재건축을 통해 매장을 확대하고 하이엔드 브랜드 강화를 통해 매출 증대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실제 재건축 이후 명품관의 영업 면적은 5만9504㎡(1만8000평)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김 부사장의 행보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연 외식 사업이다. 유통, 외식 분야에서의 미래먹거리 발굴에 몰두하던 그는 지난 2023년 미국의 수제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들여왔다. 이후 지난해 5월에는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을 론칭했다.
또 지난달에는 서울 광화문에 ▲고급 한식당 ‘아사달’ ▲중식당 ‘도원·S’ ▲컨템포러리 그릴 다이닝 브랜드 ‘파블로 그릴 앤 바’ 등 하이엔드 레스토랑을 한자리에 모은 파인 다이닝 플랫폼 ‘더 플라자 다이닝’을 공개했다. 아울러 지난 3월에는 한화푸드테크가 운영하는 63빌딩 고층부 레스토랑을 ‘63 스카이라인 다이닝’으로 재단장해 오픈했다.
관건은 수익성이다. 통상 파인 다이닝의 경우 재료와 인건비가 높아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 벤슨 등 이외 브랜드도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수익성 검증이 더 필요한 상황이어서다. 실제 한화푸드테크의 경우 지난해 1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도 영업손실인 110억원에서 그 손실 폭이 더 커진 것이다.
이 밖에도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 2조4497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3% 감소하며 수익성이 다소 둔화한 모습을 보였다.
신설법인 출범을 앞두고 김동선 부사장의 독자 경영에 속도가 붙고 있는 가운데, 김 부사장이 사업 확장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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