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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페이커 “국민께 자부심 드리고 싶다”…2026 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 출정식 [쿠키 현장]

“(지켜보는 국민에게) 자부심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개인적으로 이번 아시안게임은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할 것 같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e스포츠 국가대표 출정식에서 국가대표 선수단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김정후 기자

“(지켜보는 국민에게) 자부심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개인적으로 이번 아시안게임은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할 것 같다.”

‘페이커’ 이상혁은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 큐브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e스포츠 국가대표 출정식에서 태극마크를 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국e스포츠협회(KeSPA)는 이날 출정식을 열고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경과와 향후 훈련 계획을 발표했다. 현장에는 관계자 및 국가대표 선수와 지도자 40명이 참석했다. 당초 선수단 41명 전원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제5인격 김재연은 개인 사정으로 자리하지 않았다.

태극마크 단 LoL 국가대표 입장|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 출정식. 쿡깸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치러지는 것은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대회에는 11개의 금메달이 걸렸다. 이 가운데 한국은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포켓몬 유나이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아시안게임 버전 △아너 오브 킹즈 △제5인격 아시안게임 버전 △대전 격투 △그란 투리스모7 △eFootball △뿌요뿌요 챔피언스 등 9개 메달 종목에 출전한다.

한국 대표팀은 출전하는 모든 종목에서 메달 획득을 목표로 한다. 롤과 대전 격투,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그란 투리스모7, 뿌요뿌요 챔피언스에서는 금메달을 노린다. eFootball과 포켓몬 유나이트는 은메달, 아너 오브 킹즈와 제5인격은 각각 동메달을 목표로 제시했다.

출정식은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의 인사말로 문을 열었다. 김 회장은 “아이치와 나고야의 하늘 아래서 대한민국 e스포츠의 저력을 아낌없이 보여달라”며 “부상 없이 최선을 다해 값진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어진 출정 보고에서는 국가대표팀 슬로건 ‘See The Unseen’의 의미가 소개됐다. 이승연 한국e스포츠협회 전략사업본부장은 e스포츠가 제도권 밖에서 출발해 현재의 관심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슬로건에 담았다며 “선수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쌓아온 시간과 노력에 주목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출정식 현장에 마련된 응원 공간에 팬들이 선수들이 응원하는 말을 남겼다. 김정후 기자

소속팀 넘어 ‘팀 코리아’로

출정식이 시작되기 전부터 행사장에는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을 직접 응원하려는 팬들이 모였다. 평소 응원하는 소속팀은 달랐지만 이날만큼은 모두 ‘팀 코리아’를 향해 목소리를 모았다.

성남에서 온 김모(23)씨는 한화생명e스포츠의 ‘구마유시’ 이민형과 T1의 ‘케리아’ 류민석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두 선수는 지난해까지 T1에서 함께 뛰었지만 올해부터 서로 다른 팀에서 경쟁하고 있다.

김씨는 “두 선수가 작년까지는 같은 팀에서 뛰었지만 올해는 다른 팀에서 뛰게 됐다”며 “이번에 국가대표라는 자리를 통해 함께 뛰게 된다는 소식에 기뻐서 응원하러 왔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LCK 플레이오프가 진행되고 있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소속팀을 대표해 서로 경쟁하는 동시에 태극마크 아래에서는 한 팀으로 호흡을 맞춰야 한다.

이상혁은 이날 출정식에서 “프로로서 본인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합숙을 하고 훈련한다면 국가대표로서 최선을 다하고 T1 플레이어로서는 상대로서 플레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펜딩 챔피언인 롤 대표팀은 대회 2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강동훈 감독은 “경쟁 상대가 누구든지 간에 선수들과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다 같이 달려가고 있다. 금메달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이상혁도 “아시안게임은 게임을 좋아하는 팬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도 보는 경기라고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안겨드릴 수 있는 대회이고 기회라고 생각해서 더 많은 책임을 느낀다”고 전했다.

불혹 넘긴 ‘무릎’부터 유일한 여성 선수까지

대전 격투 종목에 출전하는 철권 베테랑 ‘무릎’ 배재민은 프로 생활 중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오랜 선수 생활에서 쌓은 경험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았다.

배재민은 “격투 게임은 피지컬도 중요하지만 심리적인 부분도 중요하다. 바로 경험치”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내일부터 부산에 내려가서 한 달 정도 합숙을 한다.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 나고야까지 이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배재민은 “4년 후에도 열릴 아시안게임에서 격투 게임이 지속적으로 종목으로 채택되려면 아무래도 이번에도 격투 게임에서 금메달이 나와야 하지 않나”라며 “개인적으로 게이머 생활에 큰 업적을 남기고 싶다. 이번에 그 발판을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5인격 대표팀에는 이번 e스포츠 국가대표 선수단의 유일한 여성 선수인 박소연이 이름을 올렸다.

박소연은 “선발 당시에 혼자 여자 선수란 걸 몰랐다”며 “길을 잘 닦아둬야 게임을 좋아하고 잘하는 여성 선수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익숙한 게임도, 낯선 게임도 메달 도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대표팀은 지난 항저우 대회 은메달을 넘어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윤상훈 감독은 “항저우의 경우 리그에서 하던 배틀로얄 버전이 아니었다”며 “이번에는 잘 알고 있는 버전이고 선수들 자체도 국내 올스타로 꾸렸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켓몬 유나이트와 뿌요뿌요 챔피언스, 제5인격, 그란 투리스모7 등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무대에 오른다.

포켓몬 유나이트의 이지환은 “간단하게 설명하면 포켓몬으로 하는 롤”이라며 “롤보다는 교전이 자주 발생한다. 이런 부분을 위주로 보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뿌요뿌요 챔피언스의 강동신도 “규칙은 간단하지만 바둑처럼 다양한 전략을 이용할 수 있고, 플레이어의 스타일에 따라 확연히 차이를 보인다”며 종목의 매력을 소개했다.

그란 투리스모7의 김영찬은 하루 최대 10시간씩 훈련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카레이서로도 활동하는 그는 자동차 경주와 시뮬레이싱이 운전석에 앉아 페달을 밟는 동작뿐 아니라 경기에서 느끼는 긴장과 압박까지 닮았다며 “서로 도움이 되는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각자의 게임을 연마해온 국가대표 선수들은 오는 9월 아이치·나고야에서 메달 사냥에 나설 예정이다.

김정후 기자 kj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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