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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테크 아리랑] AI는 선택 아닌 필수...'K게임' 성공 신화는 계속될 수 있...

반도체와 클라우드, 플랫폼과 데이터, 에너지와 지정학이 복잡하게 얽힌 시대 속에서 이들은 어떠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음 고비를 넘어설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하고 있다. 테크M은 창간 6주년을 맞아 한국적...

[테크 아리랑] AI는 선택 아닌 필수...'K게임' 성공 신화는 계속될 수 있...

효율성 위한 선택? AI로 게임의 '재미'도 키운다

한국의 테크 기업들은 AI라는 거대한 변곡점 앞에서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반도체와 클라우드, 플랫폼과 데이터, 에너지와 지정학이 복잡하게 얽힌 시대 속에서 이들은 어떠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음 고비를 넘어설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하고 있다. 테크M은 창간 6주년을 맞아 한국적 정서를 담은 기획 시리즈 '테크 아리랑' 6편을 게재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격랑 속에서 국내 테크 기업들이 지닌 강점과 한계를 짚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 나가는 여정을 따라가본다. <편집자주>

/그래픽=GPT 생성

전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인공지능(AI) 열풍은 국내 대표 콘텐츠 산업인 게임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임 기업들의 AI 기술력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특히 '종합예술'인 게임은 단순 작업에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용자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논플레이어블캐릭터(NPC), 음성으로 작동하는 게임 등 독특한 시도로도 이어진다. 이미지, 텍스트, 오디오가 연계되는 '멀티모달 AI'에 강하다는 점을 살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기도 한다. AI를 가장 적극적으로, 가장 잘 활용해야 하는 분야가 바로 'K-게임'이다.

AI, 선택 아닌 필수...개발자 87% 활용

"AI를 통해 분석의 깊이와 판단의 속도를 높이고, 업무 전반의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AI는 이제 선택이 아닌, 경쟁력의 격차를 결정짓는 기준입니다."

게임산업의 '글로벌 파이오니어(개척자)', '트렌드 세터'로 통하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AI를 활용한 업무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AI의 중요성을 역설한 게임업계 리더는 방준혁 의장뿐만이 아니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는 올해 초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보고회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AI 활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중국이나 미국과 같은 대규모 인력을 투입하는 산업에 대적하려면 AI 역량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GDC26'이 열리는 모스콘 센터 웨스트 홀 로비에 마련된 구글 클라우드 부스에서 관람객이 AI를 활용한 게임 시연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조성준 기자

실제로 지난해 8월 구글 클라우드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게임 개발자 615명 중 87%가 개발 과정에 AI를 활용하며, 그중 약 95%는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 AI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생산성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AI 도구를 활용하는 일은 보편적인 현상이 된 셈이다. 유해한 이용자, 치트, 봇(매크로)를 차단하거나 지역에 맞게 현지화하는 등 성공적으로 게임을 운영하는 데에도 AI가 널리 활용된다.

다수의 국내 대형 게임사는 일찍이 AI의 효용성을 알아보고 자체 개발조직을 뒀다. 대표적인 예가 게임업계 '맏형'으로 불리는 엔씨다. 엔씨는 지난 2011년 AI 연구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설립해 현재의 '엔씨AI'로 발전시켰다. 넥슨은 2017년 AI를 활용하기 위한 인텔리전스랩스를, 넷마블도 2018년 AI 전담 연구조직을 설립했다. 지난해 'AI 퍼스트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크래프톤도 일찌감치 딥러닝 팀을 중심으로 AI 개발에 뛰어들었다.

효율성 아닌 '재미' 위한 AI...흥행으로 이어져

AI는 생산성을 높이는 데만 한정되어 사용하지는 않는다. 크래프톤의 코-플레이어블캐릭터(CPC)는 AI를 활용해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는 일종의 NPC로, 게임의 본질인 '재미'를 추구한 예다. 지난해 출시된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에 '스마트 조이'라는 이름의 CPC가 도입됐고, 대표작인 배틀그라운드에도 CPC 모델 '펍지 얼라이'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미리 정해진 패턴의 대화를 외우던 단조로운 캐릭터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상호작용하는 캐릭터를 만들어낸 셈이다.

크래프톤이 엔비디아와 함께 AI 기술 'CPC'를 발표했다. / 사진=크래프톤 제공

크래프톤 외에 다수의 기업이 NPC 행동을 개선하는 데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5'에 엔비디아의 AI 기술을 접목한 보스 '아스테리온'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아스테리온은 이용자의 행동 패턴을 학습하고, 더 정교해진 전투로 재미를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엔씨는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개발 중인 신작 '신더시티'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직접 공간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행동하는 AI NPC를 탑재한다.

/사진=허준 기자

크래프톤 내 딥러닝 프로젝트로 시작해 다수의 화제작을 개발한 자회사 '렐루게임즈'는 크래프톤표 AI 게임의 산실이다. 키보드나 마우스 대신 AI 기반 음성 조작을 도입한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은 화제의 중심에 섰고, 범죄 현장에서 부족한 단서를 AI 기반 논플레이어블캐릭터(NPC)와의 대화로 채우는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은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굿게임상'을 수상했다. AI 괴물과의 전투를 다룬 공포 게임 '미메시스'는 약 100만장을 판매하면서 흥행했다.

非게임 확장하는 AI..."중요한 건 '어떻게' 쓰느냐"

게임에서 시작한 AI는 다른 산업으로 확장되기도 한다. 특히 게임 개발사들은 그래픽, 텍스트, 음성을 아우르며 데이터를 축적한 만큼 멀티모달 AI에서 두각을 드러낸다. '국가대표 AI' 선발전에 도전장을 냈던 엔씨의 경우가 그 예다.

엔씨는 3차원(3D) 생성 모델 '바르코(VACRO)를 중심으로 여러 유형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멀티모달 AI 부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크래프톤은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는 AI 기술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실시간 시뮬레이션 기술을 발전시켰고, 이를 바탕으로 피지컬 AI에 진출하고 있다.

다만 AI 창작물에 대한 이용자들의 상반된 반응은 넘어야 할 선이다. 생성형 AI를 잘 활용하거나, AI의 강점을 활용한 게임에는 환호가 쏟아진다. 반면 지나치게 AI를 활용한 티가 나면서 AI를 사용했다고 고지하지 않은 콘텐츠는 역풍을 맞는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MS) 산하 액티비전의 '블랙 옵스 7'는 어울리지 않는 AI 이미지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익명을 요구한 중견 게임사 한 관계자는 "지금의 개발 환경에서 AI를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면서 "스스로 움직이는 NPC처럼 재미있게 만드는 데 활용되면 환호하지만, AI를 쓴 티가 나는 그림은 논란이 되지 않나. 결국 완성도의 문제"라고 말했다.

편지수 기자 pjs@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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