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통합특별시장 KBS 합동토론회
유권자가 마지막에 선택할 사람... 가장 화려하게 말한 후보 아닌, 가장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후보이다.
6·3 지방선거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장 토론회는 오랜만에 지역정치가 구호보다 정책으로 말하려 한 자리였다.
김영록·신정훈·민형배·주철현 4명의 예비후보들은 에너지, AI, 교통, 농어촌 소득, 민생경제를 꺼내 들며 통합을 단순한 행정구역 합치기가 아닌 생존 전략으로 설명했다. 적어도 “왜 통합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대체로 비슷한 답을 내놓았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특별시장 민형배, 김영록, 신정훈, 주철현 예비후보
문제는 그다음이다.
통합의 필요성은 말했지만, 통합의 비용과 갈등의 대가는 누가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는 여전히 흐릿했다.
유권자가 궁금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다. 돈은 어디서 나오는지, 법적 장벽은 어떻게 넘는지, 주청사 갈등은 누가 어떤 방식으로 풀 것인지가 빠진 비전은 결국 선거용 청사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토론에서 후보들은 각자 장점을 드러냈다.
김영록 후보는 안정감을, 민형배 후보는 추진력을, 신정훈 후보는 생활밀착형 공약을, 주철현 후보는 통합 이후의 기능 재편 구상을 내세웠다.
하지만 장점이 분명할수록 약점도 또렷해졌다.
강한 메시지는 구체성이 부족했고, 현실적 공약은 재원 설명이 아쉬웠으며, 신중한 접근은 때로 결단력 부족처럼 비쳤다. 결국 이번 토론은 후보들의 우열을 가르기보다, 각자의 한계를 드러낸 자리이기도 했다.
특히 주청사 입지, 기본소득, 광역철도는 통합의 화려한 명분 뒤에 숨어 있던 현실의 난제를 그대로 드러냈다.
이 문제들은 선거 과정에서는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어도, 실제 행정에서는 수년간 갈등을 낳을 사안들이다. 그래서 유권자는 이제 “누가 더 크게 말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복잡한 문제를 풀 수 있느냐”를 봐야 한다.
전남·광주 통합은 정치 이벤트가 아니다.
지역의 산업지도와 재정 구조, 생활권과 권력지형까지 다시 짜는 일이다. 이 거대한 과제를 감당할 리더라면 비전 제시에서 끝나선 안 된다. 숫자를 말해야 하고, 순서를 말해야 하며, 갈등을 감수할 방법까지 말해야 한다.
이번 토론이 남긴 결론은 단순하다.
통합의 명분은 충분히 제시됐다. 이제 필요한 것은 구호가 아니라 실행력이다.
유권자가 마지막에 선택할 사람은 가장 화려하게 말한 후보가 아니라, 가장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후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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