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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청 “호르무즈 군사적 기여 검토”…트럼프 재촉에 맞닥뜨린 ‘파병 딜레마’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둘러싼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거세지는 파병 압박을 외면하기 어려운 현실과 원치 않는 전쟁에 휘말릴 위험 사이에서 외교적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6일 나온다.

청 “호르무즈 군사적 기여 검토”…트럼프 재촉에 맞닥뜨린 ‘파병 딜레마’

대미 협상 정체 속 계속된 트럼프 ‘공개 압박’에 정부 논의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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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둘러싼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거세지는 파병 압박을 외면하기 어려운 현실과 원치 않는 전쟁에 휘말릴 위험 사이에서 외교적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6일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가능성에 관해 “한반도 대비태세에 큰 손상이 있지 않은 범위에서는 운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이란 전쟁이 끝나면 기뢰 제거 등을 지원하겠다는 당초 정부 기류에서 나아가, 전쟁 중 군사적 기여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됐다.

이 관계자는 “군사적 기여에는 전투에 참여하는 것도 있으나 비전투, 수색 등 다양한 옵션이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라며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바깥에서 해상 감시·정찰, 기뢰 제거 등 비전투 임무로 미국을 지원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병 자산으로 P-8A 해상초계기, 해군 특수전전단 폭발물처리반(EOD) 등이 거론된다. 군 자산을 파병하려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무회의 의결, 국회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

정부의 파병 검토가 급물살을 타게 된 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공개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이 이란과의 전쟁에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기억해둘 것”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관세·안보 협상에 진척이 없고 북·미 대화 조율 등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누그러뜨릴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일(현지시간)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와 관련한 언론 질의에 “우리는 여전히 한국이 이 지역에 자원을 전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답하며 한국 측의 결단을 재차 압박했다.

그러나 파병 시 한국이 미·이란 전쟁의 직접적인 당사자로 연루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의 보복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란의 고위 당국자는 지난 4일 레바논의 친헤즈볼라 매체와 인터뷰하며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이 이란에 맞서는 행동을 한다면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침략 및 전쟁에 대한 참여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선전포고 없이 이란을 선제 공습하면서 발발한 전쟁에 파병하는 것은 “대한민국은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는 헌법 5조에 위반된다는 지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 속에 한국이 동맹 약화와 전쟁 연루 사이에서 딜레마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트루스소셜에 국산 대공미사일 ‘천궁-Ⅱ’를 우크라이나에 판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칼럼을 공유했는데, 이 역시 한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휘말릴 위험이 큰 구상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파병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란을 직접 타격하거나 자극하지 않는 수준에 머무르며 영국, 프랑스 등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며 정당성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일본은 파병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자유를 위한 다국적 협의체를 주도 중인 영국·프랑스는 전력만 배치하고 본격적인 작전은 하지 않고 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는 “한국이 단독으로 파병을 하기보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미국 동맹국들과 역할을 나누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며 “파병할 경우 미국으로부터 원자력협정 개정 등 당면한 현안들에 대한 확답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한국이 북한의 파병에 의한 북·러 간 밀착을 규탄하는데 (북한이) 우리의 파병에 의한 한·미 동맹 강화를 규탄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미국의 이란 전쟁 합법성 여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파병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파병 여부 못지않게 대이란 외교를 어떻게 병행하느냐가 중요하다”며 “한국군 파견이 이란을 겨냥한 군사개입이 아니라 한국 선박·국민 보호와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 확보를 위한 제한적 기여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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