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가 개인사업자 중심의 기업대출에 속도를 내며 3조원대 규모로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가운데 가계대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축을 확보하는 흐름이다. 기업대출 연체율 관리는 향후 과제로 지목되는데, 현재 1% 중반대를 기록한 만큼 인공지능(AI) 기반 신용평가 고도화와 건전성 제고 여부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작년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3조548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말 1조8946억원, 2023년 말 9494억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규모다. 전체 총여신 46조9072억원 가운데 기업대출 비중도 6.51%까지 높아졌다. 카카오뱅크가 개인사업자 금융을 가계대출을 잇는 새 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대목이다.
카카오뱅크는 2022년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를 출시한 뒤 2023년 보증서대출, 2025년 개인사업자 이자지원 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 등으로 상품군을 넓혀왔다. 개인사업자 통장과 체크카드, 세금신고 지원 기능 등 비금융 접점까지 함께 확대하며 사업자 고객을 앱 안에 묶어두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 속도는 시중은행과 대비된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2024년 말 325조6000억원에서 2025년 말 324조4000억원으로 1조2000억원 줄었지만, 카카오뱅크는 같은 기간 1조1602억원 늘었다. 지난해 연간 총여신 잔액 순증액(3조7051억원) 가운데 30% 이상이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나온 셈이다.
카카오뱅크의 외형 확대 속에 풀어야 할 숙제는 명확하다. 기업대출 연체율이 1.50%로 2024년 1.49%에 이어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3%로 전년 0.47%보다 상승했다. 이에 비해 총대출채권 기준 연체율은 0.51%로 전년 0.52%보다 소폭 낮아졌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0.44%로 전년 0.48%보다 내려갔다.
카카오뱅크 기업대출 및 비중 추이 /그래픽=류수재 기자
카카오뱅크 연체율 및 고정이하여신 비율 추이 /그래픽=류수재 기자
대응 전략은 우선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평가모형의 고도화가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부터 다양한 사업장 정보와 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한 '사업자 업종별 특화 모형'을 개발해 음식업, 서비스업,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온라인 셀러 등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심사에 활용하고 있다. 단순한 소득이나 매출 규모만 보는 것이 아니라 거래 패턴, 업종별 경기 민감도, 매출 변동성 등을 함께 반영해 차등화된 한도와 승인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취지는 개인 신용도가 낮거나 금융정보가 부족해도 실제 사업 역량이 확인되는 차주를 선별하는 것이다. 기존의 금융정보 위주 평가 체계에서 탈락했던 중·저신용 개인사업자까지 포용하되, 업종별 리스크 특성을 세밀하게 분석해 관리 강도를 달리하는 구조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 고객 3명 중 2명이 중·저신용자라고 설명했다.
대출 포트폴리오를 분산해 리스크를 낮추려는 움직임도 읽힌다. 카카오뱅크는 작년 6월 '1억원 초과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10월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을 출시하며 시장 범위를 넓혔다. 특히 개인사업자 보증서대출은 작년에만 잔액이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전국 신용보증재단과 연계한 보증서대출 공급을 늘리면서 신용대출 의존도를 낮추고 선택권을 넓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손실흡수력도 일정 수준 유지하고 있다. 2025년 말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15.78%로 전년 245.34%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200%를 웃돌았다. 내부통제 체계도 보강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앞서 책무구조도를 도입하고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조직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개인사업자 금융 확대가 외형 경쟁에 그치지 않도록 지배구조 차원의 관리 장치도 함께 손질하고 있다는 의미다.
카카오뱅크가 개인사업자 금융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가계대출 중심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다만 기업대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함께 오르고 있는 만큼, 업종별 특화 심사와 보증·담보 중심 포트폴리오 확대로 리스크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가 향후 핵심 과제로 꼽힌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고객의 자금 수요에 맞춘 상품 공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신용평가모형과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리스크 관리 체계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여신 성장 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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