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본사에서 열린 제50기 정기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 사진=이가영 기자
LG이노텍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휴머노이드 로봇용 복합 센싱 모듈 사업을 내년 본격화한다.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부품 공급사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티어 1(Tier 1)' 업체로 도약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센싱 모듈+소프트웨어'로 승부수…美·EU 등과 협력
23일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본사에서 열린 제50기 정기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휴머노이드 쪽 대규모 양산은 고객들의 일정에 따라 내년 또는 내후년 정도로 보고 있다"며 "카메라 단품이 아니라 카메라와 라이다(LiDAR), 레이더 등이 결합된 '복합 센싱 모듈' 형태로 개발 중이며 미국 유수의 고객사들은 대부분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 시장과 관련해서도 "유럽권 고객들은 지난 CES 때 만나 그쪽과도 인지(협력 논의)를 하고 있다"며 글로벌 고객사 확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LG이노텍은 지난해부터 휴머노이드 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관련 센싱 부품 개발과 고객사 확보를 병행해왔다.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협력해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비전 센싱 시스템' 개발에 착수하고, 미국 스타트업 피규어AI 등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등 사업 기반을 구축한 데 힘입어 이어 현재는 수백억 원 단위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문 대표는 휴머노이드 사업의 수익 가시화 시점에 대해서는 "회사 규모에 비해 의미 있는 숫자(수천억 원대)가 보이려면 한 3~4년 정도 걸릴 것"이라며 "피지컬 AI가 금방 올 것 같지만 로봇은 자율주행차보다 제어가 훨씬 복잡해 안전성까지 고려하면 2030년 이후 일반 가정에서도 사용될 정도로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표는 이어지는 질의응답을 통해 신사업의 현황과 구체적인 로드맵, 수익성 개선 방안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우선 원재료비 상승 등 대외적 변수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에 대해서는 '고부가가치화'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문 대표는 "자동화나 베트남 공장 이전 등을 통한 비용 절감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며 "단순 하드웨어 납품인 '티어 2'에서 벗어나 제품을 구동하기 위한 미들웨어 등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직접 납품하는 '티어 1' 비즈니스를 확대해 제품 단가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외부 협력도 가속화한다. 문 대표는 "현재 인수합병(M&A) 계획은 없으나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를 위해 관련 전문 업체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발표가 조만간 있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자율주행분야 소프트웨어 기업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23일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본사에서 열린 LG이노텍의 제50기 정기주주총회. / 사진=이가영 기자
전장·기판 동반 성장…"배당 성향·배당액 높일 것"
신사업 관련, 전장 부품 사업은 순항 중이다. 광주 공장에서 생산 중인 자율주행용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모듈 매출이 올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할 예정이며 전장 부품 전체 매출은 당분간 연간 20% 수준의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반도체 기판(FC-BGA) 사업은 공격적인 증설에 나선다. 문 대표는 "기존에 하고 있는 RF-SiP 등 유리 섬유가 들어가는 반도체 기판은 맥스 캐파(Max Capa)가 임박한 상황이며 서버 등에 들어가는 FC-BGA 등은 내년 하반기 정도 캐파 확대가 예상된다"면서 "부지 계약 단계에 있으며 향후 현재보다 캐파를 2배가량 확대해 2028년 양산을 타깃으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실적 흐름에 대해서는 하반기에 물량이 집중되는 '상저하고' 특성이 유지될 것으로 보면서도 수익성 자체는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 대표는 "2021~2022년에 집중됐던 대규모 투자의 감가상각비 부담이 올해부터 줄어든기 시작한다"며 "작년을 바닥으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주주 환원 정책과 관련해서는 "순이익 감소로 배당액이 줄어든 점은 민망하게 생각하지만 올해부터 부채 비율이 100% 이하로 내려가는 등 재무 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본다"며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도 현금이 남는 구조인 만큼 향후 배당 성향과 배당액을 동시에 높여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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