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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조직개편에 발 묶인 전남광주…첫 행정체계 두 달째 ‘파행’

전남광주시가 출범한지 두 달이 지나도록 통합 행정체계의 뼈대를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

조직개편에 발 묶인 전남광주…첫 행정체계 두 달째 ‘파행’

조직개편에 발 묶인 전남광주…첫 행정체계 두 달째 ‘파행’

시의회 114건 처리했지만 핵심 조직개편안 심사보류

반도체·의료 등 전담조직 신설·후속 인사 줄줄이 영향

2026년 09월 13일(일) 21:20

전남광주시가 출범한지 두 달이 지나도록 통합 행정체계의 뼈대를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

첫 조직개편안이 의회에 묶이면서 기존 조직은 그대로 유지되고, 핵심 현안을 맡을 새 전담조직과 후속 인사는 대기 상태에 놓였다.

전남광주시가 마련한 조직개편안은 현행 4실·7본부·24국을 4실·8본부·27국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시장 직속 반도체실과 지역보건의료혁신본부를 신설하고 통합 이후 늘어난 광역사무에 맞춰 부서별 기능을 조정하도록 했다. 광주·무안·동부청사의 업무를 다시 나누고 부시장별 담당 사무와 지휘 범위를 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개편안이 시행되려면 행정기구와 정원 조례를 토대로 시행규칙과 사무분장 규정을 손질해야 한다. 이후 국·본부장과 과장급 간부 인사, 실무 직원 재배치, 사무실 조정이 차례로 이어진다. 조직개편안이 첫 단계에서 멈추면서 하위 규정과 인사도 함께 진행하지 못하는 구조다.

현재 조직으로 민원과 일상 업무를 수행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통합 이후 새로 부여된 과제는 사정이 다르다.

기존 광주시와 전남도의 부서가 나눠 맡던 업무를 어떤 조직이 총괄할지, 3개 청사 사이의 보고체계를 어떻게 연결할지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같은 현안을 여러 부서가 나눠 맡거나 최종 책임 부서가 불분명해지면 정책 결정과 중앙부처 협의가 늦어질 수 있다.

가장 시급한 분야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다. 시장 직속으로 신설할 반도체실은 기업 유치뿐 아니라 산단 조성과 전력·용수 공급, 인허가, 정부 지원 확보를 한 축에서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반도체 사업은 산업·에너지·도시계획·환경 등 여러 부서가 동시에 움직여야 해 총괄조직의 조정력이 사업 속도를 좌우한다.

군공항 이전도 후보지 선정 이후 지원대책과 보상, 이전부지 개발, 관련 인허가 등 후속 과제가 이어진다. 국립의대와 공공의료 분야에서는 지역보건의료혁신본부가 의료인력 양성과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 통합 공공의료체계 구축을 맡도록 설계됐다.

전담조직 출범이 미뤄지면 기존 부서들이 해당 업무를 나눠 수행해야 한다.

정부의 통합 재정지원 활용과 대규모 국비사업 발굴도 조직개편과 맞물려 있다. 광주와 전남에서 각각 관리하던 사업을 통합시 전체의 우선순위에 따라 재분류하고, 기획·예산·산업부서가 공동 대응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유치와 국가사업 공모 역시 총괄부서와 실행부서의 역할을 명확히 해야 중복 대응을 줄일 수 있다.

의회 심사에서는 조직을 하나로 묶는 방식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심철의 의원은 인사와 예산 기능이 기존 광주와 전남 조직에 나뉘어 있는 것을 두고 “따로국밥처럼 놀고 있다”며 물리적인 결합을 넘어 실질적인 통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직 수만 늘릴 것이 아니라 핵심 지원 기능과 의사결정 구조부터 일원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반면 청사별 기능을 일원화하는 과정에서 특정 청사가 공동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문수 의원은 국가직 산업경제부시장이 동부청사에 배치된 데 대해 전남청사가 “빈 껍데기”가 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3개 청사가 각각 맡아야 할 역할과 적정 인력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는 과제가 확인된 것이다.

조직개편은 단순히 부서 이름을 바꾸거나 간부 자리를 조정하는 작업이 아니다. 통합시가 어느 현안을 우선하고 어느 조직에 예산과 인력을 집중할지를 정하는 첫 행정 설계다. 잘못 나누면 유사 기능이 중복되고, 지나치게 분산하면 책임 행정이 어려워진다. 반대로 효율성만 앞세우면 청사별 행정수요와 지역 접근성이 약화될 수 있다.

집행부는 보완안에 조직별 업무량과 정원 산출 근거, 청사별 기능, 부시장 지휘체계를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

의회도 신설 조직의 필요성과 기존 부서와의 중복 여부를 따져 통합 행정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구조인지 판단해야 한다.

첫 조직개편이 늦어질수록 새 조직의 출범과 인사만 밀리는 것이 아니라 주요 현안의 총괄 책임과 실행체계를 확정하는 시점도 함께 늦어진다.

/정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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