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500억 돌파…AI·우주항공 등 신사업으로 성장축 전환
“공정성은 더 엄격하게, 서비스는 더 빠르게”…디지털 전환 가속
글로벌 8개국 12거점 목표…수출 지원 ‘인증 플랫폼’ 역할 확대
천영길 KCL(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원장. [사진=KCL]
지난 2024년 11월 취임한 천영길 KCL(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원장이 조직의 방향을 ‘미래 성장동력 중심’으로 재설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산업 변화에 선제 대응할 수 있는 구조로 체질을 바꾸고 시험·인증 기관의 역할을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천 원장은 “에너지, 방산, 건설, 생활환경 등 기존 주력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모빌리티, 전기전자, 우주항공, 인공지능(AI), 해외사업 등 신산업 분야의 매출 역량을 대폭 강화했다”며 “시험 영역 다변화와 연구개발(R&D) 기능 확대라는 두 가지 성과를 동시에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전략은 가시적 지표로도 확인된다. KCL은 지난해 시험·인증 기관 최초로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25년 목표였던 3100억원을 넘어 3500억원을 달성했다.
천 원장은 “신기술 인증 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신시장 주도권을 확보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모빌리티 실증캠퍼스 구축, ESS 화재안전 실증 기반 확대, 우주·항공 기반 사업 수행 등 미래 산업과 직결된 분야에서 성과를 내며, 개발–실증–인증–사업화로 이어지는 전주기 지원 역량을 강화한 점을 강조했다.
◆“5대 경영전략, 구호 아닌 실행 기준으로”
KCL의 ‘신뢰·소통·성과·글로벌·고객 만족’ 5대 경영전략은 조직 전반에 실행 원칙으로 자리 잡았다.
천 원장은 “시험·인증 전 과정의 품질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KOLAS 인정 분야 확대, 숙련도 시험 운영 등을 통해 기술 역량을 국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며 “내부 점검과 리스크관리 고도화를 통해 시험 결과의 객관성과 공정성도 한층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직 구조 역시 미래 산업 중심으로 재편됐다. 배터리, 모빌리티, 전기전자 등 성장 분야 대응력을 강화하고, 신규 사업과 투자에 대한 사전 심의 체계를 구축해 책임 있는 의사결정 구조를 마련했다.
디지털 전환도 속도를 내고 있다. 맞춤형 경영관리시스템(ERP) 재구축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는 시험 진행과 결과를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는 ‘with KCL’, 챗봇, 전문상담원 제도를 개선해 편의성을 높였다.
◆“공정성은 원칙, 서비스는 더 빠르고 편리하게”
천 원장은 시험·인증 기관의 핵심 가치로 ‘공정성과 시장성의 조화’를 강조했다.
그는 “공정성은 어떠한 경우에도 양보할 수 없는 기본 원칙”이라며 “시험 데이터의 정확성과 재현성을 높이기 위해 측정불확도 관리, 부적합 사례 중심 개선에 나서고 KOLAS 기반 품질체계를 지속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기업이 체감하는 시장성도 중요하다고 봤다. 화학제품 관리 플랫폼 개발 등 차세대 플랫폼을 연계해 신청부터 결과 확인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시험·분석 데이터를 시각화해 고객 편의를 높이고 있다.
천 원장은 “KCL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원칙은 더 엄격하게, 서비스는 더 편리하게’”라고 강조했다.
천영길 KCL 원장이 직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CL]
◆AI·우주항공·ICT…“시험기관에서 신뢰성 플랫폼으로”
KCL은 AI, ICT, 우주항공을 미래 핵심 성장축으로 설정하고 관련 역량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분야에서는 수도권 중심으로 AI·소프트웨어 평가 기능을 강화하고, 제조 AI, 자율주행·모빌리티 AI, 의료 AI, 반도체 AI, AI 사이버보안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합 지원하고 있다.
천 원장은 “AI 사업은 전년 대비 약 90% 성장했다”며 “글로벌 인증기관과 협력을 통해 국제 기준 기반의 신뢰성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KCL은 서초 사옥을 AI 중심의 고객 협력 공간으로 전환해 고부가가치 사업을 연계하는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ICT 분야에서는 무선·전자파 역량을 확대하며 KOLAS 인정 범위를 173개까지 늘렸다. 5G·6G 고성능 무선 분야 KC 시험기관 지정도 추진 중이다.
우주항공 분야 역시 중장기 핵심 축이다.
그는 “친환경 항공기 전기추진시스템 평가 인프라 구축과 고흥 발사체 특구 내 우주발사체 기술사업화센터 조성을 통해 성능·신뢰성 평가부터 사업화까지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탄소중립·에너지 전환 대응…“시험·평가 인프라 선제 구축”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 흐름 속에서 KCL의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2월 11일 개소한 KCL 탄소중립 실증 인프라는 CCU(Carbon Capture, Utilization) 기술의 시제품 제작부터 성능 평가까지 전주기 지원체계를 갖췄다. 제로에너지빌딩(ZEB) 인증기관으로 정책개발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히트펌프와 BIPV, ESS를 연계한 건물 에너지 자립률 최적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재제조 신뢰성 평가 시스템 구축과 구동축전지 안전성능 시험기관 지정 등을 통해 관련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확장 가속…“2030년 8개국 12개 거점 구축”
KCL은 해외 사업을 ‘수출 지원 플랫폼’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핀란드 배터리 사업은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했고, 중국 사업장은 목표 대비 110%를 초과 달성했다. 독일 거점도 의료기기 인증을 기반으로 유럽 네트워크를 확대 중이다.
천 원장은 “2030년까지 8개국 12개 거점 구축과 전문인력 50명 확보를 목표로 글로벌 인프라를 확대하겠다”며 “배터리, 바이오, 화재안전, 전기전자 등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해외 인증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지 기관이나 기업 내에 KCL 시험·인증 체계를 구축하는 ‘랩 인 랩(Lab-in-Lab)’ 모델도 추진한다. 아울러 수출바우처, ODA 사업 등을 통해 국내 기업의 해외 인증 획득을 지원하고 있다.
2026년에는 산업통상부와 KOTRA가 추진하는 ‘K-수출스타 500 사업’에 유일한 시험·인증 기관으로 참여해 수출 유망기업의 해외 인증과 기술 규격 대응을 전담 지원할 계획이다.
천 원장은 “기업 기술이 시장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KCL이 가교 역할을 하겠다”며 “‘비전 3050(2030년까지 매출 5000억원)’ 달성을 통해 글로벌 시험·인증기관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궁극적으로 매출 규모를 넘어 산업계가 가장 먼저 찾는 ‘신뢰의 기준 기관’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KCL을 단순한 인증 창구가 아닌 기술 사업화를 함께 고민하는 동반 성장 파트너로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He is…
천영길 원장은 2024년 11월부터 현재까지 KCL(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다. 2026년 1월부터는 무역발전표준협력기구(ODCCN) 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앞서 산업통상부에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에너지·산업 정책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2023년 9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산업통상부 무역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으며 2022년 8월부터 2023년 9월까지는 에너지정책실장과 전기위원회 상임위원을 겸임했다.
또 2021년 8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에너지전환정책관, 2020년 3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중견기업정책관 및 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을 역임했다. 이보다 앞선 2018년 10월부터 2020년 1월까지는 대통령 직속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부단장을 맡았다.
1994년 기술고시 30회로 공직에 입문했으며, 한양대학교에서 전기공학 학사(1995년), 전기공학 석사(2010년), 과학기술정책학 박사(2024년)를 취득했다. 광주 금호고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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