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17개면 고용폭발?…일자리 3만 개 계획, 현실성 검증해보니
-고용률 68.8% 목표 내건 천안시…‘좋은 일자리’는 얼마나 되나
-산단·AI·스마트도시 총동원…일자리 전략, 장밋빛 청사진인가
김석필 천안시장 권한대행(우측 상단)과 천안시청 전경(사진=천안시).
천안시가 ‘2026년 일자리 대책 세부계획’을 발표하며 신규 일자리 3만 개 창출, 고용률 68.8% 달성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었다.
스마트그린산단, AX(인공지능 전환) 실증산단, 17개 산업단지 조성 등 미래산업 육성을 통해 일자리를 대거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겉으로 보면 거창하다. 그러나 행정의 발표가 화려할수록 시민은 숫자보다 “그래서 진짜 가능한가”를 묻게 된다.
문제는 지금 천안시의 계획이 정책 로드맵이라기보다 ‘희망사항 나열’에 가깝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천안시가 말하는 ‘3만 개 일자리’의 실체다.
지자체 일자리 통계는 통상 ▲공공근로 ▲단기 재정지원 사업 ▲취업 알선 ▲창업 지원 ▲기존 고용 유지 ▲중복 집계 가능 사업까지 폭넓게 포함된다.
즉 시민이 생각하는 “민간기업 정규직 신규채용 3만 명”과는 전혀 다른 개념일 수 있다.
숫자는 3만 개인데 실제 체감은 “취업난 그대로”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역 여론은 “지자체 일자리 수치는 정치적 성과 포장용으로 부풀려질 여지가 크다”며 “어떤 일자리를 몇 개로 산정했는지 세부 공개가 없다면 숫자는 홍보용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천안시는 17개 산업단지 조성을 일자리 창출 근거로 내세웠다.
하지만 산업단지는 계획 발표한다고 바로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다.
부지 조성, 인허가, 기반시설 구축, 기업 유치, 공장 착공, 생산 개시, 채용까지 통상 수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다.
그런데 이를 2026년 단기 일자리 목표 근거로 끌어오는 것 자체가 시간 논리상 맞지 않는다.
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산단은 미래 먹거리 기반이지 당장 내년 고용지표를 설명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라며 “행정이 장기 사업과 단기 성과를 뒤섞어 발표하고 있다”라는 의견이다.
천안시는 고용률 68.8%를 제시했다. 표면상 달성 가능한 수치다.
문제는 고용률 상승이 좋은 일자리 증가라는 공식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전국 고용률 상승은 청년 취업 확대보다 고령층 경제활동 증가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 많다.
즉 60~70대 생계형 일자리 증가만으로도 고용률은 오른다. 하지만 시민이 체감하는 현실은 다르다.
청년은 여전히 “양질의 일자리가 없다”고 말하고, 중소기업은 “사람이 없다”고 호소한다.
숫자는 오르는데 체감은 나빠지는 ‘고용률 착시’가 반복되는 구조다.
천안시 일자리 정책의 가장 큰 한계는 여전히 양적 성과 중심 행정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중요한 건 단순한 창출 숫자가 아니다. 시민이 궁금한 것은 정규직 비율은 얼마인가, 평균 임금은 얼마인가, 청년 취업률은 얼마나 늘어나는가, 1년 뒤 고용 유지율은 어떤가, 지역 대기업·우량기업 유치는 몇 건인가 등이다.
이런 질적 지표 없는 3만 개 목표는 공허한 숫자에 불과하다.
김석필 천안시장 권한대행은 “좋은 일자리 창출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진짜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면 이제는 성과지표부터 바꿔야 한다.
매년 반복되는 “몇 만 개 일자리 창출” 발표가 아니라 얼마나 지속 가능하고, 얼마나 임금 수준이 높으며, 얼마나 청년이 남는 도시가 됐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행정은 숫자를 발표하면 박수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시민은 더 이상 숫자만으로 설득되지 않는다.
천안시의 ‘3만 개 일자리’ 목표는 지역 미래를 위한 청사진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근거와 구조, 실행계획, 질적 평가 기준 없이 제시된 숫자라면 그것은 정책이 아니라 정치다.
이제 필요한 것은 “몇 개 만들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어떤 일자리를, 어떻게, 누구에게, 언제까지 만들 것인가”에 대한 검증 가능한 답변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