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쿠팡으로 촉발된 플랫폼 규제…책임자 넘어 산업 전반 압박

5일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법·규제·정책플랫폼 '코딧'에 따르면,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약 4개월 동안 관련 법안은 총 46건 발의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일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8일마다 1건씩 법안이 발의된...

쿠팡으로 촉발된 플랫폼 규제…책임자 넘어 산업 전반 압박

4개월간 46건 쏟아진 입법…1.8일당 1건 ‘속도 경쟁’

개인정보 사고에서 플랫폼 규제로 확장…연결성 부족 지적

대형 넘어 중소까지 규제 영향권…산업 전반 불확실성 확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민석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국회 입법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다만 사고 책임이 있는 특정 기업을 넘어 플랫폼 산업 전반으로 규제가 확산되면서, 규제 대상과 책임 사이의 간극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법 속도가 정책 정교화를 앞지르며 산업 현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법·규제·정책플랫폼 '코딧'에 따르면,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약 4개월 동안 관련 법안은 총 46건 발의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일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8일마다 1건씩 법안이 발의된 셈이다. 제안 이유에 ‘쿠팡’을 직접 명시한 법안은 15건(33%)에 그쳤고, 나머지 31건(67%)은 플랫폼 전반을 규율하는 형태로 설계된 것으로 분석된다. 단일 사건을 계기로 입법 범위가 빠르게 확장된 상황이다.

시기별로 보면 사태 직후인 지난해 12월 법안 발의가 집중됐고, 이후 1월과 2월에도 두 자릿수 발의가 이어지며 규제 논의가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초기에는 과징금 상향, 보안 인증 의무화, 개인정보 보호 책임 강화 등 기업의 법적 책임을 높이는 내용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집단소송제 도입, 피해 구제 체계 정비, 플랫폼 공정거래 규제, 소비자 보호 강화 등으로 논의 범위가 넓어졌다.

문제는 이러한 입법 확대가 정책 간 연결성보다 속도 중심으로 전개된다는 점이다. 개인정보 보호에서 출발한 논의가 플랫폼 독점 규제, 다크패턴 규제 등으로 확장되면서,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은 영역까지 규제가 번지는 것이다.

송해영 코딧 글로벌정책 실증 연구원 원장은 “특정 사건의 책임이 일부 기업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 설계 과정에서는 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방식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며 “책임 주체와 규제 대상 간 불일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 1건에 그치지만, 이 법안은 분석 기간 중 발의된 14건의 유사 법안을 통합 반영한 것이다. 개정안에는 대표자 책임 명시, 개인정보 보호 인증 의무화, 유출 가능성 통지 의무, 반복·중대 위반 시 최대 매출 10% 과징금 부과 등이 포함됐다.

다만 대부분의 법안은 현재 상임위원회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어 향후 규제 내용이 추가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규제 범위와 적용 대상이 어떻게 정리되는지에 따라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산업 현장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규제 방향이 단기간에 급변하면서 플랫폼 기업들은 향후 제도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워졌고, 투자 및 서비스 전략 수립에도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법안이 다수 발의된 상태에서 구체적인 제도 방향은 확정되지 않아, 규제 리스크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규제 범위가 대형 플랫폼을 넘어 중소 플랫폼까지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시장 지배력이 큰 사업자를 겨냥한 규제가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될 경우, 대응 여력이 부족한 중소 플랫폼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규제 목적과 적용 대상 사이의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송해영 원장은 “결국 이러한 문제는 정책 대응 속도와 제도 설계의 정교함 사이의 긴장에서 비롯된다”며 “입법 과정에서 충분한 검토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통해 점진적으로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