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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 개선은 딱히, 근데 건강하게 늙네…신비한 ‘시간제한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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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경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뇌과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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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제한 식사, 또는 간헐적 단식은 다이어트를 위한 건강한 음식 섭취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6시간 동안 식사하지 않고, 8시간 이내로 식사 시간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음식을 먹지 않는 시간이 중요한 식사법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내용은 조금 복잡하다. 과학적인 연구에서는 통상 일어난 이후 첫 번째 칼로리를 섭취한 시각과 마지막 칼로리를 섭취한 시각이 8시간 이내가 되도록 설정한다. 단식 시간이 하루의 첫 식사와 마지막 식사 사이에 끼어드는 것이 아니라 수면을 중심으로 배치되는 것이 핵심이다.
사람에 따라 시간제한 식사를 시도했을 때 효과를 본 경우도 있고 그러지 못한 경우도 있다. 또 당장 체중이나 체지방 관리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더라도, 장기적으로 건강에 유익할지에 대한 대중적인 궁금증도 있다. 과학자들도 이런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생체시계 연구의 대가인 조지프 다카하시 텍사스 사우스웨스턴 의학센터 교수는 최근 시간제한 식사에 대한 대규모 동물 연구를 수행해 이 문제에 답하고자 했다. 대부분의 시간제한 식사 연구는 생쥐를 고지방 식이를 통해 살찌게 한 뒤 진행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식사를 한 정상 생쥐도 시간제한 식사를 통해 건강상의 이득을 볼지에 연구 초점을 맞췄다.
연구진은 시간제한 식사를 지속한 수백 마리 생쥐의 평생을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어떤 건강상의 변화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생쥐를 위한 건강 검진 시스템을 개발하고 지속해서 몸 상태를 확인했다.
그 결과, 시간제한 식사는 정상 생쥐에서도 건강상 여러 가지 이익을 누리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쥐에게서도 나이에 따라 살이 찌는 ‘나잇살’이 관찰되는데, 이 나잇살이 눈에 띄게 줄었다.
식사 시간이 제한되면서 섭취하는 칼로리 총량도 다소 감소했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활동량은 먹고 싶을 때 자유롭게 먹던 생쥐보다 더 증가했다. 또 대사율도 지방을 쓰는 시간과 탄수화물을 쓰는 시간이 잘 분리된, 건강한 패턴을 보였다. 아울러 수명도 다소 늘었고, 수명 중 건강하게 보낸 시간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즉 시간제한 식사를 한 생쥐는 건강하게 살고, 건강하게 늙은 것이다.
연구진은 나아가 생쥐의 종합 건강 검진을 통해 어떤 측면 때문에 이런 효과가 나타나는지 살펴봤다. 그런데 의아하게도 혈당 등 혈액 검사와 염증 검진 등 핵심 영역에서 뚜렷한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특정한 사망 원인이 두드러지게 감소하지도 않았다. 다만 생쥐는 암으로 보통 죽게 되는데, 암 발생이 늦게 시작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과학자들은 전반적으로 좋아졌다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지만, 하나의 특정한 요인이 개선됐다기보다는 전반적인 건강이 좋아진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를 설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원인이나 개념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할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시간제한 식사에 관련한 재밌고 중요한 사실이 눈에 띈다. 다카하시 교수는 노벨상 수상에 근접했을 정도로 도전적인 연구를 성공시켜온 세계적인 대가다. 그럼에도 생쥐가 마지막 식사를 정해진 시간에 마치도록 정밀하게 제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생쥐는 알갱이 형태의 사료 펠릿을 한 알씩 먹이로 받게 되는데, 마지막 받은 사료 펠릿은 한 번에 다 먹지 않고 남겨뒀다가 늦은 시간에 먹곤 한 것이다.
시간제한 식사를 시도했거나 혹은 야식을 줄이려는 분들은 공감할 것이다. “이제 그만 먹어야지” 하고 저녁 식탁에서 남겼던 치킨 한 조각이 늦은 밤에는 어쩜 그렇게 맛있게 보일까. 시간제한 식사가 건강 노화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면, 늦은 밤 맛있는 야식을 참는 것을 도와줄 기술의 개발도 중요할 것이다. 향후 관련 연구가 주목되는 이유다.
최한경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뇌과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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