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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통합시대 지역 현안 현주소] 달빛철도 감감무소식

군공항 이전, 무안공항 정상화, AI산업 육성, 국립의대 설립, 달빛철도 등 광주·전남의 미래를 좌우할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통합시대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문제는 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는...

[통합시대 지역 현안 현주소] 달빛철도 감감무소식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지역사회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통합은 행정구역을 하나로 묶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군공항 이전, 무안공항 정상화, AI산업 육성, 국립의대 설립, 달빛철도 등 광주·전남의 미래를 좌우할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통합시대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문제는 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는 사이, 지역의 미래와 직결된 현안들은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쌓여 있다는 점이다. 어떤 사안은 상생의 디딤돌이 될 수 있지만, 또 다른 사안은 갈등을 키우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본보는 창간 22주년을 맞아 통합시대 지역 현안을 다시 묻는다. 통합의 기대와 과제를 함께 짚으며, 주요 현안들이 광주·전남 공동 번영의 발판이 될지, 새로운 충돌의 불씨가 될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지난해 달빛철도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각 지역 단체장들이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전남·광주 행정통합을 앞두고 지역 미래를 가를 핵심 현안 가운데 하나로 달빛철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철도는 영호남 화합의 상징을 넘어 남부권 동서축 교통망을 완성할 국가철도 사업으로 평가받지만, 특별법 제정 이후에도 사업의 출발점인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늦어지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통합시대 광주·전남이 새로운 교통지형을 어떻게 그릴 것인지와 맞물려, 달빛철도가 지역의 실질적 성장축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달빛철도는 대구의 옛 지명인 ‘달구벌’과 광주의 옛 지명인 ‘빛고을’을 딴 동서횡단 철도다. 총연장 198.8㎞ 규모로 광주와 대구를 1시간대로 잇는 것을 목표로 한다. 노선은 광주권과 대구권을 중심으로 전남 담양, 전북 순창·남원·장수, 경남 함양·거창·합천, 경북 고령 등을 경유하는 구상이다. 이 사업은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며 국가 계획에 포함됐고, 이후 지역 정치권과 지자체가 공동 대응에 나서며 추진 동력을 키워왔다.

사업 추진의 전환점은 2024년 특별법 제정이었다. ‘달빛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은 2024년 2월 공포돼 같은 해 8월 14일 시행됐고, 시행령과 시행규칙도 마련됐다. 특별법은 달빛철도 건설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필요할 경우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할 수 있는 길도 열어뒀다. 국회에서 다수 의원이 공동발의에 참여할 만큼 정치권의 초당적 공감대도 형성됐다. 지역에서는 이를 두고 달빛철도가 상징사업을 넘어 실제 사업으로 넘어가는 계기라고 평가했지만, 법 제정만으로 곧바로 착공 단계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철도 노선도.

현재 달빛철도의 가장 큰 변수는 예타 면제 확정 여부다. 국토교통부는 2024년 기획재정부에 예타 면제 요구서를 제출한 뒤 후속 절차를 밟아왔지만, 2026년 4월 현재까지 면제 확정 발표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2025년 정부 예산안에는 달빛철도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 85억 원이 반영됐지만, 국토교통부 전체 철도기본계획 수립 항목에 담긴 이른바 풀 예산 방식이어서 예타 면제가 확정되지 않으면 실제 사업 집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별법까지 마련됐지만 핵심 관문은 아직 넘지 못한 셈이다.

사업비 부담도 여전하다. 초기에는 약 4조 5000억 원대 사업으로 제시됐지만, 이후 물가 상승과 사업 방식 조정, 단선·복선 여부 등에 따라 추정 사업비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2024년 광주시와 대구시는 달빛철도를 단선 일반철도 방식으로 우선 추진하는 방향을 택했고, 당시 광주시는 단선으로도 인적·화물 수요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역 안팎에서는 향후 사업비 증가와 경제성 논란이 여전히 변수라는 시각이 많다. 결국 달빛철도는 상징성과 균형발전 논리만으로는 부족하고, 재정 부담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가 함께 요구되는 사업으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광주와 대구, 경유 지자체들이 달빛철도 추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수도권 중심의 남북축 교통망에서 벗어나 남부권 동서축 연결망을 만들 수 있는 드문 국가철도 사업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구시와 광주시는 지난해 공동성명을 내고 예타 면제 조속 확정을 촉구했고, 관련 지자체들도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사업 필요성을 거듭 강조해 왔다.

광주 북구 무등로에 위치한 광주선의 철도역인 광주역.

전남·광주 통합이라는 흐름 속에서 보면 달빛철도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행정통합이 지역 내부의 행정 경계를 허무는 작업이라면, 달빛철도는 통합 이후 광주·전남이 외부와 어떻게 연결될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노선이기 때문이다. 통합특별시 출범 뒤 광주·전남이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재편되더라도, 외연을 넓힐 광역 교통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통합의 체감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달빛철도는 통합 그 자체의 사업은 아니지만, 통합시대 광주·전남이 남부권 교통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에 가깝다. 이 사업이 현실화되면 광주·전남은 대구를 축으로 한 영남권과의 연결성을 높이면서 동서축 교류의 중심축을 갖게 된다. 이는 산업·관광·물류·문화 교류 확대와도 맞닿아 있다.

광주~대구내륙철도 종점인 서대구역.

광주 내부에서는 달빛철도가 광주역의 역할 회복과도 연결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KTX 기능이 광주송정역에 집중된 뒤 광주역은 도심 거점역임에도 역할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달빛철도가 광주역과 광주송정을 함께 잇는 축으로 자리 잡을 경우, 광주역을 다시 도심 철도거점으로 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광주시는 이미 광주선 지하화와 상부 개발 방안 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며, 광주역과 광주송정역을 잇는 광주선 활용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달빛철도는 단순히 새 노선을 하나 놓는 문제가 아니라, 광주 도심 철도체계와 역세권 기능을 어떻게 재편할지와도 연결돼 있다.

특별법과 시행령, 시행규칙까지 마련됐지만 예타 면제 확정과 기본계획 착수, 안정적 재원 확보라는 실제 관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광주·전남 통합시대를 앞둔 지역 입장에서는 달빛철도가 영호남 화합의 상징에 머무를지, 아니면 남부권 교통·산업 지형을 바꾸는 실질적 노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편 광주시는 기획재정부의 예타 면제 결정을 기다리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중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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