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최근 3년 가까운 기간 국내 대형 증권사에서 전산사고가 100건 넘게 발생해 고객에게 지급한 배상금이 70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원인의 절반 이상은 프로그램 오류로 집계돼 증권사의 정보기술(IT) 인프라 투자와 사전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부터 올해 8월까지 자기자본 3조 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 10곳에서 발생한 전산사고는 총 113건이었다. 이로 인해 피해를 본 고객은 1만 9055명, 피해 규모는 73억 2923만 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들이 실제 지급한 배상금은 69억 8941만 원이다.
전산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프로그램 오류였다. 전체 사고의 51.3%인 58건이 프로그램 오류에서 비롯됐다. 외부 요인에 따른 장애가 31.9%로 뒤를 이었으며 시스템 장애 15.9%, 인적재해 0.9% 순이었다.
회사별로는 키움증권의 배상 규모가 가장 컸다. 2024년 이후 13건의 사고가 발생해 고객에게 총 38억216만 원을 지급했다. 전체 10개사의 배상금 가운데 절반이 넘는 규모다. 한국투자증권은 12억 452만 원으로 두 번째로 많았으며 삼성증권 8억 3987만 원, 메리츠증권 5억 9377만 원이 뒤를 이었다.
올해만 보면 한국투자증권의 배상액이 두드러졌다. 올 들어 8월까지 4건의 전산사고로 11억 8208만 원을 지급했다. 같은 기간 대형 종투사 10곳의 전체 배상금 18억 3843만 원 가운데 64.3%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증시 변동성이 확대됐던 지난 3월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일부 고객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계좌 잔고를 조회하지 못하는 장애가 발생했다. 키움증권에서는 올해 6건의 전산사고가 발생해 4억451만 원을 배상했다.
증권사의 주식거래 시스템 의존도가 높아지는 만큼 실적 확대에 걸맞은 전산설비 투자와 장애 예방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증권사 전산장애가 반복되자 지난 3월 주요 증권사 IT 담당 임원을 불러 사고 대응체계와 시스템 관리 현황을 점검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증권사 전산사고는 단순 시스템 오류를 넘어 자본시장 안정성과 신뢰성을 저해하는 문제”라며 “금융당국과 업계는 사전 예방과 IT 인프라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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