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83)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기밀문서 유출 혐의 수사와 연관된 육성 녹음파일 및 녹취록을 공개하지 말라며 미국 법무부에 소송을 걸었다.
26일(미 동부 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과거 전기(傳記) 대필작가와 나눈 대화 녹취가 공개되는 것을 막아달라며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미 법무부가 다음달 15일 미 하원 법제사법위원회와 보수진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에 바이든 전 대통령의 육성 오디오 파일과 대화 녹취록을 제출하기로 하자,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번 소송은 헤리티지 재단이 2024년 정보공개법(FOIA)에 따라 요청한 내용에서 비롯됐다. 바이든 변호인단은 해당 녹취 등이 ‘공공기록법(PRA)상 비공개 대상’이라고 주장(바이든 행정부 시절)했던 법무부 입장이 후퇴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의 사생활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6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권운동 지도자 제시 잭슨 목사의 삶을 기리는 추모 예배에서 연설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변호인단은 소장에서 “현직 또는 전직 부통령을 포함한 모든 미국인은 자기 집 안에서 나눈 개인적인 대화에 대해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며 미 법무부가 형사 수사 과정에 취득한 개인정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보호할 ‘특별한 책임’을 진다고 강조했다.
소송 쟁점인 녹취(록)는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16~2017년 자택에서 전기작가 마크 즈워니처와 가진 인터뷰 녹음과 녹취록이다. 즈워니처는 2권의 바이든 회고록 작업을 함께 한 인물이다. 녹취파일 등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상원의원 및 부통령 시절 다룬 기밀문서 유출 혐의를 수사한 로버트 허 특별검사가 사건 조사 일환으로 확보해 세밀하게 검토한 자료로 알려졌다.
허 특검은 1년간 수사 후 345쪽 분량 보고서에서 당시 81세이던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해 고령과 인지능력 의문을 제기하며 기밀유출 혐의로 기소를 권고하지 않기로 결론냈다. 법정에서 그는 기소하기에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주장을 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 측은 특검과의 인터뷰 녹취 공개도 막아서왔다. 2024년 백악관이 행정특권을 행사해 바이든-허 녹음파일을 의회로부터 보호하자, 하원에선 메릭 갈랜드 당시 법무장관을 의회모독죄로 기소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결국 연방검사들이 5시간 심문한 녹취록은 같은해 공개됐는데, 바이든은 ‘기밀정보를 진중하게 다뤘다’던 입장과 달리 모호·부실한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시간으로 27일 오전 트루스소셜을 통해,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부통령시절 기밀유출 혐의 수사 관련 녹취 공개를 막아달라고 법무부에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들어 “부패 정치인”이라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SNS 트루스소셜 갈무리]
바이든 변호인단은 트럼프 2기 행정부로 정권이 교체된 뒤 “법무부가 그 입장을 뒤집었다”고 정치적 결정으로 규정하고도 있다. 변호인단은 소장에서 “(지난 2월) 국무부는 입장을 바꾼 이유에 대한 어떠한 공식적인 설명도 없이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정보공개 소송한 원고들에게 음성 녹음파일과 녹취록을 공개할 의사를 통보했다”고 지적했다.
또 “5월 5일 법무부 차관실은 변호사를 통해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법무부가 일부 내용을 삭제한 자료를 6월 15일에 헤리티지 재단 원고들과 의회에 공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통보했다”고 문제시했다. 미 NBC 방송은 “법원의 개입이 없다면 해당 자료는 6월 15일에 공개될 것”이라고 주목했다.
도널드 트럼프(79) 미 대통령은 27일 트루스소셜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의 법무부 제소를 가리켜 ““부정직(부패)한 정치인”(A Crooked Politician)이라고 비난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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