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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줄여야" vs "늘려야"…다시 불붙은 변시 합격자 수 논쟁

변협은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생성형 AI 확산으로 향후 전문직 업무의 상당 부분이 자동화될 것"이라며 "2030년에는 기존 인력의 20% 수준으로도 동일한 업무 수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합격자...

"줄여야" vs "늘려야"…다시 불붙은 변시 합격자 수 논쟁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들이 4월 6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변호사 배출 수 감축'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4월 24일로 예정된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적정 합격자 수를 둘러싼 변호사단체와 로스쿨 측의 시각 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변호사 공급 과잉을 이유로 합격자 수를 1,500명 이하로 감축할 것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고,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단은 제도의 취지와 법률서비스 시장의 성장세를 근거로 합격자 수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변협 “변시 합격자 당장 줄여야”

대한변협은 4월 6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기존 배출 규모를 유지하는 것은 법조 생태계를 붕괴시키는 결정”이라며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감축을 촉구했다.

변협에 따르면 2026년 4월 기준 등록 변호사 수는 3만8,234명으로, 로스쿨 도입 이후 17년 만에 약 4배 늘었다. 변호사 1인당 월평균 수임 건수는 2008년 6.97건에서 현재 1건 미만으로 줄었고, 중위소득도 일반 근로자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4월 2일 발표한 연구에서 현재 변호사 수가 적정 수준보다 5,000명 이상 과잉 공급된 상태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변협은 인구 감소와 인공지능 확산도 수요 감소 요인으로 꼽았다. 변협은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생성형 AI 확산으로 향후 전문직 업무의 상당 부분이 자동화될 것”이라며 “2030년에는 기존 인력의 20% 수준으로도 동일한 업무 수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합격자 수를 1,500명 이하로 줄이고, 중장기적으로는 1,000명 이하로 감축하는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합격자 수를 발표 당일 결정하는 현행 방식 역시 불투명하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법전원협의회, “이해관계 따른 합격자 조정은 본질 훼손”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변협이 4월 3일 발표한 설문조사와 서울지방변호사회가 1일 발표한 연구 결과에 대해 “전제와 방법론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며 정면 반박했다.

협의회는 변협 설문조사에 대해 “참고자료 이상의 의미를 찾기 어렵다”고 평가하면서, 질문 자체가 ‘과잉’을 전제로 설계돼 결과가 특정 방향으로 수렴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변회 연구에 대해서는 주요국 데이터를 단순 비교해 적정 변호사 수를 도출했지만, 국가별 법체계와 법률서비스 시장 구조의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봤다. 해당 연구는 변호사 연간 배출 인원을 현행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는 결론을 제시했지만, 협의회는 “인구 대비 변호사 수를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 미국의 약 6분의 1, 독일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오히려 배출 확대 필요성을 도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협의회는 법률서비스 시장 전망에서도 변협과 견해를 달리 했다. 국내 법률서비스 시장은 지난 20여 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고, 사내변호사와 공공기관·기업 자문 등 비송무 영역 확대가 이를 견인해 왔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2030년 이후 고령 변호사 은퇴에 따른 인력 공백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배출 확대 필요성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변호사시험은 일정 수준의 역량을 갖춘 자에게 자격을 부여하는 ‘자격시험’이지, 정해진 인원을 선발하는 시험이 아니다”라며 “특정 직역의 기대소득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합격자 수를 조정하는 것은 시험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5개 로스쿨 원장단 공동 성명 내

전국 25개 로스쿨 원장들도 6일 법무부에 공동 성명을 내고 합격률을 응시자 대비 80%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논쟁에 가세했다.

원장단은 현행 변호사시험이 자격시험이 아닌 선발시험으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합격률이 50%대 초반에 고착되면서 불합격자가 누적되고, 교육과정이 시험 준비 위주로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리걸클리닉과 공익활동 등 다양한 교육 과정이 사실상 외면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또한 과도한 경쟁 구조가 취약계층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사법접근권 보장과 법조인 다양성 확보라는 제도 취지를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법률서비스 시장 규모가 성장하고 비송무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변호사 과잉’ 주장에도 반박했다. 원장단은 단계적으로 합격률을 상향해 연간 100~200명 수준의 추가 배출을 통해 5~6년 내 제도를 정상화할 수 있다고 제안하며, 합격자 수를 둘러싼 소모적 논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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