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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취재수첩] 갑자기 바뀐 대출 조건…혼란 커지는 실수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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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갑자기 바뀐 대출 조건…혼란 커지는 실수요자

[취재수첩] 갑자기 바뀐 대출 조건…혼란 커지는 실수요자

2026.07.10 17:57

2026.07.11 00:17

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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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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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공공 대출 규모 대폭 축소

부동산 시장 예측 가능성 사라져

정의진 건설부동산부 기자

최근 내 집 마련에 나선 실수요자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다. 집값이 너무 올라서만은 아니다. 자금 사정에 맞춰 집을 고르고 매매 계약까지 마친 뒤 대출을 받지 못해 잔금을 치르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이 충분한 예고 없이 막혔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은 10일부터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췄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대출 모집인을 통한 주택담보대출 접수를 중단했다. 다른 은행도 보증 축소 등의 방식으로 대출 조이기에 나서고 있다.

은행이 대출 공급을 줄이는 배경에는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1.5% 이내로 관리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6·27 대출 규제’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1.7%까지 낮춘 것보다 더 강한 수준이다. 은행으로서는 당국 목표에 맞추기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장에선 은행권의 대출 제한 조치가 준비 기간 없이 즉시 시행되는 탓에 소비자가 자금 조달 계획을 통째로 바꾸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 방안을 지난 8일 발표하고 이틀 뒤 시행했다. 한 달 전 아파트 매매 계약을 맺은 사람도 지난 9일까지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하지 않았다면 한도가 3억원으로 제한된다. 입주 일정에 따라 계약서 작성부터 대출 신청까지 1~2개월 시차를 두는 사례도 많지만 이런 사정은 고려되지 않는다.

최근엔 정부가 공급하는 정책대출조차 예고 없이 조건이 바뀌었다. 국토교통부는 2022년 12월 경기 고양창릉 S-3블록 사전청약 당시 공공분양 전용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안내했다. 최대 5억원 한도, 연 1.9~3.0% 금리, 40년 만기 조건을 내세워 청약 수요를 끌어모았다.

하지만 정작 본청약 입주자모집공고를 공개한 지난달 30일 해당 대출 상품은 사라졌다. 그 대신 낮은 한도(4억원)와 높은 금리(연 1.8~4.5%), 짧은 대출 만기(30년)의 디딤돌대출만 가능하다고 안내가 이뤄졌다. 사전청약 당첨자가 집단 반발하자 국토부는 “한도는 5억원을 유지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럼에도 금리 상승과 만기 축소로 사전청약자가 매달 갚아야 하는 원리금 부담은 4년 전 안내 때보다 약 40% 증가했다.

금융 환경이 단기간에 바뀌면 피해는 정책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운 실수요자에게 돌아간다. 공급 확대든, 대출 관리든 정책이 효과를 내려면 시장 참여자가 변화를 예상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가 시장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정책 시행 과정의 예측 가능성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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