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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재편과 조선업황의 슈퍼 사이클 진입, 원자력 발전 수출 기대감이라는 '세 마리 토끼'가 국내 피팅(관이음쇠) 및 밸브 산업을 강하게 밀어 올렸다.
20일 주식시장에서 피팅·밸브 테마는 전일 대비 8.40% 급등하며 장을 마쳤다. 인프라 투자의 혈관 역할을 하는 기자재 특성상 여러 산업군의 호재가 동시에 맞물리며 강력한 시너지를 낸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시장의 상승세는 업계 양대 산맥인 태광과 성광벤드가 주도했다. 대구경 피팅 시장의 강자 태광은 해외 플랜트 수주 확대 기대감이 반영되며 전일 대비 23.53% 상승한 3만 5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성광벤드 역시 북미 셰일가스 및 국내 원전 기자재 공급 계약 가능성이 부각되며 17.17% 오른 3만 7200원에 장을 마쳤다.
글로벌 LNG(액화천연가스) 플랜트 증설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 기대감이 반영되며 성광벤드의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성광벤드가 보유한 독보적인 피팅(관이음쇠) 제조 기술력이 글로벌 설비 확충 흐름과 맞물려 실적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증권가는 LNG 플랜트 건설이 본격화됨에 따라 성광벤드의 수주 잔고가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LNG 터미널용 피팅 수요가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주가 수준에서도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대기 중인 만큼 성광벤드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밀 피팅과 계장용 밸브 시장에서의 선전도 두드러졌다. 하이록코리아는 반도체와 우주항공 등 고부가가치 시장으로의 영역 확장성을 인정받으며 7.65% 상승한 3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 가스 라인용 밸브에 특화된 비엠티 역시 7.61% 오르며 견조한 상승 흐름에 동참했다.
전방 산업인 조선과 건설 인프라의 회복세가 실질적인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선재는 해양 플랜트용 와이어와 피팅 사업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강세를 보였고, 케이에스피는 선박 엔진 부품 및 피팅 기술력을 앞세워 매수세를 끌어모았다. 디케이락과 화성밸브 또한 에너지 거점 터미널 및 가스관 프로젝트 수주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테마 내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종목들도 플러스권에서 장을 마감했다. 수소 및 반도체용 초정밀 제품을 생산하는 한선엔지니어링은 소폭 오름세를 보이며 테마 전반의 온기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과거 저가 수주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 진입장벽이 높은 고압·특수 소재 피팅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피팅·밸브 산업은 단순한 '굴뚝 산업'을 넘어, AI 데이터센터용 냉각 시스템이나 SMR(소형모듈원전) 등 첨단 인프라의 핵심 부품군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수주 주기가 긴 산업 특성상 현재의 상승세가 향후 2~3년간의 실적 개선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시장의 주요 전문가들은 이번 피팅·밸브 테마의 강세를 '업황의 구조적 개선'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대형 증권사 기계·조선 담당 연구원은 "과거 중동 플랜트에만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LNG선, 원자력 발전, 반도체 특수가스 라인 등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었다"며 "원자재 가격 안정화로 수익성까지 개선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피팅과 밸브는 설비 투자의 후행 지표이긴 하지만, 최근에는 설계 단계부터 특정 업체의 부품이 지정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태광이나 하이록코리아처럼 글로벌 인증과 레퍼런스를 충분히 확보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유효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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