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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풍향계/ 지금, 충북 연극의 르네상스

요즘 충북 연극계를 바라보고 있으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충북 연극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지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풍향계/ 지금, 충북 연극의 르네상스

▲ 한정수 중원대 연극영화학과 교수

요즘 충북 연극계를 바라보고 있으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충북 연극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지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올해 충북 연극계가 전국 무대에서 거둔 성과만 살펴봐도 그렇다. 제30회 대한민국청소년연극제에서 충북 대표로 출전한 청주중앙여자고등학교 연극동아리 ‘당찬아해’는 학생 창작극 <우리는 단지 다르게 느낄 뿐>으로 단체 금상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은상에 이어 2년 연속 전국 무대에서 거둔 값진 성과다.

전문 연극인들의 성과는 더욱 눈부시다. 제44회 대한민국연극제 부산에서 충북 대표로 참가한 극단 늘품은 <모스크바의 바다>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여기에 여자연기상, 남자연기상, 신인연기상, 무대예술상까지 휩쓸며 5관왕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시민들의 연극도 빛났다. 대한민국연극제 시민연극제에 참가한 충북의 직장인 극단 이바디 역시 우수상과 연기상을 수상했다. 청소년에서 시민극단, 전문극단까지 충북 연극의 여러 층위에서 동시에 전국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물론 충북 연극의 저력은 올해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연극제와 그 전신인 전국연극제에서 충북의 극단들은 올해까지 대통령상을 네 차례 수상하는 등 수많은 단체상과 개인상을 거머쥐며 경쟁력을 증명해 왔다. 지역의 작은 연습실과 무대에서 묵묵히 작품을 만들어 온 연극인들의 시간이 쌓여 오늘의 성과를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이 성과를 다음 단계로 이어갈 필요가 있다. 그다음 무대는 바로 ‘2028 대한민국연극제 청주 유치’였으면 한다.

청주는 대한민국연극제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2016년 기존 전국 연극제가 서울을 포함한 전국 16개 시·도가 참여하는 대한민국연극제로 새롭게 출범했을 때, 역사적인 제1회 대회가 열린 곳이 바로 청주였다. 청주예술의전당과 청주시 일원에서 20일간 전국의 연극인과 관객이 함께했고, 공연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지며 도시 전체가 하나의 무대가 되었다.

12년이 흐른 2028년, 대한민국연극제가 다시 청주에서 열린다면 그 의미는 남다를 것이다. 지금 충북에는 전국 무대에서 인정받는 청소년들이 있고, 생활 속에서 연극을 만들어가는 시민들이 있으며, 대한민국 최고의 무대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전문 극단이 있다. 개최 경험과 창작 역량, 세대를 잇는 연극의 기반까지 모두 갖춘 셈이다.

대한민국연극제는 연극인들만의 축제도 아니다. 연극은 배우와 연출뿐 아니라 무대미술, 조명, 음향, 의상, 분장, 음악, 영상 등 다양한 분야가 결합하는 종합예술이다. 대한민국연극제의 개최는 지역의 다양한 문화예술인들에게 새로운 창작과 협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공연예술의 기반을 한층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전국의 극단과 공연 관계자, 관객들이 청주를 찾으면 숙박과 음식, 교통, 관광 등 지역 상권에도 활력이 더해진다. 더 중요한 것은 도시가 얻게 될 문화적 이미지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도시에는 문화가 있다. 대한민국연극제가 다시 열린다면 청주는 전국의 연극인과 관객이 찾는 ‘공연예술이 살아 있는 도시’라는 문화적 자산을 한층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유치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현재 2028 대한민국연극제 유치를 놓고 여러 지역의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충북연극협회 역시 청주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협회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충청북도와 청주시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고, 지역 문화예술계와 대학, 기업, 언론의 협력도 뒤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도민과 시민의 관심과 응원이 함께해야 한다.

지금 충북 연극은 참 좋은 순간을 맞고 있다. 이 흐름을 몇 개의 상장과 트로피로만 남겨두기에는 너무 아깝다. 2016년 대한민국연극제의 첫 막을 올렸던 청주가 12년 만인 2028년 다시 대한민국 연극의 중심이 되기를 기대한다. 올해의 성과가 축제로 이어지고, 그 축제가 도시의 문화가 되고, 마침내 시민의 자부심이 되었으면 한다.

막은 이미 올랐다. 이제 그 무대를 다시 충북으로 가져올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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