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달 중 전 국경선에서 대남 확성기를 가동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남북 간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우리 군도 모든 수단을 열어두고 비례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약 1년 4개월 만에 확성기 심리전이 재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전라 Insight에서는 군사적 대치와 정보전부터 남북 병사들의 우정, 전쟁을 막기 위한 공조까지 분단된 한반도의 현실을 다양한 시선으로 그린 영화 4편을 소개한다.
△ 분단의 경계를 넘어선 병사들의 우정 ‘공동경비구역 JSA’/ 넷플릭스·디즈니+·쿠팡플레이/ 2000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북한 초소에서 북한군 병사 2명이 숨지는 총격 사건이 발생한다. 총상을 입은 채 남측으로 돌아온 이수혁 병장은 자신이 북한군에게 납치됐다가 탈출하는 과정에서 총을 쐈다고 주장하지만, 북한 측은 그가 먼저 초소에 들어와 공격했다고 반박한다. 남북의 주장이 엇갈리자 중립국감독위원회 소속 소피 장 소령이 진상 조사에 나선다. 사건을 파헤칠수록 남북 병사들 사이에 감춰진 우정과 그날 밤의 비극이 모습을 드러낸다. 군사분계선이라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나눈 청년들을 통해 분단이 남긴 상처를 보여준다.
△ 남북을 오간 첩보원의 위험한 선택 ‘공작’/ 웨이브·애플TV·왓챠·티빙 / 2018
북핵 위기가 고조되던 1990년대, 국가안전기획부 요원 박석영은 북한의 핵 개발 실체를 파악하라는 임무를 받는다. 그는 ‘흑금성’이라는 암호명 아래 대북 사업가로 위장해 중국 베이징에서 활동하며 북한 고위층에 접근한다. 오랜 시간에 걸쳐 신뢰를 얻은 그는 마침내 북한 권력의 핵심부까지 들어가지만, 남한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남북 지도층 사이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거래를 알게 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총격전보다 인물들의 대화와 심리전에 집중하며, 국가의 명령과 개인의 신념 사이에서 흔들리는 첩보원의 선택을 묵직하게 그렸다.
△ 전쟁을 막기 위해 손잡은 남과 북 ‘강철비’ / 넷플릭스·웨이브·쿠팡플레이·U+ / 2017
북한에서 쿠데타가 발생한 가운데 최정예요원 엄철우는 치명상을 입은 북한 1호와 함께 남한으로 내려온다. 북한이 대한민국과 미국을 상대로 선전포고하고 남한에도 계엄령이 선포되면서 한반도는 전쟁 직전의 위기에 놓인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한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곽철우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엄철우에게 접근한다. 서로 다른 체제에서 살아온 두 사람은 처음에는 충돌하지만 핵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 아래 힘을 합친다. 남북 관계와 핵 위기를 긴박한 액션 속에 담아내면서 평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질문하는 작품이다.
△ 잠수함에 갇힌 남북미 정상 ‘강철비2: 정상회담’ / 웨이브·U+·쿠팡플레이 / 2020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대한민국 대통령과 북한 최고지도자, 미국 대통령이 북한 원산에서 정상회담을 연다. 그러나 비핵화 방식과 각국의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협상은 좀처럼 진전되지 않는다. 그때 평화협정에 반대하는 북한 강경파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세 정상을 핵잠수함에 감금한다. 좁은 잠수함 안에서 대립하던 세 정상은 전쟁으로 번질 수 있는 위기를 막기 위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남북 관계를 넘어 미국과 주변국의 이해관계가 얽힌 한반도 정세를 가상의 정상회담과 잠수함 액션으로 풀어낸 정치·군사 영화다.
[전라 Insight] 추천 책…낯선 길 위에서 발견하는 삶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 낯선 곳으로 향하는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만나는 것 이상의 경험을 남긴다. 처음 걷는 길과 예상하지 못한 순간, 우연히 마주친 사람들은 때로 자신과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된다. 어디로 떠났는지보다 그곳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기도 한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새로운 세상과 마주하고 싶다면, 책장을 넘기며 저마다 다른 여행의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 어쩌다 이집트, 간 김에 요르단 / 한준호·김은주
교사로 함께 근무했던 부부가 이집트와 요르단을 17일 동안 배낭여행하며 보고 느낀 순간들을 담은 여행 에세이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에서 시작해 나일강과 아부심벨 신전, 페트라와 와디럼 사막까지 고대 문명의 흔적과 장엄한 자연을 따라 여정을 이어간다. 사막을 가득 채운 별빛과 낯선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길 위에서 부부가 나눈 대화와 소소한 에피소드도 생생하게 펼쳐진다. 70여 개국을 여행한 두 사람은 은퇴 후에도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며 여행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떠날 때는 무언가를 보러 가지만 돌아올 때는 무언가를 마음에 담아 온다는 여행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작가가 오랜 시간 여러 곳을 여행하며 겪은 경험과 생각을 통해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를 풀어낸 산문집이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던 여행과 낯선 도시에서의 기억,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과 돌아온 뒤 달라진 일상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행은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이면서 동시에 익숙한 자신을 떠나 새로운 자신과 만나는 과정이기도 하다. 떠남과 돌아옴을 반복하는 인간의 모습을 문학과 삶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풀어내 여행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힌다. 어디를 여행했는가보다 여행이 우리에게 무엇을 남기는지 천천히 생각해보게 한다.
△ 여행의 기술 / 알랭 드 보통
여행지를 소개하는 대신 우리가 왜 여행하고 무엇을 바라봐야 하는지 질문하는 여행 에세이다. 출발을 기다리는 설렘부터 낯선 풍경을 마주하는 순간과 여행에서 돌아온 뒤의 일상까지 여행의 여러 장면을 철학적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보들레르와 플로베르, 워즈워스, 고흐 등 작가와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따라가며 풍경을 바라보고 기억하는 방법도 이야기한다. 유명한 관광지를 찾아가는 것만큼 주변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경험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멀리 떠나지 않더라도 익숙한 풍경을 여행자의 눈으로 바라볼 때 새로운 세계를 발견할 수 있음을 일깨운다.
△ 내 옆에 있는 사람 / 이병률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과 풍경, 그 순간 마음에 남은 감정을 섬세한 문장과 사진으로 담아낸 여행 산문집이다. 낯선 도시와 길을 걷는 동안 스쳐간 사람들의 표정과 우연히 나눈 대화, 오래 마음에 머문 순간들을 하나씩 꺼내놓는다. 여행지의 화려한 볼거리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생겨나는 감정과 관계에 눈길을 두며 여행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목적지를 향해 서두르기보다 잠시 멈추고 주변을 바라볼 때 비로소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도 전한다. 여행이 새로운 장소를 만나는 일인 동시에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마음에 담는 과정임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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