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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멜로니 조롱에 이탈리아 외교장관 방미 취소 ‘맞불’
입력:
2026-06-20 17:01
‘우파 동맹’이었지만 호르무즈 해협과 교황 관련 문제에 이견 보이며 관계 악화
지난 16~17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환담을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에 대해 막말을 한 후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이 미국 방문을 취소하는 등 양국 관계가 한층 악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LA7’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당시 우크라이나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난데 없이 멜로니 총리를 언급하면서 “멜로니가 나랑 사진을 찍어달라고 애걸했다. 안쓰러운 마음에 찍어줬다”고 말했다. 방송사는 원본 영어 오디오가 아닌 더빙 버전의 대화를 온라인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멜로니 총리는 즉각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트럼프의 발언은 완전히 날조됐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을 상대로 이런 저급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이탈리아와 나는 결코 누구에게도 애걸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 파장’ 이후 이탈리아 정계는 멜로니 총리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 전반이 총리를 지지하고 나선 가운데,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이번 사태를 “이탈리아에 대한 심각한 공격”으로 규정했다. 타야니 장관은 항의의 표시로 이번 주말 예정됐던 미국 방문을 전면 취소하고,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도 보이콧했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유럽 정상 중 유일하게 참석했을 정도로 두터운 친분을 자랑해 왔다. 그러나 한때 ‘우파 동맹’으로 굳건했던 양국 관계는 최근 여러 정책적 이견으로 인해 갈등 국면에 접어들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안보 위기 상황에서 이탈리아가 나토(NATO) 회원국들과 함께 실질적인 지원에 동참하지 않는다며 공세를 펼쳤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레오 14세 교황을 향해 “형편없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자, 멜로니 총리가 “용납할 수 없다”며 교황을 적극 옹호하고 나선 점도 양국 간의 감정의 골을 깊게 만들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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