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행선지가 경기 평택을로 확정됐다. 조국 대표는 이곳을 진보 진영 험지로 규정하며 ‘국민의힘 제로’를 내걸었지만 ‘쉬운 곳을 택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진다. 진보 진영 후보 난립으로 표가 분산될 경우 국민의힘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4월 14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6.3 재보궐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 평택을 출마’를 밝히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청년층 유입으로 상황 변해”
조국 대표는 4월 1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 평택을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조 대표는 “백척간두에서 몸을 던지겠다는 저의 결심을 국민들께서 뜨겁게 받아주셨고, 그 힘으로 ‘3년은 너무 길다’를 실현했다”며 “이제 ‘국민의힘 제로’와 ‘부패 제로’를 실현하기 위해 백척간두에서 한 걸음 내딛는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혁신당 13번째 국회의원이 돼 집권 민주당 소속 의원보다 뜨거운 마음으로 ‘내란 완전 종식, 진짜 개혁 완수’라는 시대적 과제를 책임지고 실천하겠다”며 “검찰개혁 법안이 제대로 만들어지는데 조국혁신당이 큰 역할을 했던 것처럼 개혁의 강도가 약해지는 것을 막고, 내란 이후의 대한민국을 위한 입법과 정책으로 국민주권정부(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더 강력하게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이어 조 대표는 “지난 19·20·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내리 승리한 곳으로 민주개혁 진영에게 험지 중의 험지”라고 강조했다. 이는 출마 지역 확정이 늦어지면서 불거졌던 ‘지역구 쇼핑’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발언으로 읽힌다. 조 대표는 4월 8일에도 “보통 국민의 시각에서 봤을 때 쉬워 보이는 곳은 택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출마 지역 확정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원래 계획은 한 달 반 전에 선언을 하려 했다”며 “민주당에서 합당 제안을 하면서 저희 당 모든 스케줄이 어그러졌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합당 제안 뒤) 민주당 내부에서 분란이 나고,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저와 조국혁신당을 공격한 일이 일어난 다음에 (합당이) 무산되지 않았나”며 “그 여파가 조국혁신당에 컸다. 한 달 이상 정당 활동이 사실상 정지된 상황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조 대표는 평택을에서 ‘국힘 제로’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3년은 너무 길다’라는 구호에서부터 이어져 온 혁신당의 ‘내란청산론’을 앞세웠다. 평택을에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앞세운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출마한 상태다. 국민의힘에서는 평택을에서 내리 3선을 한 유의동 전 의원이 경선을 치르고 있다.
조 대표는 “저 조국만이 유일하게 이러한 극우 내란 정치세력을 모두 격퇴하고, 민주개혁 진영의 확실한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며 “반드시 승리해서 평택의 정치를 바로 세우고 민주개혁 진영의 지평을 넓히겠다”고 약속했다.
평택을에 대해서는 ‘교통-주거-돌봄’ 세 가지 핵심 민생을 해결해 ‘경기도 내 삶의 질 1위 도시 평택’의 기반을 닦겠다고 했다. 조 대표는 “저 조국 평택에 연고가 없다”면서도 “평택을 도약시킬 비전과 정책, 그리고 이를 실행할 능력만큼은 누구보다 앞선다고 감히 자부한다. 연고를 넘어선 실력으로, 지연을 넘어선 가치로, 평택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평택의 현안이 곧 국가적 과제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차기 대권주자’라는 자신의 체급을 강조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4월 14일 6·3 재보궐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저 조국만이 유일하게 이러한 극우 내란 정치세력을 모두 격퇴하고, 민주개혁 진영의 확실한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박은숙 기자
그러나 조 대표의 출마선언문은 ‘원 포인트 프로젝트 정당’ 혁신당의 태생적인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국민의힘 제로’가 핵심 구호라는 점은 결국 혁신당이 ‘검찰개혁’ ‘내란청산’ 외에는 다른 가치와 정책 비전을 찾지 못했다는 점을 방증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혁신당이 정책 비전으로 제시한 ‘사회권 선진국’ 구호는 추상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반응이 많다. 조 대표는 당대표 출마 선언 때도 이번 지선 목표는 ‘내란 세력 청산’이라고 밝혔다.
‘양지를 찾아갔다’는 비판도 계속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 평택을은 더 이상 진보 진영 험지가 아니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평택병을 지역구로 둔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그곳이 지난 총선에서도 압승했고, 대선에서도 압승했다”며 “신도시에서 젊은 층이 많이 유입되고 삼성전자 옆에 고덕국제신도시 인구가 유입돼 험지는 아니다. 그렇게 따지면 하남이 훨씬 더 험지”라고 꼬집었다.
평택 지역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미군 기지가 있는 팽성읍 등 농촌 지역은 보수세가 ‘6 대 4’ 수준으로 강하다. 그러나 농촌 지역 인구는 자연 감소하고 있지만, 청북읍·고덕면 등은 청년층 유입으로 진보 지지세가 강해지는 추세다. 이 관계자는 “보수적인 지역은 맞았다. 그러나 약 8년 전부터 인구가 증가하면서 상황이 변했다”며 “여가기 무슨 험지인가. 결격 사유 있는 사람 빼고 (진보 진영에서) 누가 나와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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